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옹호 담론전략, 피해야할 5가지

!@#… 한창 철도 파업 장기화로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데… 당연하다는 듯 보수참칭 거대언론사들과 사실상 국가홍보처가 되어있는 연합뉴스야 원래 하던 레퍼토리대로 가고 있고, 개별 시민들이야 불편해하며 노조 까는 진영, 그리고 노동권익 이야기하는 진영 나뉘고 있다. capcold야 아무래도 늘상 후자쪽에 가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담론전략이라는 측면에서 파업옹호론 진영이 구사하기 쉬운 오버와 뻘타들에 대해서 살짝 건드리고 가는 것이 이롭지 않을까 해서 몇가지 노트. 정확히는, 최소한 피해야 할 것 5가지.

 

– 파업의 결과에 대해 불편해하는 사람들을 우민 취급하면 반드시 악효과.
: 승객이 철도 파업에 짜증내는 건 정당한 일이다. 애초부터 사람들 불편하라고 파업을 벌이는 것이고(불편해 해야 손실이 생기고, 손실이 생겨야 사측에 대한 압박이 된다), 오히려 무관심하면 문제니까 말이다. 중요한 건, 단순한 화풀이 말고 상황의 해결을 원하면 경영진에 뒷통수 맞고 합법파업 벌이는 노조가 아니라, 협상테이블을 다시 열 의무와 능력이 있는 공단을 조지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설득하는 것.

 

– 어려운 생활여건을 호소하기 위해 연봉을 사례로 들면 악효과.
: 더 여건이 안 좋은 사람들에게 ‘기준’을 줘버리기 때문이다. 특히나 정규직+공기업 노조의 경우라면 아주 즉효다.

 

– 저들의 파업이 성공해야 너희들의 노동조건도 승산이 생긴다는 논지는 악효과.
: 기본적으로, 대기업이 잘먹어야 너희들에게도 부스러기가 떨어진다 주장하는 파이론의 적하효과 주장과 논리구조가 비슷하다. 저들마저 실패하면 전체 판의 승산이 낮아지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저들이 성공한다 해서 자동적으로 내 승산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즉 “노동조건 개선의 사회적 분배”를 어떻게 추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설득력 확보에 힘쓰지 않으면 곤란해진다.

 

– “너희는 연대 의식이 없어. 프랑스는 똘레랑스가…” 하는 순간 이미 악효과.
: 우선, 프랑스가 아니니까. 게다가 개념적 미덕으로 접근하면 메리트가 와닿지 않으니까. 차라리 “프랑스는 전국민이 일종의 상위노조다, 그런 상위세력이 있기 덕분에 기업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국가를 상대로 저항과 협상으로 복지를 얻어내왔다”라는 접근이 좀 더 매력적이겠지.

 

– 일을 안하는 것을 긍정하는 이미지를 풍기면 악효과.
: 유치하고 역설적인 문제인데, 파업은 일을 안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을 안하면 일을 안한다는 이유 자체 때문에 사람들에게 공감을 사기 힘들다. 평소부터 죽어라 일하고 별로 보상받지 못하는 이미지를 풍겨온 하층 직종이면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전문적 기능의 직종으로 인정받을수록 상황이 어려워진다. 역설을 빠져나가는 방법은 그 일이 얼마나 막노동인지 증명하는 것(하지만 더 막노동스러운 일을 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반감을 산다), 아니면 일터에 빨리 돌아가고 싶으니 모든 조건의 당장 수용은 아니라도 제발 사측은 제도적 협상테이블부터 재개하라고 호소하든지.

 

!@#… 파업 당사자가 아닌 외부의 담론적 지원 사격의 경우, 특히 좌파 내지 진보적 입장을 표방한다면, 위의 이야기들을 그냥 쉽게 이런 식으로 유념하면 절반은 간다.

– 중간 입장의 사람들을 까서 득될 것 없다. 다독이기도 바쁜 판에.
– 생활 경제 논리는 웬만한 내공이 없으면 끌어쓰지 말자.
– 노동권익에 대해서도, 뭉뚱그린 성장이 아닌 개별적 분배를 이야기하라.
– 도덕적 미덕보다, 메리트 중심으로 설명하라.
– 상황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이전에, 제대로(!)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더 강하게 보여라.

 

 

PS. 늘상 하는 이야기지만, 모든 종류의 사회적 권익과 편의 보장에는 사회적 비용이 든다. 예를 들어 세금을 더 내지 않고 더 나은 복지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 따위는 없다. 마찬가지로 (물론 구조개편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철도 요금 자체를 올리지 않고 더 나은 경영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그다지 없는데, 우리들은 지갑을 어느 정도까지 더 열어낼 준비가 되어 있을까.

Copyleft 2009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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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thoughts on “파업 옹호 담론전략, 피해야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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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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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운 송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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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55,448,441,886
    1,929,309,636,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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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79,946,482,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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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capcold 님이 진보 정당의 전략가가 되어야 할텐데 (…) 항상 capcold 님의 글 덕분에 ‘담론의 생성과 관리, 전략’ 에 대해서 배우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 고마워요.

  2. 파업이 ‘마지막 수단’운운하는 것도 요즘같은 불경기에는 공감을 얻기 힘듭니다. 대부분의 노동자는 다른 직장을 찾거든요.

  3. !@#… Skyjet님/ 하지만 물론, 말한 바를 수행하게 할 수 있는 ‘권력’이 없다면 전략가 따위는 무용지물이죠(핫핫).

    Ha-1님/ 마지막 수단인 건 사실 맞는데, 가면 갈수록 ‘필살기’가 아니라 그냥 문자 그대로 그 다음에 다른 수가 없는 꼴이 되어버리고 있죠. OTL 이번 건만 해도, 역시 파업보다 경영진의 일방적 단협파기에 대한 효력정지명령 얻어내기와 법적 배상 책임 추궁하기가 10배는 더 중요한데.

  4. “월급 350이나 받으면서 서민코스프레하냐 우리집은 울부모 수입까지 합쳐도 350안됨”
    라면서 “나는 좌파에 가깝다”고 주장한 모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5. !@#… 근데님/ 어째서 둘러 이야기하시는지는 몰라도 이 분 이야기라면 언급하신 그 부분 뒤에 계속 내용이 이어지기에, 그렇구나 하고 존중해주고 있습니다. “아,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람마다 힘든 건 상대적인 거라는 건 암…(중략)… 상대적으로 없는 사람이 있는 사람보다 살기 팍팍하고, 열폭하기도 쉬우니 그런 점 부디 존중 좀 해주시길 바람.”

  6. 적절하게 정리해주셨군요. 애초에 제가 이렇게 깔끔하게 글을 작성했더라면 저 꼴은 안 났을 텐데 OTL

  7. 공교롭게도 제가 쓴 포스팅 내용 중 일부가 저 ‘뻘타 리스트’에 딱 걸려서.. ^^;; 아래 주장에 대한 질문 3개 나갑니다.

    “저들의 파업이 성공해야 너희들의 노동조건도 승산이 생긴다는 논지는 악효과”

    1. 어떤 검증도구를 갖고 계시길래 그 악효과의 유무와 정도를 (지금 시점에) 판단하실 수 있는 것인가요? (적하효과에 대한 이야기는 논증이 아니라 비유이니까 넘어가고요)

    2. ‘전체 판의 승산’이 낮아지는 것을 막는 것이 ‘내 승산’과 과연 무관한 것일까요?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저들마저 실패하면 전체 판의 승산이 낮아지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저들이 성공한다 해서 자동적으로 내 승산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실패할 가능성을 줄이는 것과 승리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다른 개념입니다. 무승부가 존재할 때 그렇겠죠? 하지만 어쨌든 둘다 정(+)의 효과라 볼 수 있습니다. 대체로 파업은 성공 아니면 실패지요. (언론에서야 ‘절반의 성공’ 같은 표현을 쓰지만 조직 내부적으로는 성공과 실패가 확연히 결론내려집니다.)
    어쨌든 위 문장의 표현대로라면 전체 판의 승산이 낮아지지 않으려면 저들이 실패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내 승산이라는 것도 결국 전체 판의 승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최소한 내 승산을 여기서 더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전체 판의 승산이 낮아지는 것을 막아야 하고, 이것은 곧 저들이 실패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만약 내 승산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이것은 아마 실제 사실과 일치할 겁니다), 내 승산을 떨어뜨리지 않는 것은 사실상 승산을 끌어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 효과를 가집니다. 그 경우 “저들이 성공한다고 해서 내 승산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건 틀린 말이 될 수 있는 거죠.

    정말 단순한 얘기인데 말만 복잡해지는군요. -_-;;

    3. “”노동조건 개선의 사회적 분배”를 어떻게 추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설득력 확보”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문장 이 너무 추상적으라 명료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데, 대충 “대기업 또는 공기업의 정규직 노동자 뿐 아니라 취약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도 골고루 개선해야한다”, 등등등 이런 얘기 같은데 설마 이 어마어마한 문제를 지금 당장 해결해야한다고 말씀하시는건가요? -_-;; 그런 설득력이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쉽게 확보될 수 있었다면 노사정 문제는 이미 dj 정부 때 해결을 봤을 겁니다.
    이런 하나마나한 얘기는 아무 얘기도 안한 거나 다름없다고 봐요.

  8.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기업의 적자 같은 경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경영진 즉 임원진에 관해서
    별 책임을 묻지 않는 관례랄까요. 그런 부분도 문제 아닐까요. 연봉이라는 것도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임원진들은 구조조정에서 늘 인력조정(그것도 비정규직이거나 정규직 노동자들)만을 해법으로 내세우는데, 노동환경 개선에서 장기적으로 효율을 불러 올 수 있음을 설득하는 것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요컨대, 받은 만큼 책임을 지는 부분이라면 경영진의 무능에 대한 진단이 우선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 말입니다.

  9. “세금을 더 내지 않고 더 나은 복지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과 지하철 요금 인상은 모순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지하철 같은 공공서비스는 요금을 인상할 것이 아니라 예산을 이쪽으로 더 투입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해야 앞뒤가 맞지 않을까요?

  10. !@#… Curtis님/ 대신 이쪽은 무지 인기가 없…;;;

    쟁가님/ “담론전략”에서의 뻘타라는 것은 아무래도, 내용으로서 맞았다 틀렸다 문제라기 보다는 공감대와 설득력의 문제니까요(‘옳은’ 말을 해봤자 안먹혀들어가는 경우가 한두가지겠습니까;;)
    1) ‘귀족노조’라는 황당한 개념이 대중들의 일상용어로 확고하게 흡수되어 있는 것 자체가 제가 보는 악효과입니다. 옙, 심지어 이번 철도노조도 꽤 흔하게 그리 불리우고 있죠.
    2) …당연히 실제로는(거시적으로는/경제학적으로는/사회학적으로는/기타등등) 무관하지 않죠. 하지만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처우개선이 ‘자동적으로’ 납품업체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유도하는 것은 아닐 뿐더러, 오히려 “저들이 많이 가져가서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바람에 오히려 우리가 더 쪼들리고, 따라서 노동처우도 이 모양”이라는 괴상한 논리가 먹혀들어가는 것이 ‘정서적 현실’입니다. “저들이 실패하면 너에게도 미래가 없다”에 대해 “저들이 성공하든말든 우리에겐 미래가 없는데?”라는 반문이 나오면 설득력에서 실패. 게다가 훈장질로 받아들여지기에 악효과. 그런 이야기입니다.
    3) 지금 당장 어떻게 해결하겠습니까 OTL 다만 그걸 해결하는 것이 최중요 과제임을 계속 인지시키고, 어떻게든 해결해보고자 죽어라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망구스님/ 옙. 임원진에 대해 얼마나 책임을 안 물으면 무려 세계적 규모의 대기업들에서 세습경영(세습 소유가 아니라!) 따위가 횡행하겠습니까;;; 역시 경영진을 까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parxian님/ 뭐… 결국은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인데, 세금이라는 방식으로 더 내느냐, 요금이라는 방식으로 더 내느냐의 문제죠. 저는 적절히 안배해서, 둘 다 해야 한다고 보고 있고(요금 인상 관련, 재미있는 쓰레드가 있더군요: 클릭). 물론 요금인상의 경우 하위층에 대한 교통지원금 같은 식의 복지제도와 적극적으로 연결시킬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11. capcold/

    1. 그런식으로 ‘검증’하는 담론의 악효과라는 건 좀…;; 그렇다면 경상도에 살고 정치에 거의 관심 없는 우리 부모님과 할머님조차도 잘 아시는 ‘딴나라당’이라는 “일상용어”는 어떤가요? 그리고 그에 대비되는 한나라당의 현재 의석 숫자는?

    2. 그 “괴상한 논리”가 먹혀들어가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순히 담론이 잘못 세팅되어서?

    3. 그걸 어필한지는 너무나 오래되었고요, 내가 알기로 전세계의 정규직 중앙노조 중에서 비정규직 사업에 한국만큼 열심인 나라는 거의 전무합니다. 사실은 수많은 담론전략들도 이미 나왔지요. 그런데 왜 안될까요?

    물론 효과적 담론이 있다면 공감대와 설득력을 얻기 편한 게 사실입니다. 저도 평소에 그런 담론의 기술에 대한 얘길 많이 하는 편이기도 하구요. 다만 사안 마다 일반적으로 적용시키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아무리 효과적인 담론전략을 제안해도 훈장질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효과적 담론’보다 훨씬 더 크리티컬한 변수가 바로 이해관계와 세력관계, 그리고 채널선점에 따른 담론의 반복(내용의 정당함과 별개)이니까요.. 요컨대 담론전략만 이야기하는 게 좀 공허한 사안이다, 뭐 그런 얘기였습니다.^^;

  12. !@#… 쟁가님/ 1.잘 알려진 속어 정도로 제가 일상용어라고 칭하겠습니까… 자칭 메이저 일간지의 1면기사와 사설에 거리낌없이 등장할 정도는 되어야죠.
    2. 설마 ‘단순히’ 담론만 잘못 세팅되어서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3. 먹혀들어갈만큼 잘 어필해오지 못했으니까요. 여전히 귀족노조와 귀족노조들의 민노총이 자기 배나 불린다는 신앙이 팽배할 정도로.

    그리고… 담론전략’만’ 이야기하면 세상 그 어떤 사안이라도 공허하죠. 다만 원래 사람들이 이해해야 할 사항들을 습득시키게 하기 위해, 최소한 사람들이 벽을 치고 거부하거나 숫제 그들로 하여금 이쪽을 적으로 여기게 만드는 경로는 피해가며 나아가야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특히 세력도 상대적으로 약하고 채널선점을 못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쪽 길이라고 쉬운 길일리야 물론 없지만, 저는 김규항 루트만큼은 반면교사로 삼는 입장입니다.

  13. 쟁가님 댓글과 capcold님 댓글을 읽다보니… 람 이마누엘의 과 조지 레이코프의 가 비교되면서 연상되네요… 이게 프레임의 논리로 풀어야 할 부분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음에도… 정책 혹은 기획도 삐리리한 상태다보니 약간 악순환 비슷한 걸 도는게 아닌가란 생각이라…

  14. capcold/

    메이저일간지 1면에 등장한다고해서-특히 그 메이저 일간지가 한국의 그것일 경우에-그렇지 못한 다른 속어들에 비해 그것이 더 일상적인 용어인 건 아니죠. 오히려 사람들이 거의 모르던 용어를 메이저 일간지가 일상용어화한 것이라는 명제가 더 사실에 부합하지 않을까싶네요. ‘귀족노조’라는 말, 10여 년 전만해도 운동권들끼리만 알던 ‘빨갱이 용어’였으니까요. 레닌도 자주 썼던 말이고.

    김규항 루트 말씀 하셨는데, 외람되지만 ‘캡콜드 루트’도 대중을 계몽대상으로 얕잡아본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봅니다. 어차피 대중의 판단력에 대한 끝없는 불신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담론전략에 그토록 몰두하는 것 아닐까요. 대중을 상대로 설득하는 사람들에게 캡콜드 루트가 설득력을 지닐지 몰라도 ‘매쓰’혹은 ‘그냥 대중(오늘날 그런 대중이 과연 얼마나 존재하는지는 의문이지만)’이 캘콜드님의 ‘담론전략에 대한 메타담론’을 직접 읽을 때는 좀 상황이 다를 것 같아요. 반감이 생기지 않을까요. 자신을 먹기쉽게 가공된 담론만 소화할 줄 아는 지적 지진아로 취급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구요.

    다시 말해두지만 저 역시 담론전략이 무척이나(우리가 지금 인지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캡콜드님께서 지금까지 해온 작업이 무척 소중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사안별로 비중도 다르고 적용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민주노총 등이 담론전략을 먹혀들어갈 정도로 잘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에 귀족노조라는 괴상한 논리가 먹히고 있다는 캠콜드님의 말씀은 지당하기 짝이 없지만 실은 순환논리 내지 동어반복에 가까운 이야기지요. 사실은, 어지간한 담론전략이 먹혀들지 않을 정도로 첨예한 이해관계와 계급역학이 충돌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15. !@#… 쟁가님/ 음… 애초부터 저는 “잘 받아먹고 사는 이들의 노조가 시끄럽게 자기 권리 챙겨먹고, 그게 내 처우와 관계 없더라”라는 정서의 (두려운) 보편성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그것을 표상하는 귀족노조라는 용어 자체의 형성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본 주제를 벗어나니 다른 기회에 다뤄볼까 합니다. 양해를…
    대중을 계몽대상으로 얕잡아보지 않기 때문에 미시적인 전략들 – 사실상 광고, 마케팅의 영역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 을 논하고 있는 것입니다(계몽대상이라면 닥치고 훈장질모드). 사실은 대체로는 내심, 계몽되지 않아도 좋으니 우선 진보신당에 한표만 굽실굽실 모드입니다.
    이해관계와 계급역학에서 유리한 고지를 만들어내는 건, 물론 중요하게 추구할 문제죠. 다만 제가 기업가도 정치가도 노동운동가도 아닌 상황에서, 문자 그대로 담론질을 하는 것에 불과한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할 따름입니다. 그렇기에 본문 표현대로 “외부의 담론적 지원 사격”을 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유의사항을 제시하는 것이죠. :-)

    !@#… Samuel님/ 헉 아무리 구도 비유일 뿐이라고는 하지만, 무려 레이코프라니 몸 둘 바를…;;; 참 꺽쇠로 넣은 내용은 태그로 인식되어 사라집니다;;;

  16. capcold/ 네, 이번 주제는 이쯤 하지요.^^ 정작 써먹을만한 담론전략은 보이질 않는데 여러 블로그들에 담론전략에 대한 담론들만 무성해서 살짝 짜증이 나던 참이었습니다. 건필하시길..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17. 쟁가 님과 capcold 님의 토론을 잘 보았습니다. 담론에 대한 여러 가지 다른 층위들을 생각할 수 있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capcold 님의 입장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생각해보면 쟁가 님이 지적한대로 담론전략에 대한 담론만 내뱉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반성해야할듯 (…)

    PS. 최근 이글루스에서 자기 실수를 인정한 것을 패배라고 보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데, 애초에 토론에 이기고 지고가 있던가요? (…)

  18. !@#… Skyjet님/ 지는 방법은 있죠. 마음에 안드는 내용이라고 토론의 한 토막을 임의로 삭제하면 지는 겁니다.

    쟁가님/ 그런게 무성하다니, 어쩌면 제가 주로 구경하는 쌍욕과 훈계질과 개싸움이 넘쳐나는 동네들보다 훨씬 양호한 곳들을 돌아보시는 것 아닐까 합니다(핫핫) 쟁가님도 좋은 이야기 많이 풀어주세요.

  19. ‘당연하게도’ 마지막 문단이 좋군요.
    급진적인 혁명을 기획하는 게 아니라면, 결국 자신이 호주머니에서 뭐라도 보태야 겠지요.
    딴소리지만, ‘보수참칭 거대언론사들’이 마음에 안 든다면, 한겨레든 경향이든 뭐든 구독해야 하는 게 맞듯이요.
    그런데 한국사람들이 파업 때문에 생기는 작은 손해조차도 참지 못한다는 생각도 만들어진 게 아닐까요? 뉴스에서 계속 시민 불편을 강조하니까 이놈의 노조xxx 하면서 사람들 불만을 그 쪽으로 향하게 만들 듯이요. 보도되지 않는 더 큰 불편도 대부분은 그러려니 하고 그냥 사니까요.

  20. !@#… 백님/ 사실 캡콜닷넷에서는 허구한 날 하는 소리입니다. 틈틈이 예전 글들도 구경해주세요(핫핫). // 만사 그렇듯, 담론 주입으로 만들어진 부분과 실제 불편이 섞여있는데, 각 사안마다 비중이 다른 정도죠. 예를 들어 철도파업이면 확실히 승객 개개인에게 적지않은 물리적 불편과 손해가 오지만, KTX 여승무원들 파업이라면 담론으로 만든 가상의 피해가 훨씬 크듯.

  21. 철도공사의 영업손해는 재래선 열차(새마을, 무궁화) 및 화물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수도권전철과 KTX는 흑자. 근래 20년은 중앙정부가 선로건설비를 대부분 조달 해서 그나마 이야기가 덜 나오는데(그 이전엔 대충 철도청-_- 부담), 도로와의 수단간 경쟁에서 도로쪽에 정부의 보조가 들어가고 있다는 점 때문에 특히 자본비용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은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철도연보를 확인하시면 되겠는데, 대략 3/4 정도를 영업수익으로 충당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틀을 보자면 이걸 참조. ( http://inspector.tistory.com/entry/철도경영에-대한-잡설 ) 하여간 철도요금 마구잡이로 인상하면(물가상승률 정도의 인상은 뭐 그렇다 치고) 장관 퇴진 요구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는.

  22. 약간의 심화된 관심이 있어야 이동네 이야기 할 수 있긴 한데, 하여간 이런 정리도 했던 바가 있습니다.
    http://cafe.naver.com/trafficstatistics/11 요새는 연보에서 선구별 비용을 쪼개놓지 않아서 선구별로 흑자냐 적자냐를 명확히 제시할 수 없는데, 사실 운영비용이 떨어지면 떨어졌지 별달리 오를 요소가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수입이 증가하는 수도권전철 운임을 올려야 한다는 쓰레드는 그야말로 뇌내망상인 듯.

  23. !@#… 저련님/ 세부 자료 소개 감사합니다! 저는 철도쪽의 전문가가 아닌 관계로 거시적 원칙 원칙 차원에서 이야기를 꺼낼 수 밖에 없는데, 좀 더 정밀하게 어떤 노선의 철도 요금을 얼만큼씩 더 올리고 덜 올리고 하는 것은 이런 식으로 세부 자료를 바탕으로 논의해야겠지요. 조직 구조조정 측면도 현장인력부족과 중간관리직 비대의 문제에 대해 접했던 적이 있는데, 노조측이 좀 더 자료를 적극적으로 풀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4. 조직 구조조정의 논거에 대해서도 약간의 관심과 용어에 대한 합의만 있다면 철통연보를 통해 구해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곧 시간을 내서 주장질의 바탕이 되는 것들을 찾아보던가, 다른 鐵德들께 부탁을 드려 보던가 하겠습니다.

    철도공사의 경우, 단순 노사관계보다 더 심대한 결과를 가져올 가망이 크지만 역시 관심이 있어야 알아먹는 조직론적 쟁점이 또한 저널리즘이 다룰 필요가 있는 논쟁거리라 하겠습니다. 하나의 회사 내부에서 통합성을 이루던 조직을 각각의 회사로 분리, 관료제보다는 시장원리로 기능을 돌아가게 하겠다는 그런 논의입니다. 민영화로 지칭되는 구체적 조치들 가운데 이게 사실 가장 심대한 결과를 끼칠 가망이 큽니다. 이걸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inspector.tistory.com/entry/민영화는-올바른-길인가
    http://inspector.tistory.com/entry/철도는-어떤-소유구조를-가져야-하는가
    http://inspector.tistory.com/entry/철도에서의-경쟁

  25. !@#… 저련님/ 그러니까 철통연보를 정기적으로 계속 찾아읽는 것이 이미 사안에 대한 관여수준이 비범한거죠; 게다가 ‘다른’ 철덕이라는 말로 철덕 커밍아웃을 하셨습… (핫핫) 위의 링크는 물론, 트랙백 보내주신 글을, 앞으로 이쪽 관련 이야기를 여기서 (혹은 다른 곳에서 리플 등으로) 꺼낼 때마다 종종 소개/인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 // 저널리즘이 그런 식으로 논란 안건들을 적극적으로 풀어내지 않는 것에 대한 한탄/질책은, 120% 동의.

  26. 저련/ 철덕 커밍아웃(…)까지 하시면서 귀중한 글 링크해주셔서 저도 감사드립니다.^^

  27. !@#… 저련님/ 옛 선현들의 말이, “오덕의 최상층에 철덕이 있도다” 뭐 그런 비슷한게 있습니다(핫핫)

    쟁가님/ 우리 좀 더 열심히 뽐뿌해서 저련님이 후속글들을 마구 배출하도록 해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