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와 과일 사이의 토마토 – <한국 일본 이야기>[으뜸과 버금]

!@#… 여러가지 이유로, 업데이트가 뜸한 상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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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와 과일 사이의 토마토 같은 – <한국 일본 이야기>

<한국/일본 이야기>는 한 ‘2.5세대’ 재일교포 유학생의 한국 유학 생활과, 이전의 경험 및 유학 과정을 통해서 정리하게 된 한국과 일본이라는 두 삶의 공간에 대한 생각들을 담아낸 만화다. 원래는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 ‘구미의 유학만화’(http://www.koomi.net)에서 연재되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단행본이다. 물론 연재작의 단행본이라고는 하지만,, 캐릭터의 독창성에 대한 지적을 받은 후 거의 모든 원고를 다시 그려냈으며, 책을 위해서 완전히 새로 만든 에피소드도 다수 있기 때문에 단행본으로 보는 것이 충분히 의미있다. 또한 유학생활의 경험담을 중심으로 하여 작년 히트작 <요코짱의 한국일기>와 비슷한 느낌을 줄 수도 있는 원래 연재와는 달리, 단행본은 유학생활 이야기의 비중을 줄이고 중간자, 또는 경계인으로서 바라보는 한일 차이와 관계에 대한 생각에 크게 집중하고 있다.

2.5세대, 즉 2세대 교포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3세대도 아닌 2.5세대인 작가가 경험하면서 살아온 에피소드들인 셈이다. 그리고 이야기하는 방법은 결코 무겁거나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고, 그림일기를 연상시키는 가벼운 듯한 그림체와 무릎을 치게 만드는 일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전반부를 차지하는 유학 이야기와 생활경험에서는 주로 코믹한 에피소드, 오해와 호기심을 위주로 진행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한국의 긍정적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이해와 화합을 강조하는 교훈적인 내용이 되어가는 흐름으로 가는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 수년 전 이 땅의 대다수 편협한 국수주의자들에게 자위행위를 시켜줌으로써 히트를 치고 그 저자를 출세가도로 올려놓았던 출판쓰레기 <일본은 없다> 식의 ‘우리는 잘났다 그 놈들은 변태다’ 식 서술과는 완전히 차원을 달리한다. 일본도 한국도 둘다 애정의 대상이고, 무조건적인 서로 모든 것을 용서해라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는 것의 즐거움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설파하고 있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뚜렷한 메시지를 위해서 진행되어 가는 단행본으로서의 완성도를 위하여 버리고 간 잔재미가 적기 않기 때문이다. 연재 당시 돋보였던 몇몇 에피소드들이 단행본의 일관성을 위해서 빠졌고, 대화형 글과 만화/에세이의 혼합, 각종 소식들이 자유롭게 섞여서 유희적 분위기를 잔뜩 자아냈던 홈페이지의 매력은 만화만 선별하여 빼곡이 담아놓은 단행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책 말미의 교훈성이 왠지 닭살스럽게 느껴지는 독자들도 상당할 정도로 전반부 ‘유학생활’ 이야기와 그 이후의 교포 이야기 사이의 연결고리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출판 기획에 있어서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교포는 토마토야. 과일 나라에서 자라온 토마토. 오늘날 나는 과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과일나라에서 토마토를 먹을때는 소금을 뿌리는데, 생긴 그대로를 인정받고 싶었던 토마토는 야채 나라에 갔어. 조국에 간거지. 하지만 야체 나라는 토마토를 과일 같이 취급할 때가 있었다. 게다가… 설탕을 뿌리는 습관이 있었다.”

작가의 아버지가 해주었다는 이 대사가 바로 작품 전체의 세계관을 명확하게 대변해준다. 이런 즐거운 작품을 통해서 토마토가 과일이자 야채로서, 과일과 야채를 이어주는 다리로서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도록 격려를 보낸다.

[으뜸과 버금 2005.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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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원출처는 YMCA에서 운영하는 ‘으뜸과 버금’의 월간 소식지입니다. 좋은 만화를 소개받고자 하는 업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지면의 성격상… 짧고, 주례사 느낌이 강합니다;; 닭살이 돋더라도 참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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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야채와 과일 사이의 토마토 – <한국 일본 이야기>[으뜸과 버금]

Comments


  1. [네이버댓글 백업]
    – 쿠쿠 – 재밌더군요. 책 반응은 어떤지… 2005/08/11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