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 서울역 앞 5.18 경축탑 소동.

!@#… 경축 5.18 이라… 음. 사실 논리 자체는… “민주화 항쟁을 경축한다”고 하니 말이 된다.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꺼림칙한 것이, 시민들의 항거로 결국 여하튼 승리를 이루어낸 4.19 와는 달리, 5. 18은 처절하게 짓밟혔기 때문일 터이다. 하지만 그렇게 놓고 보자면 3.1절 경축하는 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음음. 어려운 문제다. 그런 어려운 문제를, 우선 과감하게 탑부터 우뚝 세워놓은 서울시의 만용이 신기할 따름이다. 역시 (어떤 방향인지는 몰라도) 추진력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 개인적으로는, 5.18도 언젠가는 축제의 장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묵념하는 날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유의 정신을 즐기며 광장에서 한바탕 흥겹게 노는 장이 되면 좋겠다. 당시 가족을 잃어야만 했던 그 분들이, 가버린 사람들을 추억하며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지을 수 있는 장. 커다란 독재 허수아비, 억압 허수아비, 폭력 허수아비를 만들어서 화끈하게 불태우고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밤을 밝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무거운 것은 금방 잊어버린다. 괴로우니까. 하지만 그 괴로움을 오히려 즐거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때, 두고두고 기억할 수 있다.

!@#…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전제되어야 할 조건들… 말 안해도 다들 알고 있으리라 본다. 전두환이 29만원 통장을 들이밀며 배째고 있어도 무사한 나라에서, 정형근이 투표에 의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나라에서, “전두환은 개새끼였지만 그래도 박정희는 위대한 분이었지”라면서 열심히 군부독재를 그리워하는 어르신들과 젊은 머저리들이 자아도취에 빠져있는 나라에서, 아직 capcold의 희망은 요원할 따름이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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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thoughts on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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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당시의 대략적인 흐름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다. (링크) 또 당시 광경은, 잔인한 사진이 꽤나 많지만 여기서 볼 수 있다. (링크) 캡콜드는 “5.18도 언젠가는 축제의 장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묵념하는 날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유의 정신을 즐기며 광장에서 한바탕 흥겹게 노는 장이 되면 좋겠다.”고 하면서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두환은 개새끼였지만 그래도 박정희는 위대한 분이었지”라면서 열심히 군부독재를 그리워하는 어르신들과 젊은 머저리들이 자아도취에 빠져있는 나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링크) […]

Comments


  1. [네이버덧글 백업]
    -크로이 – 여전히 암울하군요. 우리 역사란… -_-; 그 역사의 덕을 본 사람들이 여전히 위에서 노니는 나라니까 뭔가 되려다가도 안되는… 2005/05/18 23:47

    – 기린아 – 아마 그럴려면 호남 차별부터 없어져야 할걸요. 호남차별이 없어지고 호남의 생활수준이 올라가지 않는이상, 생활수준의 차이로 인한 문화적 차별에 의해 광주는 ‘잊혀’질 겁니다. 유대인들이 ‘못사는’사람들이었다면 홀로코스트는 아무생각없이 잊혀졌을 겁니다. 2005/05/19 10:12

    – 발파공사 – 2년쯤 전 재취업 교육장에서 만난, ‘의리있는 사나이 전두환을 제일 존경한다’던 50대 아저씨가 생각나는군요.. 2005/05/19 11:51

    – 정석환 – “4월 19일이 아직도 달력에 빨갛게 표시되어있지 않은것을 보면서 우리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느낀다”던 김수영의 말이 생각납니다. 2005/05/19 15:15

    – 객 – 아직 멀었죠. 아직… 2005/05/19 15:31

    – 캡콜드 – !@#… 기린아님/옙. 그런데 호남차별이 사라지기 전에,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몰락해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걱정이라는-_-; 2005/05/20 01:15

    – kay – 그래도 광주는 ‘민주화 항쟁’이죠….천안문은 아직도 ‘사태’….. 2005/05/21 07:39

  2. 탈북자들의 증언록인 ‘화려한 사기극의 실체’를 읽어 보시면 5.18의 실체에 대하여 자세히 아실 수 있을 것 입니다.

  3. 감성과 지성이 어우러지는 어려운 해결방법인만큼 시민들의 동의를 표면적으로라도 얻어서 날짜를 박고..축제의 장으로 만들어가는 방법 등이 있겠죠. 여튼 좋은 글! (에 말도 안되는 리플 다는 사람 누고..서울 가본 사람보다 안가본 사람이 더 잘안다더니)

  4. !@#… nomodem님/ 뻘플도, 그럭저럭 다시 읽을만한 예전 글을 재발굴하게 하는 순기능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