카카오페이지와 그 한계, 사용자는 무엇을 바라는가 [ㅍㅍㅅㅅ/130516]

!@#… ㅍㅍㅅㅅ에 실렸던 글 백업(게재본은 여기로). 원래의 메모와 이 글을 냈던 이후 시점에 파트너사 간담회도 개최되었다는데, 여전히 사용자에게 메리트는 ‘좀 더 쉽게 사용하게 만들겠다’ 정도. 뭐랄까, 콘텐츠 사업 판에는 사업가적 조율의 기획력은 차고 넘치는 반면 향유자로서의 까다로움을 반영하는 기획력은 늘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

 

카카오페이지와 그 한계, 사용자는 무엇을 바라는가


만화, 생활정보, 각종 연재글 등 재미있는 콘텐츠를 사람들이 돈을 내며 사보고, 그 돈으로 창작자가 배부른  세상. 가장 단순 명쾌한 방식이면서도, 넘치는 콘텐츠와 활짝 열린 매체환경에서는 갈수록 간단하지 않은 방식이다. 그런 와중에 모바일 메신저 시스템인 ‘카카오톡’으로 히트를 친 회사가 그런 포부를 가지고 도전한 새 서비스가 바로 유료 콘텐츠 쇼핑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다.

그런데… 적지 않은 이들이 카카오페이지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과 달리, 필자는 지금의 버전에 대해서 꽤 회의적이었다. 그래도 혹시 잘 될지도 모르니 뚜껑을 더 열어봐야한다고 여겼으나, 역시나 초반  실적 추정도  첫 한 달 다운로드 내역도 다소 어둡게 나왔다.  업체는 이런 현실을 더 자세하게 파악하며 나름대로 방향을 수정하고 알아서 급하게 움직이고 있겠지만, 몇마디 기본적인 문제제기 정도는 남겨두는 쪽이 이 사업체든 추후 다른 유료 콘텐츠 쇼핑몰을 만들어내려는 업체든 조금이나마 참조가치가 있지 않을까 한다(없으면 뭐 어쩔 수 없고).

원래 그냥 대충 끄적인 단상이기에 구글플러스라는 실로 미미한 소셜서비스에만 메모해두고 넘어가려 했는데, ppss는 돈도 안 주는 주제에 관대하다.

사용자 중심 시각이 결여된 카카오페이지의 런칭

카카오페이지 사업 발표를 처음 본 순간부터 아쉬웠던 지점은, 아주 명료하게 요약할 수 있다. 유료 과금 기본장착이니 제작자 입장에서는 메리트를 잘 알겠다. 하지만 정작 개별 사용자가 어떤 메리트를 얻는지는 도저히 설명이 부족하다. 다른 채널의 콘텐츠들과 비교해 보면 더욱 그렇다. 웹, 앱, 앱스토어 컨텐츠 구매… 이들에 비해 카카오페이지가 ‘사용자에게’ 무엇을 가져다주고 있는가?

1.(독점적) ‘프리미엄 콘텐츠’ 라는 건 답이 되지 못한다. 정말로 동등한 퀄리티의 경쟁자가 없다고 할지라도 ‘굳이너프한 퀄리티’의 무수한 콘텐츠와 경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프리미엄의 가치를 누리고자 하는 훨씬 한정된 층으로 타겟이 한정되는 단점마저 따라온다.

2. ‘감상의 편의’라는 것도 답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금 버전은 도저히 감상이 안 편하니까. 특히 허영만 화백까지 함께한 만화는 더욱 더 그렇다. 네이버 모바일 웹툰의 평도 좋지 않지만, 그보다 훨씬 불편하다는 평이 많다. 심지어 심히 예쁜 것도 아니고.

3. 카카오톡으로 확보된 ‘소셜’효과의 접목이라는 것도 답이 되지 않는다. 소셜 기능의 적용이 느린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같이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 장르와  달리, 개인적 감상을 메인으로 하는 개별 서사물들이나 정보 등은 소셜의 힘이라는게 결국 ‘추천 받음’ 효과에 한정된다. 추천에 특화하고자 한 블로그서비스 이글루스의  ‘라이프로그’ 사업 같은 시도들이 얼마나 지속적인 상업적 효과를 일궈냈는가라는 질문은, ‘그게 뭐였더라’하며 궁금해하실 많은 독자분들의 기억력이 답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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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스크롤인 기존 웹툰에 비해 카카오페이지의 넘겨보기 방식은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다.

콘텐츠 장사에 필요한, 사용자를 위한 요소들

그렇다면 개별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구매해서 소장하는’ 콘텐츠가 갖추어야 할 메리트는 무엇인가. 출퇴근길에 읽기 좋은 양질의 분량 짧은 콘텐츠 뭐 그런 두루뭉술한 접근 말고, 요소를 뽑아볼 필요가 있다. 포커스 그룹 조사 등을 거치는 것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우선은 구매의향은 높지만 성격은 좀 안 좋은 콘텐츠 소비자A, 그러니까 본 필자님의 요구사항은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비단 카카오페이지가 아니라 어떤 콘텐츠 장사에서라도 생각해볼만한 요소들 말이다.

1. 소유감. 내가 산 것이 내 씨스타 소유물이라는 느낌. 책에 이름 써놓고, 혹은 책에 내 손때 내가 그은 밑줄을 보며 나중에 흐뭇한 적, 다들 있을 것이다(없으면 어쩔 수 없고). 온라인/디지털 콘텐츠에 가장 부족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소유감이다. 대여 사용감, 공유감 같은 걸로는 구매의 즐거움이 부족하다. 아바타 아이템, 메신저 스티커 등은 운 좋게도, 상품 속성상 원래 소유감을 주는 것들이다.

2. 편의감. 통째로 들고 다니며, 언제든 뭘로든 보며, 천년만년 안전하게 보관된다는 느낌적 느낌. 각각 효율적 아카이빙과 인출, 크로스플랫폼, 데이터 이동성 뭐 그런 용어들로 대체해서 읽고 싶은 분들은 그렇게 하시면 된다.

3. 업데이트감(…만들어 놓고 나니 상당히 억지스러운 조어다). 오타가 정정되거나 기타 개정판, 신판이 나오면 무료/유로로 업데이트 가능하고, 이전 판본도 여전히 참조할 수 있는 것 말이다. 한번 사면 두고두고 보람차다는 지속적 만족을 주는 장치다. 특히 교과서, 매뉴얼류들은 이게 무척 요긴하다. 예를 들어 게임이라는 인접 분야에서는 ‘앵그리버드’가 이 계열의 지존 중 지존이다(지속적 레벨 추가, 이전 레벨들의 존속). 반면 업데이트감을 느끼게 주겠다고 연동해놓고는 맘대로 통제하려고 했다가는 2009년 아마존 꼴이 난다.

4. 연동감.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본다: 북마크에 퍼마링크 제공. 그렇게 할 경우, 감상 메모, 바로가기 참조 등에 새 세계가 열린다! 내가 쓰는 다른 툴들과 딱딱 맞물릴 때 내 생활의 일부가 된다.

5. 매체 형식, 단말기 한계 등에 대한 존중. 예를 들어 만화라면, 만화로서 편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3.5인치 스크린에서라면 칸 단위 자동 확대를 장착하고, 한 쪽 읽기 양면 읽기 작품에 따라서 고를 수 있어야 하고, 기타 등등 늘 이야기해오던 인터페이스 문제들. 음악이 메인인 콘텐츠라면, 다른 작업하면서 백그라운드에서 플레이 가능해야한다든지 말이다. 이것은 개별 매체 양식별로 세부적으로 따질 부분이 무척 많다. 우선은 해당 양식들의 나름대로 호평받는 전용 열람툴들을 열심히 (합법적 한도 내에서) 모방하는 것부터라도 시작해야할 판이다.

다시 문제는 ‘사용자 경험’이다.

지난 수년의 기간 동안 한번이라도 IT에 관심 기울여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반드시 들어봤을 ‘UX'(사용자 경험)라는 용어가 있다. 한국에서는 어째 그냥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거의 동의어처럼 취급되는 경우가 흔한데, 바로 위에서 언급한 저런 내용들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UX다.

시장 트렌드와 규모 및 사용자 규모 전환 수치모델을 돌리는 것도 사업 설계에는 분명히 필요하지만, 콘텐츠 제작자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오서링툴을 구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 모든 것에 앞서 우선 사.용.자.가 굳이 이것을 구매하여 소장하는 기쁨이 무엇인지를 논하는 것이 가장 기본 중 기본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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