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만담토크쇼 Stephanie Miller Show 공개생방송

!@#… 금요일, Stephanie Miller Show 공개생방송을 보고 왔다. 라디오 라이브가 아니라 거의 락공연을 방불하게 하는 엄청난 열기. 강력한 좌파만담토크쑈라는 특징과 자유주의-진보주의 성향 강한 매디슨이라는 도시가 만나서 만들어진 천혜의 조건이 만들어낸 에너지.

!@#… 우선 간단한 프로그램 소개. 이 라디오 프로는 문자 그대로 좌파적 정치성향으로 가득하며, 그 모든 이야기를 신랄한 풍자와 비판으로 풀어내며, 유머감각으로 중무장했으며, 전체가 노래 틀며 말하며 시간 허비하지 않고 순전히 말만 뱉어내는 ‘토크쑈’다. 진행자는 사십대 중반의 처자 스테파니 밀러.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아버지, 즉 극강 보수 정계 가문의 딸내미로 태어났으나 크게 탈선(?), 개그와 방송 진행에 능해진 특이한 인생역정의 소유자. 이 사람이 프로를 강력한 포스로 진행하며, 그 옆에는 성대모사의 달인 Jim Ward라는 사람이 각종 정치인 패러디로 운을 맞추어 준다. 여기에 감초격으로, 사이사이에 각종 개그 소리효과 및 그보다도 더 개그스러운 보수파들의 발언들을 넣어주며 가끔씩 한마디씩 거드는 피디 아저씨 Chris Lavoie (이 사람은 라이브에는 같이 움직이지 않고, 스튜디오에서 원격참여). 주로 공화당의 멍청한 정책, 보수층의 바보같은 생활방식들에 대한 풍자적 비판과 진보성향 움직임에 대한 열렬한 지지로 이루어진 프로. 정치인들을 흉내내고 까는 거야 뭐 그렇다치더라도, 부활절날 아침방송에 “그런데말야, 부활절 토끼라는거 따지고보면 이교도적 풍습 아냐?”라고 천연덕스럽게 찔러버릴 수 있는 것은 천부적 재능이라고나. 이 계열에서는 문자 그대로 떠오르는 스타. 공식 사이트는 여기.

!@#… 여튼 그런 프로가, 이번에 이곳 매디슨에 라이브를 하러 온 것이다. 여기는 스타보수논객 Billy O’Reilly가 사탄의 자식들이라고 칭했을 정도로 자유주의-진보주의 성향이 강한 곳인데다가(그래서 이번 라이브에 많은 시민들이 사탄 뿔 모양 머리장식을 하고 방청을 왔다…그래 우린 사탄의 자식들이다 어쩔래, 하는 만담 정서), 최근 가장 개가를 올리고 있는 진보성향 상원의원이자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경선에 출마선언한 파인골드의 홈그라운드이기까지 하다. 그러니 뭐 분위기 끝내주지. 아침 8시부터 하는 방송이었고 7시부터 입장 시작이었는데, 당연히 만석. 문자 그대로 남녀노소, 이성애자 동성애자 할 것 없이 열광.

!@#… 좌편향이고 진지한 내용들을 주욱 다루면서도, 유머와 풍자정신으로 대중성을 확보하기. 한마디로 ‘즐거운’ 좌익. 보수주의자들보다도 더 엄숙한 진보들이 스스로의 앞길에 장애물을 던져넣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 반드시 참조해서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포맷의 방송이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라는 말 이상으로 임팩트가 있는 것, 그것은 바로 “다 즐겁자고 하는 짓인데” 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당일 행사 사진들 모음

 

(2006.5.23 일부내용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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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thoughts on “좌파만담토크쇼 Stephanie Miller Show 공개생방송

Trackbacks/Pings

  1. Pingback by capcold님의 블로그님 » Blog Archive » 좌파 라디오의 극적 승리 [한겨레21 642호]

    […] PS. 한겨레21에 실린 초고를 보낸 후 발견한 바, 내가 좋아하는 스테파니 밀러쑈는 알고보니 에어아메리카 제작이 아니었더라는… 워낙 대다수 에어아메리카 가맹채널에서 이 프로를 편성해넣고 있는데다가 성향도 딱이라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뭐, 이런 프로를 만드는 회사가 여럿 있다면 더욱 좋은 일. […]

  2. Pingback by Nakho Kim

    @flyhendrixfly (대뜸) Stephanie Miller Show요. http://t.co/xDruLps 미국기준의 '좌'인지라, 좀 더 래디컬해도 될텐데 싶은 부분도 있지만.

Comments


  1. 아침 출근길에 재미있게 듣고 있는 프로그램이죠. (사실은 끝날때 약간만 듣게 되고, 이어지는 Al Franken Show를 들으며 고속도로를 달리는게 보통) 90년대초에는 TV에서 하는 각종 stand-up comedy 프로그램에서 Stephanie Miller를 자주 봤던 기억이 있군요. (그리고 Jim Ward만 언급하시면 “Boy Toy” Chris Lavoie가 섭섭해할듯.)

  2. !@#… Dreamlord님/ Chris가 라이브에는 같이 안오고 스튜디오에서 원격참여만 해서(하기야 사운드 박스를 통째로 들고 올 수는 없는 노릇이니…) 잠깐 빼먹었습니다. 이런 실수를…;;(바로잡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여기 중부시간대 기준으로는 8시부터 11시라서 딱 좋은 시간대인데, 서부해안쪽은 훨씬 빠르겠군요.

  3. 이쪽방송국에선 Stephanie Miller가 6시부터 9시, Al Franken이 9시부터 12시, Ed Schultz가 12시부터 3시, Randi Rhodes가 3시부터 7시, Janeane Garofalo와 Sam Seder가 7시부터 10시까지죠. (이 내용을 찾아보지도 않고 순전히 기억으로만 썼다는 사실에 저자신도 경악)

  4. capcold 만담 토크쇼 같은것도 나중에 생기면 좋겠어요.(농담아님)

  5. !@#… Dreamlord님/ 예, 순서는 같고 두 시간씩 차이가 나는군요. 그보다 그 기억력에는 저도 같이 경악해드리고 싶습니다. :-)

    !@#… nomodem님/ 아니 그런 비밀 프로젝트를 벌써 발설하시면… (삐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