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핵과 중간보스와 공범과 언론사들과 감성

!@#… 굵은 글은 나중에 시간나면. 막간을 이용해서 생각 덩어리 모음.

!@#… 매너 있는 GG 선언은 커녕, 태그팀 파트너가 아이디를 훔쳐가서 맵핵을 썼다고 생떼부리는 중. 11연승이라는 전설의 전적 중 9승이 알고보니 자기가 맵핵으로 이긴 것이었는데, ‘인위적 실수‘라는 대범한 말로 얼렁뚱땅 통과. ‘2승이면 어떻고 3승이면 어떠냐’ 라는 해괴한 논리로 사태 모면 시도. 놀라운 것은, 황선수 팬클럽의 신도(http://cafe.daum.net/ilovehws)들은 변함 없는 애정을 과시. 스타리그에서 비비적 거리지 말고, 집에서 지뢰찾기나 연마하기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임.

!@#… 지가 분연하게 헛소리하는 기자회견장에, 왜 애꿎은 연구원들은 데려와서 배경화면으로 쓰는데? 연구원들도 민망해서 죽으려고 하더구먼. 무슨 동네 조폭 중간보스가 남의 나와바리에서 세 과시하는 것도 아니고. 아, 그리고 기자회견할 때는 수염 깎고 나오는구나. 혹시 전용 코디가 따라다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리고야 말았다. 참 사소한 궁금증. 병원서 나와서 기자회견장 갈때, 꽃은 좀 밟고 가셨을까.

!@#… 이번 건의 보도 패턴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경마 저널리즘’이라는 용어가 남발되고 있는데, 진짜 경마 저널리즘은 황 VS 노라는 패턴으로 보도하고 있는 지금의 상태에나 해당되는 것. 즉 중요한 핵심 사안(논문의 진실성과 연구의 효용, 그리고 그것이 독자들에게 던져주는 중요성과 성찰적 교훈 등)들을 쏙 빼놓고 졸라 재미있는 구경꺼리만 남긴다는 말이다. 그런데 황랩 자료 위조 사건의 보도는 관객석에서 경마 구경을 시켜준 것이 아니라, 국익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중무장하고 우리 안의 배신자를 몰아내자는 강고한 의지의 대변자 역할을 서로 자처하고 나선 것 아니었던가(그래서 capcold가 간첩 저널리즘이라는 개념을 제안한거고). 멋져보이는 용어고 외국서 널리 쓰인다고 해서 아무거나 아무때나 가져다 쓰지 말자. 진실을 호도한다. 이번 건에서 찌라시 “언론”은 명백한 공범이고, 그것에 기꺼이 자발적으로 휘둘려준 ‘여론’ 역시 빠져나갈 구석 없는 공범이다. 언론과 여론은 도구도, 구경꾼도, 피해자도 뭣도 아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철저한 반성과 성찰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 “감성파(!) 간첩사냥꾼” 조선일보, “엠비씨만 조져 놓자” YTN, “저능함은 나의 힘” KBS, “연예쇼는 계속된다” SBS, “조선의 반만 따라가자” 동아일보, “우리는 단지 뿌릴 뿐” 연합뉴스, “우리도 막 뿌려보자” 국민일보/쿠키뉴스, “얼렁뚱땅 끼어보자” 한국일보, 세계일보, 스타뉴스, 기타등등. 

… 아, 그리고… “휴 다행이다 이건희건이 덮어져서” 중앙일보.

!@#… ‘사고’를 위한 것이 아닌, ‘느낌’을 위한 뉴스 소비. 즉 1) 관점의 비교나 정보의 습득 보다는 감성적 윤곽을 얻어내기 위해서 뉴스를 보는 경향 + 2) 자신의 성찰로서 소화해내기 보다는 순간적인 소재거리로 한번 쓰고 버리는 소비적 행위. … 이것이 바로 “황교수, 제보자 A씨의 주례를 봤다”라는 기사들이 먹히는 이유이자, 조선일보가 1위를 고수하는 이유. 그리고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찌라시스러운 보도에 설득당해주는 기제를 밝혀낼 단서 가운데 한 가지. 솔직히 ’33조’ 어쩌고에 목메는 것은 사고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어디까지나 감성이니까.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Trackback URL for this post: https://capcold.net/blog/188/trackback
One thought on “맵핵과 중간보스와 공범과 언론사들과 감성

Comments


  1. [네이버덧글 백업]
    – 토리실 – 중앙일보에 대한 촌평이 압권이에요. 어젯밤에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 아저씨는 황우석 교수의 성과에 대해 서울대 교수들이 괜히 시기질투해서 흠을 찾아내려는 과정이다… 자기들은 절대 못하는 기술을 어떻게 검증한단 말이냐… 이렇게 이해하더군요. 줄기세포 복제가 독창적인 기술이 아니고 다만 그 기술의 확률을 실용화단계까지 높였다는 것이 성과였다는(적어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는) 설명을 간략히 해 드렸는데, 그래도 여전히 ‘위대한’ 황교수 지지자더군요. 택시여론의 독특함이야…늘 접할 때마다 경이롭긴 했지만요. 2005/12/17 13:03

    – 토리실 – 어쨌건 학교 다닐 때 읽었던 내용을 너무나 또렷하게 절감하고 있어요. 미디어의 공정성은 차치하고라도, 그걸 통해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작용하는 각 개개인의 엄청난 스테레오타입. 이건 받아들이는 게 아니고 필요한 부분만 집어 내서 자기만의 현실로 재구성하는 거겠죠. 2005/12/17 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