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또 붉어진 정치 패러디 논쟁에 관한 생각.

!@#… 또 패러디가 말썽이다. 뭐 요새는 워낙 패러디의 양이 많아지다보니 통찰력 넘치는 유머와 비열한 인신공격의 경계선이 사실상 모호해져 버렸으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클릭, 또 클릭.

…뭐, 문제지점이야 확실하다. 청와대 쯤 되는 곳에서, 천박한(아, 패러디 자체가 천박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단지 그 박근혜 해피엔드 합성이 매우 저열한 수준의 농담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장난질에 신나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걸 그런 식으로 대문에 걸어놓으면, 그냥 야당 정치인에 대한 공격일뿐만 아니라 성정치 문제까지도 개입되는 게 당연하고. 얼마든지 욕먹어도 싸며, 청와대 홍보 담당 부서 사람들은 평직원부터 총책임자까지 모두 무릎꿇고 두 손 들고 앉아있어야 할 일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너그들이 그런 소리를 하기에는 솔직히 적잖이 쪽팔린 줄을 알아야지. http://www.okjoa.com/ 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꺼냔 말이지. 니들이 아예 대놓고 노무현 대통령을 노란 돼지니, 개구리니 하고 합성사진 대문에 유포하고 다닌 건 애교냐? 그것도 하루이틀 하고 있는 것도 아니잖아. 우선, 니들은 좀 닥쳐라. 피곤하다.

!@#… 그렇다고 해서 그다지 열린우리당이나 청와대의 입장을 지지해주고 싶은 생각은 물론 없다. ‘니들도 그랬는데 왜 우리보고만 뭐라고 그러냐’라는 발표 내용은, 그 인간들이 해서는 안되는 이야기다. 일반 시민들이 하면 모를까. 양비론이냐고? 그 새끼들은 어차피 다 똑같은 놈들이니까 정치에 관심 끊자고? 물론 아니다. 그럼 패러디는 죄다 없애버리자고? 물론 그것도 아니다. 내가 주장하는 건 하나다: “주류 정치인 주제에, 패러디에 의존하지 말란 말이다!!!!” 패러디를 통해서 유쾌한 웃음을 짓고 서로의 통찰을 교환하는 것은 일반 시민들로 족하다. 당신들은 국회 나가서 성명서 발표하면 되고, 기자회견하고 언론에다가 광고 내면 되잖아. 당신들에게 어울리는 방식, 잘하는 방식을 활용해야지 왜 어설픈 짓거리냐고. 이회창 씨가 어느 여고에 가서 ‘한나라당은 내 빠순이들이에요’라고 아스트랄한 멘트를 남긴 사례가 생각이 나버리잖아. 서민들의 은밀하고(?) 저열한, 그러나 가끔씩 찬란한 빛을 발하는 즐거운 대화… 패러디라는 건, 너희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이란 말이다. 이해도 못하면서, 그걸 활용까지 해보려고? 그러니까 결국 정도를 못지키고 오버해서 결국 얼굴 붉히고 싸우지. 심지어 직접 만든 것도 아니라 네티즌이 만든 것을 단지 가져다가 배치해 놓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도를 못지키고 앉아있지 않나, 쪽팔리게스리.

!@#… 패러디를 우습게 보지 마라. 패러디를 가볍게 보지 마라. 자연스러운 농담이고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담긴 ‘잘된 패러디’라고 할지라도, 누가 어떻게 어디서 구현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복잡섬세미묘한 것이다, 뼈있는 유머라는 것은. ‘작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조차도 도전했다가 대단히 자주 실패하는, 표현의 최고봉 가운데 하나다. 자신들의 실력을 과대평가하지 좀 말자, 제발.  재미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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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오 – 갑자기 태클 죄송… ‘붉어진’입니까, ‘불거진’ 입니까? 2004/09/08 12:37

    – 캡콜드 – !@#… ‘불거진’입니다. 오옷, 이런 실수를! 마사루 명 에피소드 중 하나인 “그때 너는 붉었다”가 생각나는군요! 2004/09/08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