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영어교육 공청회의 홴태스틱한 음모

!@#… 인수위의 영어교육공청회(라고 쓰고 70년대식 널서킹우라고 읽는다) 기사를 읽고 실로 엄청난 전략에 감동했다. 외래어와 외국어를 구분 못하는 바보가 무려 차기 정부 인수위 수장을 맡고 있다는 좌절은 지나친 단순화다. 그 뒤에는 실로 어마어마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것.

생각해보자. 진정한 미쿡쉭 발음의 영어표기를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한국어를 규정했던 한계, 한글 표기법의 한계였던 자음-모음 결합구조의 극복이다. 왜, 중학교 국어시간에 배우지 않던가. ‘스트라이크’라고 표기하면 원래 용어에 없었던 ‘으’ 발음들이 마구 들어가서 음절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영어에서는 strike, 모음은 단 하나의 ‘i’, 즉 1음절 단어. 그렇다. 이런 단어를 한글로 제대로 표기하고 발음하며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초성체.

나름대로 신문화와 전복적 재미, 무엇보다 찌질함의 양념이었던 초성체의 표준어화. 스트라이크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ㅅㅌㅣㅋ의 시대다. 그렇다. 인수위의 진정한 목표는 바로 인터넷 폐인 언어와 싱크로하는 것. 이것은 젊은 지지층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술수인 것이다! 아마도 1년 뒤 조선일보의 헤드라인은 이럴 것이다:
“명박좌 다ㅣ믹 코아 대운하 첫삽 인증샷 ㄳㄳ”

그 날의 중앙일보 사설 제목은 아마도
“초성체를 쓰지 않음 이너숴널 시대에 뒤쳐지삼 ㅋㅋㅋ 아 글고 쑹 만쉐”.

동아일보도 물론 질 순 없지.
“본보 특종: 정부 부처 개편, 한 개 부처로 닥치고 대통합 – 어리카인도 감동의 눈물 ㅠㅠ”

!@#… 물론, 4월 총선에 한나라당이 과반만 차지하면 일사천리 직행, 더 이상 농담이 아니게 될지도. 생각만 해도 ㅎㄷㄷ.

PS. 그런데 이런 영어개그 떡밥으로 히히덕거리기에는, 정작 이런 진지하게 맛간 노동 관련 발언들이 날라다녀서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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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thoughts on “인수위 영어교육 공청회의 홴태스틱한 음모

Comments


  1. 참신한 해석인데요. ^^

    그나저나 연신 다른 걸 내놔서 뭐 하나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그야말로 정책을 정책으로 덮고 있는 건지… 어지럽네요.

  2. !@#… 덧말제이님/ 심지어 아직 실행안이 구축된 진짜 정책도 아니라 정책 기조 떡밥만 펑펑 날리고 있죠. 그냥 펑펑터트리는 것 자체에 심취한 겁니다.

  3. 1.전 초성체라는 말을 저만 개인적으로 쓰는 줄 알았음.(왕착각) 아 이제 널리 퍼진 말인가요.흑흑
    2.저렇게 멍청한척 뭔가 자꾸 마이크앞에서 화제를 뿌릴때에는 정말 뭔가가 뒤에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4. 이제는 ㅅㅌ롸ㅣㅋ의 시대다.

    에서 자빠질뻔 했습니다.

    책피고 TV틀면 앞이 깜깜한 매일,

    정말 통쾌한 비판 읽고 갑니다.

  5. !@#… 기불이님/ 땡쓰 베리 머치. 유 잍 짱 투.

    erte님/ 숨을 고르시고 기불님 본가의 잉글리쉬 만담도 필독하시길…;;

    nomodem님/ 아니, 마이크 앞에서 화제를 뿌리는 분들은 실제로 최선을 다해서 멍청한 것일 수 있어요…

    시바우치님/ 자는 시간 대여섯시간만 빼고는 직장에 다 꼴아박았던 70년대 공단의 세계관에서 한치도 벗어난 적이 없으신 분이랄까요.

    那波님/ 사실 이런 개그꺼리가 없는 쪽이 더 좋긴 하죠. 핫핫

  6. 새해복-많이 받으십시오.
    미국만화정복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원활한 세계만화정복을 위해 8시간 쯤 후 msn으로 뵐 수 있을지요.
    8시간 후가 적절치 않으면 다른 시간도 괜찮고요.
    메일도 보내두었으니 확인부탁합니다.

  7. 얼마전부터 궁금해했던건데 정치인분들은 영어교육이나 대운하 정책을 명박이가아닌 노무현 대통령이 냈어도 저렇게 뻥뻥 터트려 주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8. !@#… 언럭키즈님/ 정치인분들이라기보다, 그냥 인수위와 심복들이 터트리고 있는거죠. 사실상 공보처인 조중동문S와 대제를 섬기는 경제일간지들이 각자의 콩고물을 노리고 나서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제안을 했더라도, 자기들에게 이득이 되면 얼마든지 나섰겠죠.

  9. 인수위원장님의 유난한 영어사랑… 이분의 오래된 교육철학이었죠.-_- 박정희보다 오래 집권한 학교 안에서도 그렇고, 고등학교땐 엄마 바로 윗학년인가 그랬어서 이분 유학에 얽힌 이런저런 스토리를 들었지만 내가 특히 인상적이었던건 이분 딸과 초, 중,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는데(옆옆옆옆동 살았었음) 고1때 공부 멀쩡히 잘하던 아이를 영어 익히라며 외국인학교로 전학시켰어요. 그때 우리모두 뜨악해 했던 기억…
    외국에서 조금 살았었나, 아주 능숙하진 않아도 또래들보단 영어 잘했었고, 굳이 외국 유학을 가고 싶어하지도 않았고, 외국인 학교 거쳐 도피 유학을 가기엔 성적이 너무 좋고 본인이 선택할 기회가 많았던 애를 오로지 영어를 익혀 ‘세계화’ 시키기 위해 고1때 오래된 커뮤니티에서 분리시켜 외국인학교로 전학시켜 ‘영어공부’를 하게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 루트로 고등학교 마치고 미국의 대학을 가기 위해 얘가 엄청난 마음 고생을 했어야 했어요. 그 친구의 인생이 그래서 얼마나 글로벌하게 성공적이 되었는진 아직 판단할 순 없지만 동네에서 마주칠때 마다 너무 외로워 보였던 얼굴이었어요.
    정히 당신의 자식을 무시무시하게 영어교육 시키신건 나름의 철학으로 이해해 드릴 수 있었겠지만 인수위원장 되고 그걸 국가 정책으로 반영하는데 정말 놀라서 나가 떨어졌음… 아무래도 부분이 전체를 대변한다는(=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선현의 가르침을 내가 무시했던듯…

  10. !@#… 난나님/ 아니 이런 양질의 가십을…;;; 뭐 솔직히 저는 당신의 자식을 무시무시하게 영어교육 시키신 것도 별로 나름의 철학으로 이해해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