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그 정도까지 할까

!@#… 최근의 여러 미디어 관련 떡밥들이 주는 핵심 화두라면, 단연 “도대체 왜 그 정도까지 할까” 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많은 경우, 약간만 머리를 굴리면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수습할 수 있을텐데 우선 움츠려들고 오버해서 자진납부를 하는 모습이라면 여러모로 좀… 문제가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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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실명제, 국가브랜드 추락의 문제다

!@#… 김연아 클론 10명이 세트를 이뤄서 피겨계를 평정해도, 한국야구팀이 세계올스타팀과 싸워서 콜드승을 거둬도 만회할 수 없는 국가브랜드 손실 사건이 최근 하나 일어났다.

구글도 정부 ‘인터넷 규제’에 굴복
한겨레 | 구본권 기자 | 2009-03-30 (nomodem님 제보)

한겨레 영문기사 / Korea Times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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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대세 오페라 청년, 감동의 코드

!@#… 감동의 코드에 관하여. 영국의 스타만들기 장기자랑 프로그램, Britain’s Got Talent가 요새 동영상클립계(낮간지럽게 UCC 운운하는 것들은 도대체 뭐냐)에서 화제다. 요새 보니 6살 꼬마의 무지개타령 – Somewhere over the rainbow – 때문에 일부에서 화제되고 있더라는. 그래, 재능 좋지. 훌륭한 천부적 재능은 감동적이다. 일종의 기인열전 같은 것. 모 신문에서 기사화도 되어있는 듯 하다 (아니, 경제신문에서 로리 스타 탄생에 관심을?).

!@#…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큰 감동은, 이야기와 삶의 때가 묻어있는 경우다. 6살소녀와 달리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잘 이야기되고 있지 않은 듯 한데, 같은 프로의 이전 방영분에 출연했던 카폰 판매원 아저씨 Paul Potts 동영상이다. 일명, Opera Guy. 왠 허름한 차림의 순박한 시골청년처럼 생긴 뚱땡이 아저씨가 이 장기자랑 코너 1차 예선에 나와서, 시큰둥하고 공격적이기로 유명한 심사위원들이 “그래, 당신 뭐해볼래?” 하니까 “저… 오페라를 부를까 합니다”라고 소심하게 답변. 프로그램 속성상, 오페라라는 이야기가 나오니까 뭔가 오페라를 패러디한 썰렁한 개그 개인기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가라앉은 분위기. 그런데… 아저씨 표정이 심히 긴장하더니, 이내 본색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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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 ‘올해의 인물’의 실수와 웹2.0의 본질을 생각하다

!@#… YouTube 플레이어를 형상화하고 그 속에 은박지로 거울을 만들어놓은 타임지 표지(온라인 판에서는 재현불가라서 그냥 You라고 쓰여있는 화면이지만).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바로 ‘당신You’이라는 존재다, 라는 논지. 어차피 인터넷의 세계는 사용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콘텐츠를 유통시키며 여기까지 왔지만, 유튜브라는 막강한 동영상 유통 서비스 덕분에 업계로부터 산업적 전망의 주목을 받아서 결국 UCC라는 단어가 횡행한 한 해. 그 2006년을 상징하고자 하는 기발한 발상의 표지. 하지만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독자의 얼굴을 반사시켜줘야할 스크린 모양 빤짝이가 그리 좋지 않아서? 에이 설마. 그렇게 명백하면 그냥 감안하지, 위화감을 주지는 않는다고. 약간 더 자세히 보다보면… 찾았다. capcold.net 방문객 여러분들은 어떨까.

!@#… 정답: 유튜브 플레이어가 표시하는 동영상 총 재생시간이 20:06이다. 꽝이다. 유튜브는 저작권 침해 가능성과 호스팅 용량 등을 고려해서, 10분 이하 100메가 이하의 동영상만 업로드할 수 있다. 그래서 기를 쓰고 저작권 침해를 하며 드라마나 애니를 올려놓은 인간들은 모두 10분 단위로 쪼갠다. ‘Suzumiya Haruhi ep1 (part1 of 3)’ 뭐 이런 식으로. 아 물론 2006년을 나타내고 싶었다는 의도도 알겠고, 또 이건 유튜브가 아니라 그런 류의 서비스를 총칭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누가봐도 유튜브의 인터페이스고, 기사도 전부 유튜브로 도배했는데 어쩌라고. YouTube 쫌 쓴다는 사람치고, 위화감이 안들면 이상한거다. 한복에 게다짝 만큼 이상하고, 장동건 얼굴에 호머심슨의 몸을 이어붙인 것 만큼 이상하다. capcold.net에 화사한 그림이 넘치는 것 만큼 이상하다.

!@#… 그렇다고 오타쿠틱하게 자잘한 오류나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다. 타임지가 무려 ‘누구나 참여해서 당신들, 우리들이 핵심이 되는 현상’에 관한 특집을 마련하면서도, 정작 작성자들 자신은 유튜브에 동영상 한번 올려본 적 없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듯 해서 꺼내는 말이다. UCC니 웹2.0이니를 설파하면서도, 자신들은 여전히 그 현상의 바깥에 있기에 나올 수 있는 상징적인 ‘간과’로 느껴졌다.

!@#.. 사실 이런 식의 문제는 학계, 특히 미디어 현상을 다루는 분야에 있다보면 꽤 자주 마주치게 된다. 스타크에 대한 논문이 포스트모던이니 사회현상이니 각종 학문적 개념이 난무하지만, 종족과 유닛간 파워밸런스에서 나오는 미묘한 균형과 견제의 재미가 바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는 매력요소에 대해서는 아무런 개념이 없어서 뭔가 글이 비어있다든지. 블로그 현상에 대한 분석논문을 표방하면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메인으로 다룬다든지. 안에 들어가서 본질을 캐내보려 하기보다는, 바깥에서 관찰하고 뭔가를 목격할 수 있기만을 바라기 때문에 생기는 위화감. 단순히 ‘피상적’이라는 말로는 설명될 수 없는, 사회과학의 ‘객관’ 개념이 가지고 있는 꽤 근본적인 한계. 그 길 위에 있는 capcold에게 있어서도 항상 고민거리다.

!@#… 아이러니컬하게도, 웹2.0이니 UCC니 하는 열풍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그런 식의 관찰자적 객관이 아니라, 무수한 참여적 주관의 통일되지 않은 집합에 의한 새로운 가치체계의 창출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관이 객관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객관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 이상한 상태. 안티 엘리티즘이 팽배하면서도 엘리트의 역할은 조금도 감소하지 않은 기묘하게 유동적인 상황의 연속이다. 충분히 많은 대중이 모이면 전문가 못지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 속에 묻혀있는 전문가로서의 기능들이 더 쉽게 소통의 루트를 얻어내는 상태. 에잇, 아직 나도 뭐라고 정리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지식으로 밥벌어먹기가 한층 힘들어질 것이라는 한 가지 확실한 점만 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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