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저작권의 방향성, 답글 몇가지

!@#… 대안저작권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 관련 한 가지 더. 답글로 달기에는 좀 길어져서, 따로 포스팅하고 트랙백. 앞선 토론과정은 먼저 대안저작권의 방향성, 돈문제를 직시하기(capcold), 대안저작권의 방향성, 돈문제를 어떻게 직시할 것인가?(오병일), 대안저작권과 돈 문제, 약간 더(capcold), 대안저작권의 방향성…추가 토론(오병일)의 순서대로 읽어보시면 됨.


처음 글에서 이야기했듯 제가 조율과 합의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3자(작가-제작자-소비자)가 아니라, 다자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3자는 기본이고, 개별 사안에 따라서 훨씬 많은 주체들이 복잡하게 얽힐 수 있죠(예: 지원사업). 또한 어떤 협상도 “아름다운 테이블”이 아니라, 치열하고 지속적인 타협일 뿐입니다. 자발적으로 협상에 끌어내는 부분, 협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강제하는 부분들이 함께 섞이죠.

– 예로 들어주신 바로 그 최문순 의원의 2009년 법안이 바로 “니들도 내가 마음껏 쓸 수 있도록 동참하란 말야”식 접근의 가장 전형적인 사례였습니다. 공정이용 확대를 강조한 진취적 접근이 좋았으나, 주장의 과정에서 정작 돈 문제와 그것에 직접 결부된 전업창작인들을 논의에서 배제하고 들어가서 심각한 결함을 지녔었죠. 특히 도서관 관련 조항을 당시 현업 창작자들이 얼마나 학을 떼었는지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용자 및 기업과는 다른 스탠스를 가지고 있는 ‘창작자’ 그룹”이 가시화되는 모습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앞서 언급하신 commons운동, 대안적 사업모델 개발이죠. 그것이야말로 2항대립식 설정이 유효하지 않다는 근거가 됩니다.

– 저작권 소송에서 형사처벌을 위한 조건이 영리성과 의도성이고, 솔로몬 법무법인의 경우 합의금 장사를 위해 광범위하게 형사소송 위협을 지렛대 삼는 야비한 수를 썼기에 문제가 된거죠. 또한 잠재적 시장 침해 등에 대해 권리자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불만은, 유튜브의 사례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쳤어’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그 협회가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유튜브와는 냉큼 선사용-후분배 협의를 한 것은 사회적 압박에 개과천선한 것이 아니라, 그쪽이 이득이 된다는 것을 사업적으로 납득했기 때문입니다. 그냥 동네 청년이 올린 영상물이 수백만뷰짜리 광고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했고 그것에서 윈윈이 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합의된 것이죠.

– 개별 창작자의 입장을 대변할 집단의 조직화는 중요하고, 저는 그 측면에서는 주욱 길드형 노조를 주장해왔습니다. 다만 그게 만들어진다고 해도 그들이 commons를 지향하거나 저작권 바깥의 대안모델을 찾아나서거나 하는 식으로 움직이는 부분은 매우 적을 것이며, 대체로 금전적 대우와 복지권한, 저작재산권 권리 확대에 대한 것이 될 것입니다(그게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 마이크로페이먼트, 소셜페이먼트, 후불제 모델 일반의 아직 모호한 주류적 성공 가능성과 매우 뚜렷한 한계에 대해서도 적절한 계기가 생기면(원고의뢰라든지) 따로 한 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Copyleft 2010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PS. (추가 참조) 그 후 논의 전개:
대안저작권의 방향성, 돈문제를 직시하기(capcold)
대안저작권의 방향성, 돈문제를 어떻게 직시할 것인가?(오병일)
대안저작권과 돈 문제, 약간 더(capcold)
대안저작권의 방향성…추가 토론(오병일)
대안저작권의 방향성, 답글 몇가지(capc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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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다시한번 답변에 감사~
    최문순 의원안 정도를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로 드신다면, 과연 저희가 전업창작자들의 입장을 반영해서까지 의견을 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드네요. 공정이용을 확대할 여지가 거의 없어지니까요. 사실 권리자 입장에서 자신의 이익이 0.1%라도 손해볼 일에 굳이 찬성할 이유는 없겠죠. 저희는 이용자 관점에서 우리의 논리를 개발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즉, 사회적인 3자 테이블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이용자 입장에서 얘기할 사람이 있어야 하겠죠. 어차피 권리자 입장에서 주장하는 사람은 많고 많으니까.

  2. !@#… 오병일님/ 예, 중요한 부분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누가 어느 범위/입장까지 이야기해줘야 하는가의 문제가 있습니다. 마치 노조의 싸움이 경영의 모든 측면을 고려해줘야 할 필요가 없듯이, 예를 들어 ‘인터넷주인찾기’나 ‘정보공유연대’ 같은 모임이라면 이용자 입장만을 반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봐야죠. 반면 제 경우는 이미 만화연구가로서 창작자와 지원기관, 출판사들 사이에서 조율점을 찾는 입장에 있고, 미디어연구가로서도 ‘전체 판’을 그려내며 결국 세부정책을 제안해야할 과제가 있기에 이런 식의 이야기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3. 제가 사업하는 입장에서도 늘 고민되는 문제입니다. 답을 알고 있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풀어주려면 2박3일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작권을 대하는 사람들의 ‘공통’의식이란 것이 존재하지도 않는 마당에 이들에게 저작권을 대하는 공동의 행동을 기대한다는 것도 참 힘들죠. 아침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4. !@#… 그만님/ 바로 그래서 가장 기초적인 인식, 가장 기저에서 서로 동의할만한 바들을 밑바닥부터 다지는 작업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좀 해보고 싶은데… 그걸 사람들이 지겨워하지 않고 읽을만하게 설명글을 만들어내기도 참 쉽지 않더군요;;; // 링블로그의 팀블로그 실험, 성공을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