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선 단상

!@#… 그다지 정연한 주장도 활기찬 이야기도 아니라서 지난 11월말에 G+에만 남긴 내용이지만, 본진에 따로 대선포스팅이 너무 없는 것도 역시 좀 이상하니 그냥 옮겨온다.

(여기서부터 셀프 펌)

너무 뻔하기 때문에 별로 궁금해할 분도 없겠지만, 이번 대선에서 (현재까지) 내 예상 투표는… 박근혜보다는 문재인이 당선되기를 기원하며, 노동후보 김소연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

박근혜야 처음부터 논외고, 문재인은 이전 참여정부와 노동정책에서 어떤 식으로 더 전향적 모습을 보일지 큰 기대를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실현방안이 미숙하더라도 선명하게 그쪽을 이슈화한다면 비록 군소후보라 할지라도 표를 받을 자격은 있다.

그래서 마이너리그(…)의 진보성향 후보들 3인. 우선 통진당 이정희는 NL>>>진보이므로 처음부터 논외.

남는 건 사노위가 추대하고 진보신당이 지지하는 김소연, 그리고 진보신당 내 (구)사회당계와 탈당인들이 지지하는 김순자. 그런데 왜 김순자가 아니냐하면, 조직화의 전망 때문. 한창 진보신당의 대선전망이 미스커뮤니케이션 속에서 엉망일 때 너도나도 앞서나가 김순자씨를 전망 없이 먼저 섭외질한건 모두 반성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결국 단독출마하는건 약점이 너무 많다. 우선 당선 실패 이후(…아무래도, 실패하겠지) 조직화의 전망이 희박하다. 특정인들의 메시지를 뿌린다 말고, 정치세력화할 전망이 과연 무엇인가. (구)사회당계 인원들이 붙어서 기존 사회당 정책들을 이어주었기에 그걸 얼만큼이나 말이 된다고 생각하고 지지하는지와는 별개로 솔직히 좀 부러운 점이 있지만, 조직 전망이 없는데 지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안철수의 핵심 약점이기도 했다.

결국 남는건, 여전히 내가 당원인 진보신당이 공식 지지하는 김소연. 짜증날 정도로 맨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며 지지부진하지만, 여하튼 다시 아래에서부터 노동자들, 좌파 조직들을 규합하려는 첫 구심점이니까. 그런데 문제는, 주변에 김소연을 찍으세요라고 권장하기는 참 쉽지 않다. 정치가 아닌 투쟁을 하겠다는, 강령만 날아다닐뿐 노동 이외에는 많은 영역의 정책이 아주 뜬구름이거나 헛발이거나 사실상 공란인(국회의원은 원포인트가 가능하지만, 대통령에게는 심히 곤란하다) 후보를 지지하라고 주변인들에게 어떻게 진심으로(…이 말, 이번 국면에 참 남용된다) 권유하겠는가. 진보신당이 주체가 아닌 상태인데다가 여러 주체들 간에 조율하려면 정책을 뚜렷하게 개발하여 강행하기가 더 힘들다는 점은 알겠지만, 그리고 지난 노회찬 서울시장 선거 당시 같은 고퀄 정책개발은 흐지부지한 현 진보신당에서 재현하기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겠지만, 퀄리티 이전에 퀄리피케이션 차원에서라도 정책틀거리의 완성도는 필요하다. 그런데 그것도 못한 상태에서 나온 것.

!@#…정치에 관심이 덜하거나 쉽게 감정적으로 환멸하는 성격이었다면, 이건 투표 포기감의 상황이다. 투표소까지 3시간 운전해가는 수고도 덜고 말이지. 그래도 결국 조금이라도 더 지지할만한 구석을 찾아, 어쨌든 노동을 회피하지 않는 명실상부한 진보의 어젠다를 정당정치의 틀에서 구현하자는 국민승리21 이래 15년된 흐름이 다시금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아 물론 정의당이 참여당계가 들고온 독소를 제거하고 거듭날 가능성을 높지는 않아도 제로로 치지는 않는다) 내 표는 기여하게 될 예정이다. 결국 감동도, 확실한 차가운 합리성도, 멋대가리도 없는 선택이다. 앞으로 3주간, 선택을 바꿀만한 좋은 일이 일어나면 좋겠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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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콜드님의 생각 대부분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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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godsofchaos 이왕 그럴꺼면 5번 http://t.co/5I2yDBUU (…) @straylittlela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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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름대로 선거독려: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의식을 지닌 이들은 노동후보를 지지하면 되고, 아직 그 정도까지는 고민해본 적 없는 이들은 문재인 후보로 우선은 타협보는 정도가 적정선이겠죠." http://t.co/5I2yDB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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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modifier 그건 딜레마가 아니라 착시입니다. 앞선 링크의 댓글 http://t.co/qP8FAAOK 혹은 몇년전에 썼던 비지론 관련글 참조… http://t.co/BkppD4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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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식'이라는 용어를 당연히 계급/노동자의식의 준말으로 (예:의식화 교육) 쓰는 것에 익숙하다보니, 의식이라는 말을 무슨 윤리나 학식의 서열척도 비슷하게 여기시는 분들의 용례를 까맣게 무시했다. http://t.co/jubPOhon

  11. Pingback by Nakho Kim

    선거운동 기간 한도 내에서, 마지막으로 제 입장이나 한번 더: http://t.co/5I2yDBUU (리플대화도 함께). // 혹은 투표 자체에 대해서는 그냥 옛날글로 대신하니 현재 사안들로 바꿔 읽어주시길: http://t.co/26Sm8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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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제 주변에도 캡콜드 님처럼 김소연 후보나 김순자 후보를 뽑으실 의사를 표현하신 분들이 꽤 있어요. 저는 캡콜드 님 생각에 동의하는 부분도 많지만 문재인 후보에 제 표를 행사했구요. (저도 해외에 있어서 부재자 투표). 제 생각은 이번처럼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선, 그래도 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중에 제가 판단하는 생각이나 정책반응과 덜 차이가 있는 사람을 뽑자는 것이였어요. 문재인 후보가 참여정부의 한계를 뛰어 넘기 어려울 거라고 보시는 의견은 잘 알겠으나, 저 같은 경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우리 사회에 가져올 차이가 적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입장인데요. 두 후보간 정책의 차이도 물론 있지만 국가 철학(?), 시대정신적인 차원에서도요. 이런 상황에서도 저는 딩선 가능성이 없는 후보에게 한표를 주는 것이 맞는 일인지 고민하게 되었었구요. 예전에 2000년 미국대선에서도 플로리다 주에서 랄프네이더의 득표율과 관련해서 논쟁이 많았지 않습니까? 이에 대한 캡콜드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2. 그리고 덧붙이자면, 군소후보의 정책 이슈화를 지지의 한가지 근거로 언급하셨는데요.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그런 정책의 이슈화 차원에서도 엄청난 후퇴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있지 않습니까? 물론 문재인 후보 측에서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으로부터 어떻게 넘어설지 뚜렷한 그림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에도 회의적인 점 또한 동감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가져올 후퇴를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위의 댓글 중 오타 정책반응 –> 정책방향 으로 수정합니다).

    • !@#… justin님/ 굵은 질문들이군요. 뒤져보면 비슷한 이야기를 한 예전 글이 있겠지만, 그냥 간단히 갑니다.
      – 박근혜가 되는 것보다 문재인이 되는게 낫다는 것은 이미 본문에 언급했으니 생략합니다.
      – ‘당선 가능성 없는 후보에게 한 표를 주는 의미’는 간단합니다: 그 표 조차 없으면 안 그래도 없는 밑천에 아예 제로부터 다시 시작이니까요. 당선되라고 보내는 표도 있지만, 죽지말라고 보내는 표도 있습니다(…)
      – 제3후보가 표를 가져가서 졌다 이론(‘네이더 스포일러론’)에 대한 생각이라면, 투표율이 100%라서 제로섬게임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고작 70% 언저리에서(기적이 나면 80%?) 이야기하기에는 궁색한 이론이라고 봅니다. 군소후보C를 지지했기에 자유주의후보B의 표를 “빼았아간” 것이 아니라, 그냥 군소후보C를 지지한거죠.

  3. 우선 답글 감사드립니다.

    당선가능하지 않은 후보에게 표를 주시는 의미로 말씀하신 부분은 그 의미에 대해서는 굉장히 공감이 많이 갑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말씀하신 랄프네이더 스포일러론을 단순히 궁색한 이론이라고 하시는 것에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 2000년 대선 당시 부시가 선거인단 25 명이 있는 플로리다에서 불과 오백몇십표 차로 고어를 이기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네이더가 십만에 가까운 표를 가져간걸로 알고 있습니다. 결과는 부시의 승리였죠. 이건 무슨 이론이라고 할 건 아니지만 박빙의 선거에서는 그냥 empirically 가능한 결과 아니겠습니까? 한국과 미국의 대선 시스템 자체가 틀리다 해도, 그리고 대선 지지자 여론조사가 문제점이 없지 않다 해도,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안에서 나오는 지금 상황에서, 한국에서도 아주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00%와 70-80% 선거율 차이를 들어 궁색한 이론이라고 하신 부분은 납득이 잘 안되네요.

    물론 말씀하신대로, 그 표도 없으면 죽을 군소정당에 그 마저 주지 않는 다는 것에 저 또한 불편한 마음이 있습니다. 정당정치 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하구요. 그러나 행여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지금의 입지조차 줄어들 것을 생각하면, 걱정이 됩니다.
    다르게 생각하신다면 조금 더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justin님/ 스포일러론의 문제를 약간 평이하게 쓰면 이런겁니다: 그 오백여표 차이를 넘어설 지지투표자를 왜 반드시 네이더 지지자들에게서 뜯어내야한다고 전제하냔 말이죠 – 투표 안 한 40프로 남짓 시민들 가운데 설득하는게 아니라. 네이더지지자는 고어의 기본 표셔틀이라는 식으로 기본전제를 잘못잡은 이론인겁니다.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지금의 입지조차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만, 표를 아예 안 주면 줄어들 입지도 없이 그냥 동력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그게 (비단 정당에 한정짓지 않고) 벼랑끝에서 싸우는 이들의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의식을 지닌 이들은 노동후보를 지지하면 되고 아직 그 정도까지는 고민해본 적 없는 이들은 문재인 후보로 우선은 타협보는 정도가 적정선이겠죠.

  4. 어떤 의미인지 잘 알겠습니다만, 저와 같은 염려를 하는 많은 사람들의 기본전제가 반드시 네이더 지지자가 고어의 기본 표셔틀 이라는 전제에서 시작한건 아닐 겁니다. 미국 2000년 대선 후에, 좁아진 녹생당의 입지나, 2004년에 지지율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생각하면, 진보세력에서도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한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쓰신 문장은 개인적으로 좀 실망스럽네요. 문재인 후보를 지지/타협 하는 사람들을 일정 수준 이상의 의식을 가지지 못했거나 그 정도까지 고민해본 적 없는 이들로 단정적으로 얘기하신 부분은, 좀 오만하신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나랑 생각이 다르거나 다른 선택을 한다고 해서, 의식수준이 나보다 밑이다, 나만큼 고민해 본 적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서슴치 않고 하시는 분이셨던가요?

    무튼,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 justin님/ 1. 민주당원들이 네이더 지지자들에게 선거패배의 화살을 돌리는 찌질한 결과로 이어졌죠. 2. 위 문장에서 의식은 당연히 그 앞문장의 맥락에서 이어지는 ‘노동자 의식’이고, 노동자 의식은 우열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보다, 어떤 단일척도로서의 ‘의식수준’이라는 것이 있다고 전제하는 것 자체를 피해야 하겠죠.

  5. 1. 결과가 박근혜 쪽으로 나왔을때 그걸 진보 정당 탓이라고 비난하는 것과, 이전에 (다른 나라에서지만) 일어난 일을 교훈 삼아 최악을 막기 위해서 지금은 좀 힘을 모으자 라고 하는 것은 다른 얘기죠. 전 후자를 말하고 있는 것이구요. 박근혜가 근소한 표차이로 당선된다면, 속상하고 안타깝고, 솔직히 좀 진보정당 표에 섭섭한 마음은 들겠지만 그걸 진보정당 탓이라고 비난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예요. 랄프네이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저같은 심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부시 당선이 네이더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찌질이들은 아닙니다.

    2. 맥락상이 그렇다 해도 쓰신 문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게 표현 하셨을 뿐더러, 말씀하신 뜻대로 그걸 노동의식이라고 바꾸신다하여도 문재인 지지자 혹은 타협한 사람은 노동의식이 부족하고 거기까지 고민해 보지 못한사람으로 단정적으로 말씀하신게 변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노동의식이라는 부분이 가치판단 (우열이라고 표현 하신것) 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구요.

    • !@#… justin님/ 1. ‘지금은 좀 힘을 모으자’의 ‘지금은’이 97년부터 기약없이 이어지다보니 그저 무디어질 따름입니다. 다만 최악을 막는 것은 동의하기에, 노동후보에 표를 던질까 고민해보지 않은 훨씬 많은 다른 이들에게는 문재인을 추천하는 것입니다. 2. 노동자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덜 했고 노동자 의식을 덜 지녔으면 ‘밑’에 있을까요? 저는 그런 서열로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어느 선에서 타협을 보는 것이 잘못인 겁니까?

  6. 글쎄요 생각이 좀 다른것 같네요. 전 그저 무디어 지기엔 지금 상황이 심각하고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박근혜 당선이 그만큼 우려되기도 하구요.

    노동자 의식에 관련한 부분은 제 말의 포인트가 좀 다르게 읽힌 것 같은데요. 제 말은 문재인 후보를 선택하더라도 노동 후보에 대한 고민과 노동자 의식을 가지고 있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저 또한 그런 고민 끝에 제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렵게 문재인 후보 지지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구요.

    가치 판단의 문제는 위에 있다 아래 있다 이렇게 거칠게 표현할 문제는 아니지만 윗글에 쓰신게 “노동자의식 있음 = 노동후보에 표” “문재인 후보 지지=노동자의식 부족, 거기 까지 고민하지 않음” 으로 단정적으로 말씀하신게 불펀하게 느껴졌습니다. 노동자 의식과 고민을 가지고도 다르게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물론 캡콜드님이 모든 사람이 노동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시거나, 그러지 않으며 아래로 본다거나 하시는 건 아니라는 건 잘 압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구요. 다만 개인의 가치일 지언정 더 정의롭다, 옳다라도 여기는 가치판단이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죠.

    마지막으로 제가 어찌 타협을 잘못된 것이라고 여기고 글을 썼겠습니까, 오히려 타협이라면 타협을 통해서 최악을 좀 막는데 힘을 모아야 하는게 아닌가가 제 고민이고 생각이었는데요.

    • justin님/ 그 부분은, 제가 직구로 던진 말을 너무 커브로 해석하신 것 아닌가 합니다. “문재인 후보 지지=> 노동자의식 부족, 거기 까지 고민하지 않음”이 아니라, 표현 그대로 “거기까지 고민해보지 않았으면 => 우선 문재인에게 표를”이죠.

  7. 네 제 오홰였다면 다행이구요….여전히, 쓰신 문장은 오해의 소지가 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근본적으로는, 노동자후보를 지지하고 노동정책을 걱정하는 고민과 의식이 있는 유권자들은 노동자 후보에게 표를 주면 된다라는 캡콜드님의 생각과, (그것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니였다면 저도 당연히 그렇개 생각했을 것이고, 또 이런 저런 얘기 할 필요조차 없는 당연한 유권자의 권리라고 동의했을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박근혜 후보 당선을 막는데 힘을 모아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게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제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 랄프네이더의 앞선 사례를 생각하고 지금 대선의 여론조사 결과로 나오는 지지율 차를 생각할 때, 이런 걱정이나 고민을 하는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근혜 당선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노동자당에, 그리고 앞으로 노동운동의 이슈화에 미칠 끔찍한 여파를 생각할때, 이런 고민을 그나마도 소수이고 약자인 소수정당을 공격하는 궁색하고 찌질한 그런 이론이라고 단순히 치부할 수 있는가 의문이구요.

    아무튼 하루 앞으로 다가온 결과, 모쪼록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막아지고 문재인 후보 지지자든, 김순자, 김소연 후보 지지자든 상식이 통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하는 사람들이 절망하는 일이 좀 없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 justin님/

      – 제 의도에서 벗어난 이해에 대해서는, 해명하는 것과는 별개로 당연히 애초에 제 표현력의 한계에서 기인함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더 가다듬을 계기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국의 노동자당, 노동운동에 있어서 최악은 올 한해의 삽질들로 이미 한껏 약해진 맥 자체가 아예 끊어지는 것이고, 박근혜후보의 대통령 등극으로 올 비극도 그에 비하면 차악입니다. 최소한 한 줌의 지지기반이 있음은 증명해야 향후 재건의 싹이 트기에, 저는 그 한 줌에 속하기로 한 것일 따름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이런 벼랑끝(…) 지지도 그만하고 호사스럽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고 그가 공약한 노동정책의 절반만이라도 정말 실현해주면 한 뼘 나아지겠죠.

  8. 네 생각의 지점이 갈리는 부분들도 있지만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느끼시는 절실함도 이해하구요. 저또한 이번처럼 걱정되는 선거가 또 있었을까 싶네요. 여러가지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선거이기도 하구요…. 쓰신 댓글 읽으면서도 마찬가지로 생각이 많아지고 배운 부분도 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문후보 당선과, 당선이 그의 노동정책 실현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9. 저스틴님이 말씀하신 부분 저도 처음에 읽다가 헉 했어요 캡콜드님이 이러실분이 아닌데 하면서요 그런데 댓글 읽고 다시 보니 두가지로 해석가능한 표현이네요. 해석은 언제나 독자의 몫인데, 저의 고정된 관념을 돌아봅니다 두분 덕분에 하나 배우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두후보 사이에서 고민중인데(한후보는 명분이 없어요ㅠ) 저의 정치지향 같은것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고작 한표인데 이런 큰 시련을 느낄줄이야ㅠ)
    이 추운데 고생하시는 분들 생각에 마음같아서는 뒷분 찍으면 위안은 될테지만 저의 합리적 양심이 요하는 일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생각도 한켠, 전략적 결과에 대한 판단도 안서고 순망치한이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길게 보고 가야겠죠 예전에 올려주신 하워드 진 포스트가 생각나네요

  10. 해석은 독자의 몫이지만, 오해나 필요없는 분열을 일으키지 않도록 잘 쓰는 것은 쓰는 이의 책임입니다, 다행히 캡콜드 님은 마지막 댓글에서 그러지 않으셨지만, 나의 맥락은 이랬는데 왜 이해를 못하느냐고 독자의 해석만을 탓하는 건 자존감에 빠져 저지를 수 있는 쉬운 실수죠.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때때로 저지르는.,,,

    문재인 후보가 합리적 양심이 요하는 일정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말씀은 개인적으로 좀 가혹한 평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도덕적 완결성을 요구하는게 아닌 이상, 부족하더라도, 소통을 할 수 있는 후보에게 기회를 줄 수 있도록, 그리고 불통과 구시대정신, 아집으로 무장한 후보가 당선되지 않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고, 당선 이후 좀 더 약자에게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것이 또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결정이 아난가 싶습니다. 물론 회의적이신 부분을 이해 못하는건 아닙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저도 참 모라 하기가 그렇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