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라도 여전히, 만화를.

!@#… 쿠루쿠루님의 무더위 만화로 식히자!! 에서 트랙백.

연휴에는 종종, 만화 리스트를 써달라고 요구받곤 한다. 역시 만화는 방에서 즐기는 여가의 강자라는 기본 컨셉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해야할지도. 게다가 요즘은 무진장 덥기까지 하다. 무더위가 만화로 식을 리는 전혀 없지만, 적어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에어컨 강하게 틀어놓은 공간 (카페, 은행, 사무실 기타등등) 에 찾아가서 쉽게 향유할 수 있는 지극히 포터블한 즐거움이니까 말이다. 이건 지난 주, 부산일보 기자분 통해서 부탁받은 리스트 + 재미있게 읽는 팁. 어차피 기사화되면 꽤 모양새가 달라질 것 같기는 하지만. 매니악하거나 장르만화에 대한 집착이 적은, 일반 일간신문 독자를 위한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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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읽어볼만한 만화 20선

– 여름이라면, 역시 공포

 아파트(강도영 / 문학세계사) : 다양한 사람들의 엇갈리는 시점이 매력적.
 두 사람이다(강경옥 / 시공사) : 진짜 정체를 놓고 벌이는 심리 서스펜스.
 드래곤헤드(미네타로 모치즈키 / 서울문화사) : 재앙물의 정점.
 펫숍 오브 호러스(마츠리 아키노/ 서울문화사) : 욕심의 인과응보를 그려내는 옴니버스.
 기생수 (이와아키 사토시 / 학산문화사) : 인간에게 포식자 천적이 생겨난다는 것.

– 선 굵은 드라마의 세계

 타짜 1-4부 (허영만, 김세영 / 도서출판 채널) : 도박은 인생의 축소판.
 바람의 파이터 (방학기 / 길찾기) : 최배달의 강함을 추구하는 직선 돌파 인생.
 불의 검 (김혜린 / 대원CI) : 굴곡 넘치는 드라마틱한 대하서사시.
 용주골 (김성모 / 도서출판 청솔) : 비장한 성인정서.
 리얼 (타케히코 이노우에 / 대원 CI) : 장애인 농구를 다루는 감동 드라마.

– 즐기면서, 교양도 좀 쌓아보자

 십자군 이야기 (김태권 / 길찾기) : 현대 문명과 전쟁의 진짜 이유를 찾아나선다.
 만화 십팔사략 (고우영 / 애니북스) : 고전 속에서 배우는 현대적 교훈들.
 마법천자문 (시리얼 / 아울북) : 어른들도 한자 교육에 만점.
 조선왕조실록 (박시백 / 휴머니스트) : 충실함과 재미를 겸비한 조선사 읽기.
 식객 (허영만 / 김영사) : 식문화의 기본을 찾아서.

– 인터넷에서 찾은 보물들

 트라우마 (곽백수 / 애니북스) : 변박자 개그의 매력.
 한국일본 이야기 (정구미 / 안그라픽스) : 교포 2.5세대가 들려주는 두 나라 이야기.
 마린블루스 (정철연 / 학산문화사) : 20대의 또래 취향의 유쾌한 생활사.
 룸펜스타 (고리타 / 시공사) : 백수의 왕.
 순정만화 (강도영 / 문학세계사) : 신파는 아직도 감동적이다.

…덤으로, 여름 휴가철에 만화를 가장 재미있게 읽는 방법이 몇가지 소개한다.

 첫째 만화의 내용에 따라서 읽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어떤 장르의 만화는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휘리릭 넘겨야 제 맛이고, 또 다른 만화들은 하루에 한권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 진짜 감동이 오는 것도 있다. 만약 책을 몇 페이지 넘겼는데 빠르게 읽기에는 너무 복잡해 보인다고 한다면, 재미없다고 덮어버릴 것이 아니라 좀 더 천천히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두 번째는 이야기 정서에 몰입할 수 있을까 한번 따져보는 것이다. 다들 재미있다고 하는 어떤 작품이 잘 이해조차 안된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 만화의 장르법칙이나 문법이 너무 낯설어서 그럴 것이다. 마치 고전 서부극에 익숙한 이 땅의 중년들이 <매트릭스>를 즐기지 못한 것과 같은 이치다. 해결방법은? 그냥 그런 작품은 과감하게 포기하거나, 아니면 그 장르를 더욱 더 의식적으로 열심히 즐겨서 익숙해지는 것이다.

 세 번째는 함께 읽는 것이다. 책이란 기본적으로 혼자 읽도록 만들어진 매체이기는 하지만, 독서의 즐거움 자체는 모일수록 재밌다. 가족이 모여서, 각각 좋아하는 만화를 읽자. 연인이 같이 읽자.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에서는 킥킥대며 웃고, 감동받을 부분에서는 확 감동하는 표정을 지어서 옆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자. 가만히 앉아서 보는 영화와는 달리, 따로 또 함께 같이 읽어나가는 사이에 만화의 즐거움은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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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 만화로 식히자!! 07/26 15:41 쿠루쿠루(enter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