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의 강세는 ‘노’가 아닌 ‘상’에 있다

!@#… 노점상이라. 이전에도 capcold는 만약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면 제도의 틀에서 지켜내라고 주장했지만, 여튼 무척 효과적으로 찍은 한 장의 사진 덕에 좀 더 많은 이들이 진지하게 담론을 주고 받고 있나 보다. 한국언론사에 남겨야할 막강하고 풍부한 내러티브의 포토저널리즘…인데 그 쪽으로 이야기하는 건 다른 기회에. 여튼 노점에 대해서 굳이 복잡한 이야기를 더할 생각은 없고, 각설하고 한 가지 나름대로 잘 굴러가는 사례 소개. 설마 한국에서 시 행정하시는 분들이 이 정도의 뻔한 사례도 조사 연구해보지 않았을리는 없겠지만(…), 이런 방식도 가능하기는 하구나 하는 모델 제공 차원에서.

!@#… 여차저차 지금 살고 있는 곳, 미국 위스콘신주의 행정수도 겸 위스콘신 주립대학 계열 최대 캠퍼스 소재지, 매디슨 시. 미국답지않게 공공성을 강조하는 자유주의/진보주의의 동네, “미국 같지 않은”(by Howard Zinn) 도시로 알려져있다. 여튼 여기의 노점상 정책에 대해서, 이 곳을 한번 가보면 된다(클릭).

영어의 압박을 견딜 수 있는 분은 찬찬히 읽어보시고, 못견디시겠다는 분들에게는 짧게 요점만. 여기는 시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있는 노점 관련 페이지다. 상설 노점식당, 농산물 장터, 이벤트 노점 등에 대한 각종 행정 스케쥴과 신청서, 가이드라인 등 수록. 제도를 간단히 보면 그 중 상설 노점식당의 경우 1년 주기로 면허를 신청하며, 당연히 세금도 내고 보험도 들고 소방법 등 준수 의무를 이행하며 장소 신청 및 시의 허가. 특히 그 중 가장 핵심 ‘목’에 있는 중앙도서관 앞 광장은, 매 해 9월에 15-20인 공식/공개 심사인단의 위생 및 음식 품질에 대한 종합 평점을 바탕으로 자리 지정.

!@#… 결과는? 품질 경쟁에 의한 다양한 차별화된 업종, 상대적으로 싼 가격, 깨끗하고 안전한 장사 환경, 조세 정의, 대학 생활은 물론 도시 문화의 유서 깊은 명물이라는 문화적 자존심. 이들의 방식을 그대로 한국에 이식할 수 있을리는 만무하지만, 최소한 무엇을 지향해야 할지, 그것을 위해 무엇을 정비해야 할지에 대한 힌트는 충분하지 않을까. 노점상을 무슨 길거리에 내몰린 빈민 사회복지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상점으로 접근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것을 공식적, 공개적 시/구 행정으로 하는 것.

… 아하, 그러고보니까 이런 것을 시/구에서 공식적으로 관리하려면 모 인간들의 작은정부™ 컨셉에 어큿나게쿠나. Too bad.

Copyleft 2008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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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houghts on “노점상의 강세는 ‘노’가 아닌 ‘상’에 있다

Trackbacks/Pings

  1. Pingback by 민노씨.네

    불법을 응원하다 : 백골단 부활, 즉결심판 확대, 저작권 관련…

    * 나는 법치주의를 당연히 긍정한다. 나는 합법을 지향한다. 그러니 나는 합법을 응원해야 할테다. 그런데 솔직히 요즘은 점점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흥미로운 점인데, 점점…

Comments


  1. “한국언론사에 남겨야할 막강하고 풍부한 내러티브의 포토저널리즘” (!)

    외국 사례 벤치마킹하는데 환장한 이메가 정부에서 이런 것도 좀 벤치마킹했으면 합니다.
    정말 잘 써주셨네요.
    (엄지!)

  2. !@#… 민노씨/ 게다가 심지어 오뤤지의 나라, 미쿡의 사례죠!

  3. 인사동이 ‘주말은 차 없는 거리化’니 하며 본격 관광 자원으로 전환되던 시점 전후로 친구들과 그곳에서 노점상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별다른 경험도 수완도 없는 대학생이었던 저희가 그럴 수 있었을 정도로 그곳은 여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노점상들끼리도 서로 잘 지냈고요. 헌데 인사동이 관광 자원으로 찍히고 정부가 손을 대기 시작하자 모든 것이 바뀌더군요. 장사 하려면 신청도 하고, 정식 허가도 받고, 뭐 다 좋은데. 네, 문제는 ‘조폭’이었습니다. ‘관’이 들어오니깐, ‘조폭’도 같이 들어오더라고요. 조폭들이 기존 상인들을 정리해 나갔고, 조폭들이 세금을 거뒀고, 조폭들이 이권을 나눠먹고, 조폭 말을 안 들으니깐 심지어 얻어 터져도 경찰이 안 쳐다봐 주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순진했던 대학생들은 세상의 쓴 맛을 보았지요.(…)
    미국의 상황은 모르지만, 한국의 노점상은 상인-관청-조폭이 같이 물려들어가는 라운드 아닙니까. 이 고리를 끊지 않으면 어떤 제도로도 공정성은 기대하기 어렵지요.
    평소 좋은 글 잘 읽고 가던 눈팅입니다만, 씁쓸했던 추억이 얽힌 주제인지라 몇 자 적습니다.

  4. !@#… wooll님/ 좋은 지적입니다. 그런데 조폭들이야 정부가 손을 데서라기보다 돈이 구르기 시작하면 어디라도 나타나죠. 아시다시피, 조폭의 역사라면 미국이 더하면 더했죠. 그런데 결국 제도적 힘으로 하나씩 뿌리뽑은 겁니다(아직도 뽑는 중이고). 조폭들마저 제대로 단속하려면 더욱더 소위 작은정부™으로는 해낼 수 없다는…;;; (KT 텔레캅 무인시스템 설치하고 좋아하는 마인드로는 도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