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의 전개 과정 – 연무 [씨네21 컬쳐하이웨이/140915]

!@#…게재본은 여기로.

인재의 전개 과정 – [연무]

재난은 불행한 우연이 겹칠 때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우연의 확률을 사전에 줄이지 않고 방치했으며, 또한 일어났을 경우의 수습 방안이 부실하여 피해가 막대해질 때 우리는 ‘인재’라는 말을 사용한다. [연무](김은경/변기현, 미디어다음)는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화학가스 누출 사고를 통해,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인재가 펼쳐지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농촌 마을 사람들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미심쩍은 공장이라도 받아들이고, 기업은 안전하지 않은 화학물을 생산하고, 지자체장은 정계에서의 출세를 위해 유착을 한다. 이런 상태에서, 들이마신 사람들로 하여금 무차별적 폭력을 휘두르게 만드는 독가스가 광범위하게 유출된다. 회사는 당장의 인명구조보다는 자신들의 과오은폐에 들어가고, 정치인은 자신도 상황을 전혀 모르면서 안전함을 호소하며, 언론은 은폐에 협력한다. 그 와중에 현장은 폭력에 감염된 환자들이 급증하며 최악으로 치닫는다. 결국 경찰과 군까지 출동하지만, 그들 또한 강제적 질서와 마을의 격리에만 신경을 쓴다.

그 안에서 주인공들은 어떻게 생존의 희망을 찾을 수 있는가. 어떻게든 공장의 상황을 밝혀내 바깥 사회에 진상을 알리고, 이웃들을 대피시키고, 구할 수 있는 환자를 구하는 것이다. 공동체로서의 기본 도리를 추구하는, 목숨 건 오지랖이야말로 바로 희망이다. 아무래도 작품 안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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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컬쳐하이웨이’. 주기적으로 특정 문화항목을 강조 편집하는데, 만화가 강조되는 주간에 로테이션으로 집필 참여. 가급적 진행중인 작품에 대한 열독 뽐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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