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오 원코인 피겨 세트 북미판 [The Big O]

!@#… 특별히 ‘한정판’ 개념으로 나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레어 아이템은 나올때부터 레어 아이템이 아니다. 단지 여러 이유로 어느 순간부터 구하기가 힘들어졌는데, 그 아이템의 매력이 하필이면 그 이후에 재발견되는 것일 뿐. 그런데 레트로풍 거대로봇 액션 애니 ‘빅오’는 어째 관련상품마다 레어가 되는 기구한 운명을 지닌 바 있다. 반다이에서 출시한 MC 상품 라인의 첫 타자가 바로 빅오였음에도 저작권 문제 때문에 지금은 수집가들의 주머니를 터는 레어가 되어있고, 또 코토부키야 회사가 막강한 실력을 발휘한 원코인(500엔, 즉 동전 하나로 살 수 있다는 의미의 작명) 피겨 라인의 야심작 빅오 피겨 역시 마찬가지 운명이었다. 하기야 작품 자체가 대중적 인기도, 모에 추구 오타쿠들의 열광도 얻어내지 못했으니 당연한 것인지도. 아무리 높은 퀄리티의 작품이라도, 배트맨과 자이언트로보의 조합에 열광하는 하드코어들은 시장을 형성할 만큼 많지 않으니까.

!@#… 자고로, 레어 아이템 입수의 왕도는 단 두 가지다. 타이밍 아니면 돈지랄. 물론 돈지랄은 capcold와는 전혀 관계 없기에, 타이밍을 노리며 살아왔다. 하지만 어쩌다가 한번은 제 3의 길이 열리는 경우가 있다. 바로, “뜻밖의 재출시”. 하지만 보존된 금형에 플라스틱만 부어넣으면 되는 인젝션 프라모델과는 달리 원래 피겨는 대량 생산 수공 도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재출시에 대한 희망 따위 버리는 것이 속편한 일이다. 아니 그런데, 기막힌 일이 일어났다. 빅오가 일본보다는 오히려 북미지역 오타쿠들을 열광시켰던 것에 착안, 코토부키야가 빅오 원코인 피겨 세트를 무려 북미판으로 재출시한 것이다! 그것도 원래 출시 가격인 개당 500엔에 준하는 착한 달러 가격으로. 세배 넘는 웃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던 것에 비교하자면 참 굴러들어온 복이라고 밖에. 냉큼 이베이에서 하나 구했다. 자, 리뷰 시작.


…전 8종, 4개 들이 2종류로 나왔다. 중복 없는 세트를 사기 위해 웃돈을 주는 불편함도 없다!

…전체 진열. 로봇 4, 피겨 3 (도로시와 집사는 같은 피겨에 같이 들어있음), 자동차 1.

…주인공 로봇, 빅오. 조형 품질이 아주 끝장이다. 중국 5천년의 신비와 15억 인민의 힘이 담겨 있는 도색 상태가 참 흐뭇. 하지만 MC키트보다 좀 날씬한 감이 있다.

…위에서 본 각도. 리벳 표현이 뛰어나다.

…뒷모습. 역시 좀 호리호리. 꼭 MG 사이사리스 같은 느낌이랄까?

…주먹. 이 로봇, 대체로 적들을 주먹으로 팬다.

…오픈 모드! 희대의 가동 피겨! …라는건 농담이고, 원래는 7종 + 시크릿 1종 세트로 일본에서 출시되었던 당시 시크릿이 이녀석. 빅오, 무기 오픈 모드. 이런 거 말고 빅 파우를 넣어서 빅 3총사를 구비하게 해놨어야지! 버럭! 뭐 하기야 이게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빅 파우가 아직 큰 활약을 안하는 1기 시리즈를 기준으로 만든 거니까 어쩔 수 없지만. 문제는 인기가 없어서 2기 피겨가 안나왔다는게 문제지.

…빅 형제의 공중전 전용, 빅 듀오. 묵직하다.

…도로시 1호. 이 못생긴 녀석보다 빅 파우나 좀 만들어 주지…

..검은 옷의 네고시에이터 팀. 로저는 당연히 단독인데, 집사와 R도로시는 한 피겨에 같이 들어있다. 즉 집사 아저씨는 덤이라는 말. -_-;

…협상하다가 안풀리면 빅오로 밀어버리는 완전 야매 협상전문가 아저씨와, 구우 사마와 맞먹는 시니컬 포스의 다크 안드로이드 소녀, 과거가 심히 의심스러운 집사 할아버지.

…아쉽게도, R도로시양은 가까이서 보면 ‘누구냐, 너’ 버전. 흔히 연예인들에게 디씨인들 말하길 “캡쳐 앞에 장사 없다”라곤 하지만, 피겨에 있어서는 “클로즈업 앞에 장사없다”라는 말이 종종 성립되곤 한다.

…슈바르츠발트. 역동성, 악마적 미소, 등등 이번 세트의 최고 조형.

…자동차. 스타일리쉬한 건 좋지만, 아마 랜덤 박스 가운데 빅오 뽑으려고 500엔 주고 샀는데 이 차가 달랑 나오면 사람들 많이 좌절했으리라.

…리무진들의 얼짱각도.

…집사는 치워버리고, 로저와 R도로시 투샷.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애니 속 커플.

…그도 그럴 것이, 은근히 제멋에 겨운 마이페이스 느끼남과, 차갑다 못해 아예 로봇인 시니컬 미소녀의 조화라는 건 굉장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꽤 자주 역전되는 주인과 메이드 관계.

…마주보게 하면, 시선이 묘하다. R도로시가 뭔가를 보고 비웃는 듯한… -_-;

“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이돌 밴드, 슈바르츠발트와 멘인블랙이랍니다! 렛츠 댄스!”

“…바보들.”

…대략 크기는 이정도. 표준 잣대, 요츠바 출동!

…요츠바에게 검은 옷을 만들어 입혀서 세트를 맞출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찰칵.

!@#… 여하튼 오늘의 결론. 세계는 넓다. 재출시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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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빅오 원코인 피겨 세트 북미판 [The Big O]

Comments


  1. 쿵쿵쿵..우르르르. 그들이 오고 있어요. 북미지역 오타쿠들이 이 블로그로~

    농담입니다. 전 정말 요 근래 피겨로 나온 사이보그 009와 아톰 시리즈(연기와 불꽃 바람에 날리는 머플러 표현등)를 보면서 감탄 또 감탄했었는데 같은 제작사가 맞나요?

  2. !@#… nomodem님/ 사이보그009 6종세트(이 블로그에서 전에 요츠바랑 포스트에서도 소개), 또는 KT 시리즈라고 나온 아톰의 경우는 피겨 업계의 막강 명가 ‘카이요도’의 작품입니다. 고토부키야는 젊은 도전자 정도라면, 카이요도가 부동의 막강 챔피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