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공간으로서의 온라인에 필요한 정책에 관하여

!@# … 이미 밝힌 바지만, c모는 인터넷 자유 관련 정책을 전문으로 하는 후보로서 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에 도전장을 내민 리수령(일명 이승환)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다지 현명하게 설계되지 않은 선발 과정 속에서, 2단계에서 멈추게 되었다. 뛰어 준 리수령, 함께 도운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그리고 어떤 형식이 되었든 또 다음 기회를.

!@# … 그런데 나는 애초에 그가 당선되면 확보되는 입법 교두보를 통해 무엇을 실현하고 싶었던 – 아니 여전히 하고 싶은 – 것인가. 일종의 큰 그림에 대해 조언했던 내용들을 (약간 문장 다듬어) 공개해둘 필요가 있다.

*기본 방향.

가장 기반이 되는 인식은, 온라인 정책을 정치권이 늘 해왔듯 산업 정책의 영역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일상적 사회 생활과 문화의 시점에서 접근할 때가 한참 지났다는 것이다. 사회적 공간으로서 온라인에 필요한 정책을 어떤 식으로 접근할 것들인가. 하드웨어 개발이나 망을 까는 것 같은 직접적 산업 지원 부분은 우선 별도로 하더라도, 사회적 삶의 질을 위한 제도적 방향성으로 필요한 것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다분히 좌파적인) 욕심은, 온라인을 통한 좀 더 합리적인 민주제 사회를 유도하는 것이다. 즉 온라인의 진보적 활용이라는 목표다(물론 민주제에 대한 기여를 중심에 놓는다고 하면, 일자리, 문화 등 여러 분야까지 당연히 파급이 미친다).

*범주화.

구상해왔던 바는 3개 범주를 놓고, 그 안에서 각각 3가지 개별 목표를 놓는 3*3 모델이다. 그간 이미 수많은 활동가들과 개인들이 제기하고 무언가 움직여온 내용들을, 그런 지향을 위해 효과적으로 범주화시킨다는 의미의 ‘모델’이다. 우선 1.기본 정보 인권을 확보하여 바탕에 깔아야 하고, 2.더 자연스럽고 다양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판을 정비하며, 3.그 위에 공공 정보와 시민커뮤니케이션 등을 직접 강화하는 접근이다. 세부적으로는 이렇다.

1. 정보 인권
: 온라인에서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볼 수 있는 근본적 사회적 권리 보장. 평등권, 자유권 같은 맥락으로 접근할 부분이다.

1.1. 보편접속권
– 정보망에 대한 평등한 접근을 보장하는 것. 디지털 디바이드 문제, 공공 접속, 통신 접근성 보장, 차단 최소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 규제로서의 셧다운제 외 여러 가지가 이쪽 주제에 묶인다.

1.2. 프라이버시
– 모든 것이 정보화되고 정보망에 과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자기 정보에 대한 자기 통제권을 가지는 것. 감시 반대, 실명제 문제, 주민등록번호제 문제, 개인 데이터 일정 기간 후 의무 삭제(기업도, 경찰도, 누구도) 등 여러 가지가 포함된다.

1.3. 표현의 자유 보장
– “사상의 자유시장”으로 접근하든, 자기 표현을 통한 자아 실현으로 접근하든, 표현의 자유는 사회적 발전 동력의 기본이다. 여기에는 사이버명예훼손, 국가보안(을 빙자한 코걸이)법 문제, 각종 문화적 심의/검열 문제와 중재 방식에 대한 고민, 선거법 상의 규제 등의 사안들이 들어간다.

2. 사용권
: 가급적 누구도 체제적 편향에 의해 주변화되지 않고, 합리적으로 콘텐츠를 사용해낼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정비하기 위한 권리다. 보편 인권보다는 좀 더 특화된, 최대한 절대적 보장보다는 합리적 조율이 주가 되는 층위.

2.1. 저작권/공정이용
– 저작권(재산권, 인격권 둘 다)과 공정 이용을 하나의 세트로 늘 묶어서 접근해야 한다. 창작자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고, 사용자들도 손쉽게 새로운 창작자가 되도록 해주는 전향적 보상과 리믹스의 관행들을 목표로 세부 조절을 해야 한다. 한미FTA의 관련조항부터, 지재권 일반의 추세에 대해 비판적 견제와 재설계가 필요.

2.2. 중립과 표준
– 누구나 밀려나지 않고 사용하여 더 많은 의외의 혁신을 이루게 하기 위해서는, 망중립, 웹표준성, 검색공평성 등 상당한 level-playing ground를 정책적으로 유도해내야 한다.

2.3. 콘텐츠 공정 거래 유도
– 만들어지는 각종 콘텐츠(뉴스든 사소한 대화든 UGC든 뭐든)를 온라인 서비스들 사이에서 유료든 무료든 거래할 경우, 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포털과 언론사들 사이 00년대 내내 시끄러웠고 결국 뉴스 생태계 변화에서 저널리즘 퀄리티를 하락시킨 그 난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혹은 현행 유튜브처럼 사용자와 기업이 광고수익을 나누며 윈-윈을 하려면.

3. 공공 활용
: 데이터와 온라인망을 도구 삼아, 사회 거버넌스 과정에 합리적 참여. 가장 직접적으로 민주제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이다.

3.1. 데이터 기반 행정 투명성
– 세밀하고 표준화되고 풍부한 실시간 행정 데이터를 널리 쉽게 가용하도록 공개 방식을 구축하여, 투명성과 혁신 가능성을 높이는 것. 데이터에 기반하여 참여예산제의 확대, 행정감시 강화 등 여러 토픽 포함.

3.2. 공공데이터 활용 지원
– 공공데이터를 그냥 공개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많은 이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기발한 활용법을 더욱 보급하도록 유도해내야 한다. 여기에는 로데이터, 시맨틱웹 같은 개념이 필수고, 연구 지원, 경연대회 및 기타 여러 동기부여 방식들을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3.3. 온라인을 활용한 시민참여 제도강화 및 관련 교육
– 온라인을 민주제 교육의 터로, 현실적 반영으로 연결되는 소통의 터로, 풀뿌리 거버넌스의 인프라로 더욱 적극적으로 키워내기 위한 정책적 장려다. 각 지역커뮤니티 소통 생태계를 연구 평가하여 구조 개선, 전자민의수렴(타운홀미팅이든 투표든)의 합리적 제도화, 공공 사업의 인터액티브 온라인 공청회 의무화 등 이쪽은 아주 본격적으로 신나는 – 그리고 기득권 러다이트들의 저항이 예상되는 – 영역.

보다시피 위의 3개 범주는 병렬적인 것이 아닌 하부, 중부, 상부 구조다. 1정보인권과 2사용권 없이 3공공 활용은 겉치레에 지나지 않고, 1정보인권 없이 2사용권을 논하는 것은 명백한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느긋하게 순차적으로 할 것도 아니라, 그냥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지금껏 1정보인권은 ‘정보운동’, 2사용권은 업계와 사용자 일각의 대안적 목소리들로, 3공공활용은 정부2.0 같은 키워드로 행정학 쪽에서 여러 토픽들로 이야기되어왔던 만큼, 내용들을 끌어들여 체계적으로 결합하면 된다.

이런 틀을 정책의 기본 흐름으로 박아 넣은 상태에서, 필요한 만큼씩 다른 IT 소프트산업 지원, 온라인 미디어 산업 정책들을 연동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관에서 펀딩하는 IT신기술 지원의 기본은, 표준 모델을 제안하고 프로토타입 개발 후 소스를 오픈하는 것이어야 한다. 위피 탑재 의무화 같은 갈라파고스 닭짓은 이제 그만하고. 또 다른 예로, 온라인 콘텐츠 공정 거래는 광고수익 배분 유도 등 금전 관계 뿐만 아니라 소스 명시와 세부적 태깅 유도까지 나아가면 더욱 많은 혁신의 바탕이 되어준다.

어떻습니까. 재미 있는 세상이 될 것 같지 않습니까.

!@#… 뭐 대충 이런 기본틀을 조언했고, 날고 기는 전문적 식견을 지닌 현장 전문가분들이 채워주시고 계시던 풍부한 각 사안별 내용들을 구조화하고 있던 중이었다. 우선 비전과 내용들을 세상에 더 펼치기 전에 ’10분 면접’으로 승부가 나는 관심법 쩌는 후보수 줄이기 프로세스에서 리수령의 중도 후보 탈락이라는 잠시의 암초에 걸렸지만, 뭐 그간 모은 자료가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하니 뭐 또 재밌는 일이 생기겠지 싶다(사실 이미 논의 중이다). To be continued.

 

PS. 비단 온라인 관련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여러 사안에 대해, 리수령을 돕고자 인터넷주인찾기 및 기타 온라인 활동망으로 연결된 각 전문 분야 고수들이 십시일반 방향성/실현성 높은 식견들을 보태주셨고, 그것이 협업 통해 가득 축적되는 무척 흥미로운 과정이 있었다. 이 인지잉여(!) 싱크탱크가 가능했던 과정을 잘 분석하여, 계속 발전시켜볼 가치가 매우 높다.

Copyleft 2012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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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binrocker 뭐, 그런 식의 동시대적 정보인권 감성 같은게 결여된거죠. 더욱 더 제가 지지하던 모 청년후보의 http://t.co/nE1k6kO3 중도탈락이 아쉽습니다. @a_hri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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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댓글이 사라진 SNS 시대에도 이런 좋은 글엔 댓글 한방~! : )
    예전엔 캡콜사마의 3*3이 (왠지 모르게 별로) 매력적이진 않았는데(그 때 제대로 읽지 않은 듯?), 이 글을 읽으니 아주 매력적인 구성이네요. ㅎㅎ

  2. !@#… 민노씨/ 3*3이라는 임시 명칭이 워낙 관료티 쩔게 구려서 그렇다고 봅니다(핫핫). // “댓글이 사라진 시대” 아주 날카로운 표현입니다. …라기보다, 캡콜닷넷에만 갈수록 댓글이 사라지는게 아닐까 늘 좌절중이었습…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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