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이뤄진 세계 – 노네임드 [씨네21 컬쳐하이웨이 150406]

!@#… 씨네21 1천호 개편에 따라서, ‘컬쳐하이웨이’의 웹툰 소개 마지막회. 시기상 학교라는 사회, 사라지는 사람들, 완결 그런 이미지가 적절해서 이 작품으로 골랐다.

 

학교로 이뤄진 세계 – [노네임드]

연재 웹툰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역시 한 회씩 연재되는 속도 그대로 보는 것이지만, 속도감 있게 큰 퍼즐 조각을 풀어가는 방식의 스케일 큰 스릴러라면 몰아보는 것(소위 “정주행”)도 상당히 좋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연재가 완결된 [노네임드](문지현 / 네이버)는 정주행의 맛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기억을 자주 잃어버리는 희귀병에 걸린 소년이, 가족의 기부금으로 명문고에 전학오면서 시작된다. 공부에 목을 매고, 학교에만 붙어 서로 경쟁하는 학생들로 가득한 반복적 공간 속에서, 그는 이질적 존재다. 그런데 그 학교, 아니 세상 자체가 뭔가 이상하다. 비밀을 캐려다가 어느날 사라져버린 다른 학생, 어디론가 사라지는 사람들, 그럼에도 다들 무심하게 이어가는 일상이 펼쳐진다. 그렇게 점점 세상의 모든 것을 의심하게 만들고, 주인공들은 고군분투하며 하나씩 그 미스테리를 풀어나가며 커다란 진실을 직면하게 된다.

비슷한 모양으로 세부가 생략된 얼굴들, 흑백과 컬러의 교차 등 만화적 표현을 줄거리에 긴밀하게 활용하는 형식적 재미부터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이야기 전개까지, 많은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하지만 역시 스릴러를 완성시켜주는 최고의 소재는 따로 있는데, 바로 어떤 이상한 속에서도 의문을 접고 여전히 입시성적을 경쟁하는 수많은 학생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함께 그런 식으로 만드는 학교 질서가, 바로 작품 속에서 세계의 원리가 된다. 판타지, 스릴러, 현실 성찰이 묘하게 교차하는 독특한 재미에 빠져보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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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컬쳐하이웨이’. 주기적으로 특정 문화항목을 강조 편집하는데, 만화가 강조되는 주간에 로테이션으로 집필 참여. 가급적 진행중인 작품에 대한 열독 뽐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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