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것도 없이 머뭇거리는 성인들 – 『속좁은 여학생』[기획회의 248호]

!@#… “적어도 나름대로는 평화로운 현대 한국사회” 같은 말이 좀 뻘쭘해졌는데, 월초에 쓴 원고다보니 그런 것. 소개하는 작품은 인디팝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같은 제목 노래를 들으면 더욱 재미있다.

 

별 것도 없이 머뭇거리는 성인들 – 『속좁은 여학생』

김낙호(만화연구가)

대부분 사람들에게 있어서, 인생은 주말드라마가 아니다. 적당히 크고 작은 부침은 있지만, 극단적인 인간관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맹목적으로 누군가를 쫒는 열정을 불사르다가 배신을 당한다든지 하는 파국은 없다. 아니 그런 파국이 행여나 다가올까 피하기 위해서라도, 꽤 소심하고 머뭇거리며,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견주어보면서 다가간다. 그리고 조금만 틀어져도 뒤집고, 쿨하게 초월했다는 듯 허세를 부리다가도 알고 보면 마음이 허전하고,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좋아하는지 어떤지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가 말았다가 한다. 때로 그것은 정말로 생활의 모든 것을 침범할 정도로 무겁지만, 사실 약간만 다른 곳에 신경쓰고 집중하고 나면 또 의외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거꾸로 여느 드라마 속이라면 대범하게 지나갈만한 것들도, 자꾸 다시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대범하게 불사르고 맺고 끊는 그런 마음들보다는,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그런 속 좁은 마음들이 (적어도 나름대로는 평화로운 현대 한국사회에서는) 현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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