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브 2014: capcold 세계만화대상 발표

!@#… 캡콜닷넷 연례행사, 올해의 베스트 2014년 시리즈. 그중 첫타는 지극히 소수에게 나름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capcold 세계만화대상. 세계라고 해놓고는 한국이라는 만화 시장 기준에서만 뽑는게 특징.

작년 것을 그대로 복붙하는, 애매하면서도 간단한 선정기준. 한 해 동안 나름대로 완성도와 의미를 갖춘 작품들이지만, 굳이 한국작가에 한정되지 않고, 꼭 2014년에 나왔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예술성도 대중성도 매니아적 깊이도 절대적인 잣대가 아니라 그저 2014년의 만화, 만화 관련 사건들. 순위 같은 것은 계산하기 귀찮아서 그냥 무순. 왜 이 작품은 없는가 물어보신다면, 바로 작년에 이미 뽑았거나(예: 달기슭) 까먹었거나 너무 연말에 출시되서 아직 못읽어봤거나 별로 높게 평가하지 않거나. 여기 뽑힌 작품이나 사건에 관여하신 분이라면, 알아서 뿌듯해하시면 됨(뿌듯해할만한 종목이었다면).

 

**2014년의 작품들

(무순. 종이 단행본 발간시 출판사 표시, 온라인연재 만화는 가급적 온라인 지면도 따로 표시)

* 송곳 (최규석 / 네이버) – 리뷰 클릭. 노조 결성 과정이라는 소재의 화제성 너머, 선악이 아닌 더 복합적인 구차함 속에서도 행동에 나서는 길을 선택하는 현실성의 직시를 담은 올해의 베스트. Disclaimer: 흑막스러운 본사 직원으로 출연중.

* 이말년서유기 (이말년 / 네이버 / 애니북스) – 리뷰 클릭. 이 페이스라면, 고우영 서유기를 능가할 기세.

* 하이브 (김규삼 / 네이버) – 리뷰 클릭. 거대곤충 재난물 속에, 한국사회의 거친 모습. 진짜 제목은 아마도 할아브.

* 동네변호사 조들호 (해츨링 / 네이버 / 재미주의) – 리뷰 클릭. 법이란, 우리의 생활에 꽤 가깝다.

* 메이드 인 경상도 (김수박 / 창비) – 리뷰 클릭. 지역주의로 포장된 먹고사니즘성 회피와 차별의식에 대한 성찰의 시작.

* 미결 (꼬마비 / 네이버) – 작품 속과 밖의 경계 허물기의 최전선, 웹툰을 창작하여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준다는 것에 대한 메타적 성찰, 퍼즐식 스릴러. 전작 ‘S라인’의 과도한 파편화와 달리, 재미있는 이야기 진행.

* 먹는 존재 (들개이빨 / 레진코믹스 / 애니북스) – 리뷰 클릭. 삶이 어쩧든, 그래도 우리는 밥은 먹는다.

* 포로수용소 (타르디 / 길찾기) – 리뷰 클릭. 타르디. 세계대전. (비)인간성에 대한 회고. 이런 최고의 조합인데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 짐승의 시간 (박건웅 / 보리출판사) – 리뷰 클릭. “민주주의자” 김근태가 거친 어떤 과정, 그리고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그 잔재를 극복했는지에 대한 질문.

* 그라제니 (모리타카 유지, 아다치 케이지 / 학산) – 리뷰 클릭. 프로의 세계란, 단지 차원이 다른 필살기라서 프로인 것이 아니다. 일을 하고 댓가를 받기에 프로다.

* 피노키오 (빈슐뤼스 / 북스토리) – 리뷰 클릭. 조형적 매력, 블랙코미디의 거침없음, 이야기 가닥의 퍼즐 맞춤, 풍자의 강도 등이 만렙으로 가는 작품.

* 기계장치의 사랑 (고다 요시이에 / 세미콜론) – 현재 시점 아직 온라인 미공개인 리뷰에서 한 토막. “이 작품의 로봇들은 인간을 타자의 시선으로 객관화시켜서 지켜보는 관찰자가 아니다. 거울을 통해서 그대로 돌려 비춘,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그저 인간의 모습이다… 로봇들이 그저 자신의 기능만을 계속 추구하는데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 만들어지듯, 우리들 역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 자체에서 가장 인간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 미묘(좋긴 한데 뭔가 음…한 부분이 남은 작품들)

* 미쳐 날뛰는 생활툰 (Song / 네이버): 작가의 캐릭터화가 자아내는 비극을 다룬 방식이 굳, 무엇을 남겼는지 되짚는 경지까지는 도달하지 않고 비극만 극복하는 결말이 미묘.

* 매지컬 고삼스 (Seri, 비완 / 네이버): 충분히 막나가 줘서 굳, 그런데 괴현상의 멋진 뻔뻔함과 달리 대항팀은 너무 뻔뻔함이 부족해서 미묘.

 

** 홀오브쉐임

* 朝이라이드 (윤서인 / 조선일보): 사회관이 극우와 맞닿은 것은 뭐 그럴수도 있지만, 사실 왜곡과 악의적 정서, 갈수록 낮아지는 표현력은 좀 곤란하다(다행히도, IZE에 이미 좋은 분석이 있어서 이하 생략). 연재처의 메이저함에 비례하여 홀오브쉐임으로.

 

**올해의 만화계 사건

레진코믹스의 성공적 정착: 외형적 급성장의 해. 사전준비를 잘 갖추고 개발팀을 중시한, 스타트업으로서의 튼실함이 적중. 향후 관건은 퀄리티컨트롤 유지/개선.

“*툰” 사업자 폭증과 흥망: 탑툰 판툰 곰툰 티테일… 다양한 웹툰 서비스들이 출범. 그 중에는 당연히 졸속 사업도 다수였고, 어뷰징 마케팅도 발생.

한국 웹툰의 세계 진출 활성화: 라인웹툰(챌린지리그 포함), 일본/한국 코미코, 다음과 타파스틱의 파트너십 등.

젊은 만협 출범: 웹툰 검열 파동 이후 급물살을 탄 조직화 수요가, 만협 이충호 회장 당선으로 피크. 물론 만출협 파동 등 이후 굴곡도 있음.

스튜디오 내 권력관계 문제 재표면화: 정철 작가 화실의 성추행 및 임금분쟁, 박무직 작가 화실의 어시스턴트 처우 공개갈등 등으로 발화. 눙치지 않는 엄밀한 직업적 관계의 중요성.

 

**내년 가장 시급할 이슈(즉, 한국 만화계에 대한 희망사항)

웹 만화 자율등급제의 결실을 보자: 그간 연구와 조직화 노력들이 제대로 정착하는 결실이 필요한 시점.

사실상 표준에 가까운 고성능 만화 앱의 정착: 한국판 코믹솔로지 같은게 아무래도 나타나줘야 할 시점.

만화 단체나 지원기관의 만화 노동분쟁 중재: 지망생 온라인 커뮤니티의 폭로와 뒷소문에만 계속 의지할 수는 없으니.

번역 투자: 번역 퀄리티는 매우매우매우 중요하니까.

노동량 조사 연구: 최저고료 산출, 적정 노동시간 제한 등 온갖 노동조건 지정과 협상을 위한 기초 자료.

 

**올해의 명장면

송곳 / 3부 1화, 지쳐도 계속 나아가는 구고신의 표정 다잡기. “자아 그럼 열심히 한 번 해봅시다”

–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 연말 술 에피소드의 술을 먹으며 생각나는 것은 술을 먹으며 술을 먹는게 생각난 것. 쳇바퀴의 훌륭한 시각적 압축.

– 초월 퀄 국정홍보만화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의 자전거 공장의 클라이막스. “모두 욕심쟁이 자전거를 사시오!”

 

**염장의 전당(아직 한국어판 미출간 화제작)

Seconds (브라이언 리 오말리). 장르는 완전히 다르지만, ‘스콧필그림’의 필력은 요행수가 아니었음을 충분히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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