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떡밥을 정리하기 [팝툰 41호]

!@#… 여차저차 지난 호에서 마지막회를 맞게 된, 만화잡지 팝툰의 시사칼럼 코믹프리즘. 나름대로 실험적인 포맷으로 해봤는데, 독자 반응 등 성과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마지막회에 반드시 써먹으리라 오래전부터 다짐해두었던 만화를 소재로 마무리.

 

넘치는 떡밥을 정리하기

김낙호(만화연구가)

나름대로 시사성을 표방하고 있는 칼럼을 연재하다보면 항상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가 바로 “떡밥 관리”다. 우선 기본적으로 소재가 너무 많다. 한쪽으로는 미디어의 발달로 정보가 빨리 넓게 돌아서 그렇고, 다른 쪽으로는 하필이면 이 사회의 구성원 다수가 워낙 사고치기 좋아하는 열혈 정권을 뽑아준 덕분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 소재들을 통해서 현재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하는 성찰의 세계관까지도 걸려있다. 글을 쓰는 이는 좀 더 그 세계관을 정교하고 포괄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각종 시사적 소재로 복선과 설정을 던져주는데, 가끔 자신이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매듭지을 수 있는 정도보다 더 많이 그런 재료들을 던져주기 쉽다. 세계관에 대한 욕심이라는 동기도 있고, 소재는 넘쳐나니까 말이다. 게다가 그런 식으로 독자들을 홀려야 연재도 지속할 수 있으니까(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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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없는 무균질 세상을 선전하기 [팝툰 40호]

!@#… 그러고보니 한 일주일 남짓 전부터, 표현자유위축을위한나경원법 (한때 그들이 최진실법이라 운운한) 이야기가 여러 공식 언론 통로에서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물론 주가철도 999의 충격이라든지 큰 일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깨끗하게 이슈가 잠수타는 것은 위험한 징조다. 여튼 지난 팝툰에 올라간, 관련 칼럼.

 

악플 없는 무균질 세상을 선전하기

김낙호(만화연구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84년 극장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라는 작품이 있다. 인류의 전쟁으로 세계가 멸망하고 엄청난 오염 속에 다른 세상이 되어버린 환경 속에서, 인간들이 다시 문명을 일구고 또 싸우는 와중에 공존에 의한 진정한 구원을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자연보호와 생태주의에 대한 깊은 울림을 준다. 덕분에 SF/판타지 장르에서 고전급 반열에 올라가 있고 여전히 각종 환경보호 행사마다 단골 상영작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사실 미야자키 감독 자신이 아니메쥬라는 애니메이션 정보지에 계속 연재하여 9년대 중반에야 완결된 원작만화의 초반 극히 일부분의 내용만을 담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주인공 나우시카가 오염의 바다인 부해를 지배하는 거대생명체 ‘오무’들의 마음을 열어 인류와 그들을 화해시키고, 독성 가득한 부해의 바닥에는 자연정화과정에 의하여 새로운 청정 환경이 자라난다는 희망을 주며 끝난다. 그러나 정작 원작은 훨씬 중요한 한 단계를 더 나아간다. 이미 오염된 환경에 적응한 인간들의 몸에 있어서, 청정한 세상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애니에서 전달하는 환경보호라는 직선적인 메시지는, 만화에서 더욱 다층적인 생태계와 그 속에 있는 인간들의 선택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가 된다. 그렇듯, 닥치고 아름다운 자연 깨끗한 강산이 아니라 자연 속을 살아가는 여러 주체들의 거래와 균형이 중심에 놓이는 것이 바로 생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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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만화, 역사교과서 [팝툰 39호]

!@#… 역사교과서 파동이 벌어지고 이 원고를 넘겼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 뒤 경제도 휘청이고, 자살사건 연타에, 표현의 자유 억압 악법 추진, YTN 낙하산사장 사태 급악화 등 뭐 그리 강력한 난리통들이 또 연타를 때리고 있는 것인지… OTL

 

역사만화, 역사교과서

김낙호(만화연구가)

뻔한 이야기지만, 기억은 현실을 지배한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같은 그럴싸한 실존적 질문이 되었든, 연애 상대와 어떤 이벤트로 인해서 어떤 기념일이 생겨났는지에 대한 기억같은 더 가볍고 실용적인(아니 사실 경우에 따라서는 목숨이 걸릴 수도 있겠다) 것이든 말이다. 과거의 것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서 현재의 자신이 규정되고, 이후 행동의 잣대가 되어준다. 그렇기에, 자신은 물론 타인의 기억까지 최대한 자신의 현재 이익에 부합하게 맞추고자 하는 것은 무척 큰 유혹일 수 밖에 없다. 그 유혹에 빠져드는 수준에 따라서 밀도의 측면에서는 특정 사실의 부각부터 노골적인 왜곡이 있고, 포부의 측면에서는 개인적 설득에서부터 국정교과서 개편까지 있다. 만약 정말로 지지리도 운이 나쁘다면, 노골적인 왜곡으로 국정교과서를 지배하고자 하는 무척 문제적인 집단이 지배세력이 되어 한 사회의 건전한 상식은 거센 도전을 받게 된다. 남의 동네 이야기라면 비웃어주고 혹은 걱정 좀 하고 끝날 일이지만, 자신의 동네 이야기라면 정말 골치 아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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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바보짓은 있다 [팝툰 38호]

!@#… 바보야매질에 무척 관심이 많은 블로그 주인장 성향상, 한번쯤 꺼내지 않을 수 없었던 이야기. 하인라인옹 왈, “절대 인류의 멍청함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우연과 바보짓은 있다

김낙호(만화연구가)

사람들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세상을 이해하고 싶어 한다. 경제가 어떤 이치에 의해서 굴러가는지 알아야 돈을 벌 수 있고, 정치가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이해해야 줄을 설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의 기분이 어떤 이치에 의해서 좌우되는지 알아야 연애를 할 수 있고, 여론이 움직이는 패턴을 알아야 왕따를 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의 이치는 도저히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기 마련이고, 설상가상으로 인류의 지능이란 스스로 믿고 싶어 하는 것보다 좀 많이 낮다. 게다가 실용적인 의미에서 어느 정도 이상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비효율적인만큼, 결국 사람들은 “이 정도면 충분히 이치를 파악했다”고 만족하는 일종의 선을 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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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도대체 어쩌라고 [팝툰 37호]

!@#… 넉넉한 추석을 맞이하여, 쪼잔한(…) 정치성 이야기. 지난 호 팝툰 칼럼.

 

그렇다면 도대체 어쩌라고

김낙호(만화연구가)

세상에는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자주, 이도저도 선택하기 힘든 상황이 주어지곤 한다. 지뢰찾기 게임의 마지막 두 칸이든, 어장관리남녀들의 연애사든, 혹은 좀 더 진지한 사회적 문제의 경우든 말이다. 그런데 선택의 어려움이 생기는 대부분은 각 선택의 장단점이 비등해서 그렇게 되기보다, 사실은 훨씬 단순한 이유가 있다. 바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큰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합리적 판단이라면 그 중 손해를 덜 보는 쪽을 택하면 되겠지만, 만약 어느 쪽이든 예상되는 손해가 크기가 궤멸적일 정도로 크다면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그런 상태가 약간만 더 지속된다면, 선택은 합리성이 아닌 임의성에 몸을 맡기게 된다. 애초에 특정한 선택을 강요했던 각각의 주체들조차 주체할 수 없을 파국의 시작이다. 지뢰찾기라면 다행, 연애사라면 본인들만 비극. 하지만 진지한 사회적 문제라면 좀 파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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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을 증명하기 [팝툰 36호]

!@#… 지나칠 정도로 뚜렷한 개성으로, 엄청난 민폐성 존재감을 과시하는 이번 정권의 여러 권좌에 앉아 있는 그 분들에게도 본받을 구석이 있는지도.

 

존재감을 증명하기

김낙호(만화연구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리도록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과제다. 우선, 주장이라는 것은 들리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터넷에서의 검색이든, 선거에서 투표를 통한 자기 이익의 대변이든 말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는 각종 미디어와 기타 의사소통 방법의 폭증 덕분에 워낙 너도나도 더 많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고자 자기 주장을 터트리고 있고, 반면에 각 개인이 할애할 수 있는 집중력은 여전히 한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강준만 교수가 “인정 투쟁”이라고 명명한 바 있는 꽤 시끌법적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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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평가에 참여합시다 [팝툰 35호]

!@#… 늘상 강조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효과적 참여”에 대한 이야기로, 서울시 교육감 선거 목전에 발매된 팝툰 지난 호 원고. 이렇게 놓고 보면, 북두신권도 한번 ‘다크나이트’ 처럼 사실주의적 터치의 현대범죄물로 리메이크하면 꽤 쓸만할지도…(과연?)

 

상대평가에 참여합시다

김낙호(만화연구가)

핵전쟁 이후 황폐한 세계, 주먹질로 지배구도가 갈라지는 지옥도 속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고독한 사내의 이야기를 그려서 한 세대의 뭇 (남자)청소년들을 설레게 했던 북두신권이라는 만화가 있다. 일자전승의 일격필살 살인무술로 거친 세상의 불의를 하나씩 두들겨 패서 바로잡는 의협심과 사정없이 온몸이 폭발해 찢겨 나가는 폭력적 호쾌함의 향연 속에 단연 돋보이는 인기 캐릭터가 있었으니, 바로 권왕 라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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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으니까, 좋은 세상이 필요한 것 [팝툰 34호]

!@#… 기본적으로는, 이전에 토막으로 던진 이야기를 확장시킨 것(역시나, 연재를 한다는 것은 글을 쓰기 위한 중요한 동기부여). 그건 그렇고 조만간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돌아오는데, 만약 유권자들이 현재 1위를 달린다는 주경복 후보를 당선시켜준다면 현 정부의 어처구니 없는 교육정책 가운데 상당수에 직방으로 브레이크를 달 수 있다… 그것 참 커다란 귀찮음을 덜어주는, 훌륭한 일이다.

 

귀찮으니까, 좋은 세상이 필요한 것

김낙호(만화연구가)

2000년대 초에, 귀차니즘이라는 단어가 유행을 탄 적이 있다. IMF의 파도도 살짝 진정되고, 초고속 인터넷도 널리 보급되며 나름대로 사회가 한층 ‘세련’되어가던 때이자 그 결과 슬슬 생활자세이자 취향으로서의 개인주의가 본격적인 화두가 되던 타이밍이다. 이 때 결정적 방아쇠를 당겨준 것으로 『스노우캣의 혼자놀기』라는 만화가 있다. 개인 홈페이지의 웹만화로 연재되던 이 만화는, 작가의 자화상격인 고양이 형상의 주인공 스노우캣이 생각하는 것, 살아가는 방식들을 짧고 재치 있는 에피소드로 내세우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런데 그 생활 자세라는 것이 바로 귀찮은 일은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다, 즉 ‘귀차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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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고도 재미있으면 천하무적 [팝툰 33호]

!@#… 마침내 문희준의 ‘단추구멍인생’을 능가하는 노래가 탄생하였기에, 신나게 들으면서 삘받아 마감한 글.

 

구리고도 재미있으면 천하무적

김낙호(만화연구가)

최근 화제를 모은 황당한 가요가 하나 있다. ‘날봐귀순’이라는 제목부터 무언가 비범하며, 앨범 이미지에 있는 살인미소를 날리며 손가락을 찌르는 반짝이 복장의 남정네 또한 상당하다. 노래에는 “날봐”이라는 단어가 수십 번 등장하고, 강렬한 꺾기와 애틋한 연호가 필수품이다. 마치 뽕짝의 모든 것을 압축해 넣은 듯 한 이 노래는, 한 번 들어도 귀에 감기는 단순한 멜로디의 절묘한 중독성으로 무장하기까지 했다. 그 절묘한 매력은 뭐랄까, 파티 노래, 노래방 차트를 석권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다. 그런데 이 노래의 탄생에는 재미있는 배경이 있다. 원래 아이돌 힙합 밴드가 쇼프로에서 소개팅 파트너를 상대로 즉흥적으로 읊어본 멜로디였는데, 재미있다고 다들 난리가 나서 결국 밴드 멤버 중 하나를 내세워 진짜 노래로 만들어 취입한 것. 세련된 아이돌 힙합 밴드에서 난데없이 가장 ‘촌스러운’ 컨셉으로 트로트를 만들어서 의외성의 재미를 줌과 동시에, 듣고 보면 그냥 우스개감이 아니라 정말 본연에 충실한 훌륭한 트로트이기에 이렇듯 빠르게 흡수되고 있는 셈이다. (비슷한 발상을 이미 오래전에 시도했던 초난강의 한국어 데뷔 싱글 ‘정말 사랑해요’가 히트치지 못했던 사실이 기억나며 마냥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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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음가짐은 소통 [팝툰 32호]

!@#… 지난 팝툰은 여행 특집호였다. 따라서 칼럼에 주어진 선택은 “여행에 관해서, 혹은 (당시 한창 촛불시위의 기세가 피크를 이루던 시기였던 만큼) 시국에 관해서” 였다. 음… 뭐, 결국 시국을 여행과 엮어봤다. -_-;

 

여행의 마음가짐은 소통

김낙호(만화연구가)

수많은 사람들만큼이나, 여행이라는 행위의 목적 또한 무수히 많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지금의 일상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한 여행을 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은 진귀한 구경거리를 위해, 또 다른 이들은 어떤 업무를 보기 위한 수단으로 여행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그 어떤 목적을 표방하든지간에 여행의 가장 근본적인 속성은 바로 사람 간의 소통이라고 본다. 여행은 비일상적인 공간에서 비일상적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고, 그렇게 만나는 여러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또는 그들의 생활방식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소통하게 해준다. 그리고 혹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서로 다른 모습들 속에 있는 인간 본연의 어떤 공통된 모습들을 발견하며 어떤 인간적인 목소리, 의견, 사고방식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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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공교육 [팝툰 31호]

!@#… 지난호 팝툰 원고. 그 후 시위의 양상이 확 바뀌어서 이제 화제성은 묻혔지만, 공교육과 민주주의 참여는 여전히 계속 관심을 가지고 무언가 바꾸어나가야 할 중요한 건이다.

 

길거리에서 공교육

김낙호(만화연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야매로 결정된 현 정부의 쇠고기 수입 정책이 촉발시킨 광우병 정국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바로 10대들의 참여다. 자발적으로 민주주의를 걱정하며 분연히 일어섰든 뜬소문을 믿고 팬클럽 단위로 왔든 간에, 중고등학생들이 길거리에 나와서 항의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어떤 영악한 이들은 이 기회를 틈타서 10대에게 새로운 ‘광장세대’의 희망을 찾는다며 소위 88만원세대를 더욱 개차반 취급하기에 바빴고, 어떤 다소 정신이 박약한 이들은 무려 어린 청소년을 선동한 불순한 배후세력을 찾겠다며 열심히 삽질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역시 다른 누구도 아니라, 학생들의 그런 행동 자체를 걱정한다면서 막고 나선 이들이다. 당혹스럽게도, 정작 그들의 공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들이 그 것에 포함되어 있다. 학교에서 집회 참여하지 말라고 무려 가정통신문을 돌리고, 형사님이 오셔서 집회 신청한 고등학생을 찾으신다니 친히 수업 중에 귀를 잡고 끌고나가 주신 종자도 나왔다. 집회 현장을 돌며 자기 학교 학생들을 적발하기 위해 ‘생활 지도’를 하는 꼴은 또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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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민주주의 [팝툰 30호]

!@#… 지난 호 원고의(즉 그보다도 전에 쓴) 시사 안건이 아직도 불타고 있다는 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일인지 모르겠다. 여튼 희망찬 10대를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당장 20대 이상들이 6.4 재보선에서 뭔가 한번 보여주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여기까지 왔는데도 재보선에서 또 한나라당과 soon-to-be 한나라당이 싹쓸이하면 뭐 꿈도 희망도 없는 것.

 

고기 민주주의

김낙호(만화연구가)

봉준호 감독이 영화로 제작하기로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던 만화 『설국열차』는 우리 현대사회의 모습을 어디론가 달려가는 열차에 비유한, 탁월한 암울 계통 SF다. 어떻게 멸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디론가 달려가는 좁은 열차 속 탑승객들이 인류의 전부인 환경 속에서, 각 칸과 계급 권력에 따른 사람들의 배치라든지 그들 사이의 마찰과 이 여행의 끝이 어디이고 기차는 어떻게 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여러 미스테리와 갈등이 촘촘히 그려진다. 이 안에 담긴 여러 우화적이지만 일상적인 마찰, 지극히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더라도 그 결과 전혀 합리적이지 못한 방향으로 어긋나고야 마는 인간세상의 모습들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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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희망도 없는 우주 [팝툰 29호]

!@#… 워낙 광우병과 기타 안건들이 휩쓸고 있는 통에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고 망각의 영역으로 사라진 우주여행 이야기. 지난 호에 실렸던 글이기는 하지만, 2천만달러어치 홍보쑈치고는 너무나 단시간에 깨끗하게 밀려나버렸다. 이래서야 누군가의 바람대로 CF나 제대로 들어오기나 하겠어? (핫핫)

 

꿈도 희망도 없는 우주

김낙호(만화연구가)

최근, 한국인 최초로 지구 대기권을 벗어난 사람을 기리고자 하는 보도들이 넘쳐났다(특히 그 행사에 많은 금전적 투자를 한 모 방송사가 주축이 되어서 말이다). 그래서 비록 이 이벤트를 기획한 이들이 바라던 만큼의 성과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꽤 떠들썩하기는 했다. 그런데 우주관광객이라고 비판적 시선으로 보든, 우주시대의 개막이라고 추켜세우든 – 인공위성 무궁화호를 쏘아 올릴 때 이미 개막했다고 해놓고는 왜 또 개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 근본적으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가시지 않았다. 잠깐 생각해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바로 우주에 대한 꿈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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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우면 강하다 [팝툰 28호]

!@#… 소통전략이란, 중요하다. 모든 담론활동에서 단순한 자위행위와 사회적 움직임을 만드는 행위를 구분 짓는 핵심 잣대니까. 그래서, 가끔 귀여운 이야기를 할 필요가…;;;

귀여우면 강하다

김낙호(만화연구가)

그저 그런 경영상태가 계속되던 독일 베를린 동물원이, 작년에 다시 독일은 물론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자 관광 명소로 치솟게 된 사건이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자연 생태계 보호와 인간의 자연 개입 등에 대한 관심까지 덩달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그 모든 계기가 된 것은, 한 마리 백곰 때문이었다. 물론 어미에게 버림받고 인간사육사에게 키워졌다든지 하는 식의 사연도 사연이지만, 사실 그 모든 힘을 발휘한 것은 아주 명쾌한 한 가지 이유에서 기인했다. 바로, 압도적으로(!) 귀엽다는 것. 그 어떤 경영전략도 교양 캠페인보다도, 귀엽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가히 이 시대 최강의 이미지는 바로 ‘귀여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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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지 말고 말로 합시다 [팝툰 27호]

!@#… 국내에서 체포전담조 부활 논란과 해외에서 티벳 시위가 한창일 때 쓴 글. 하기야 이제 총선 결과에 따라서 더욱 온 힘을 다해 막아내야할 사안들은 많아지고 세상은 시끄러워질 수 밖에 없으니(마땅히, 시끄러워져야만 하니) 앞으로도 계속 시의적절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러브 앤 피스.

 

폭력은 홍보의 수단이 아니라니까
(실제 게재 제목: 그러지 말고 말로 합시다)

김낙호(만화연구가)

폭력은 여하튼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이라고 항상 배우곤 하지만,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폭력이 아니라 제3자들에게 메시지를 홍보하기 위한 폭력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재단하기 힘든 면이 더러 있다. 당장 메시지를 홍보하려는 대상들에게 직접 행하는 폭력이 아니라서 말이다. 물론 그런 폭력이 다른 폭력과 달리 대단히 정당하다는 것이 아니고, 폭력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부대피해가 없다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폭력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그것에 대한 억제책으로 상대방의 폭력을 부르며, 또한 폭력에 대한 사람들 반응의 역치가 점점 올라가기에 한 층 강한 자극을 준비해야 하는 등 항상 더 극단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폭력이란 강력한 화제성을 지니고 있기에, 메시지 전달을 위해서 누구라도 쉽게 동원하고 싶어진다. 강자는 그럴 힘이 있으니까, 약자는 다른 선택이 별로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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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질주는 브레이크부터 [팝툰 26호]

!@#… 사실 이 비유는 왜 capcold가 사회발전에 관한 방향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닥치고 돌파력이 아니라 바로 성찰과 시스템이라고 강조하는지에 대한 설명에서 시작한 것이었는데, 마침 이런 타이밍이라서 이쪽 칼럼에 써먹었다.

 

전력질주는 브레이크부터

김낙호(만화연구가)

자고로, 자동차의 본분은 앞으로 힘차고 빠르게 달려 나가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긴 거리를 많은 것들을 싣고 이동한다는 것의 실용적인 효과는 따로 말해봤자 피곤한 일이다. 게다가 기능적인 것뿐만 아니라, 엔진의 회전에서 나오는 고속의 움직임이 주는 쾌감은 실로 아드레날린을 펌프질한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가 뭇 청년들의 로망인 이유가 따로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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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합니다 [팝툰 25호]

!@#… 헉, 벌써 팝툰이 1년이 되어버렸다니. 잡지 창간을 목전에 두고 응원 기사를 써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참… 빠르다. 마감 한 이십몇번 하면 1년인 것이 격주간지의 페이스. 여튼, 앞으로 더욱 번창하고 비슷한, 혹은 더 나은 시도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기를.

생일 축하합니다

김낙호(만화연구가)

생일을 축하하는 것은 생각해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풍습이다.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땅히 축하받아야할 일이라고 취급하는 엄청난 낙천성의 발현이랄까. 혹은 그런 낙천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세상은 살만 하다는 인식을 보급할 필요가 있다는 사회적 합의의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결과적으로 생일을 축하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나머지, 오히려 축하받지 못하면 비참해지는 쪽이 된다. 뭐랄까, 인생 별 것 없다는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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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보다 한 표 [팝툰 24호]

!@#… 이미 1억불 부동산 내각, 표절이라도괜찮아주의 같은 차기 정부의 최신 특급 야매질에 묻혀서 누가 아직 “전봇대 뽑는 대통령” 같은 떡밥을 기억이나 할지 모르겠지만.

 

전봇대, 천만 영화, 데우스 엑스 마키나
(실제 게재 제목: 한 방보다 한 표)

김낙호(만화연구가)

작년 여름의 국내 흥행작 괴수영화 『디워』의 만듦새에 관한 숱한 혹평 가운데 단연 돋보였던 개념이 있었으니, 바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다. 이 용어는 진중권의 글에서 작품의 스토리가 지니는 갈등해결 방식의 황당함을 지적하기 위해 동원되어 대중적으로 유명해졌다. 원래 이것은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꼬이고 꼬인 운명으로 도저히 해결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갈등상황이 고조되었을 때, 난데없이 기계장치를 타고 신(의 역할을 맡은 배우)이 내려와서 후딱 모든 문제는 해결되어 무대는 끝나고 이제 집에 돌아 가세요 분위기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캐릭터들의 의지나 사회의 규칙 등 작품 속 세계관과 이야기의 내적 동력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초월적 개입으로 대충 덮어버리는 간단명료한 방식이다. 그리고 현재에 와서는 굳이 신이 내려오지 않더라도, 모든 것을 급박하게 초월적 개입으로 적당히 마무리지어버리는 방식 전반에 적용하는 개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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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유대, 소통 [팝툰 23호]

!@#… 저번에 출간된 설 특집호용 원고라서 가족 특집으로 후딱. 모두들 -너 -이어 되시길. 인수위의 랜덤 정책안 생성기님들도,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표를 던져서 진정한 삽질형 1당 독재를 완성시키겠다고 미리 굳게 다짐을 하고 있는 과반수 국민 여러분들도 모두.

 

유전자, 유대, 소통

김낙호(만화연구가)

신기하게도 어느 문화권에서나, 가족이라는 개념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무척 소중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가족이라는 단위에서만 수행할 수 있었던 여러 기능들, 예를 들어 육아라든지 교육이라든지 주거생활이라든지 심지어 이성간 사랑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그 울타리 바깥에서도 상당 부분 충족 가능해진 오늘날의 현대사회에 있어서도 말이다. 기능적 이유로 떨어져 살다가도 일 년에 한 두 차례씩은 집결을 하는 대가족들의 문화가 익숙한 한국이라면 더욱 그렇다.

가족을 이루는 핵심요소로 흔히들 착각하기 쉬운 것이 ‘피붙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혈연이다. 하지만 솔직히 가족이라는 관계 구성의 첫 관문인 결혼만 하더라도 그것과 거리가 멀고, 오히려 근친혼 금지니 하면서 유전자 공유를 적극적으로 뜯어말리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법제도적인 것으로 보기에는, 법으로 가족을 규정하던 시절 이전부터 가족이라는 단위가 오래도록 존재해왔다. 그렇듯, 가족을 만들어내는 것은 가족 성원 사이의 관계 그 자체에서 시작하고, 혈연이고 법제도고 하는 것은 그것을 약간 더 합리화하기 위해서 붙인 요소들에 불과하다. 특수할 정도로 가까운 유대관계, 합리적 필요성의 잣대를 훌쩍 뛰어넘곤 하는 상호 의지적 인연의 끈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계 말이다. 당연히 이 속에는 가족관계의 편안함과 오지랖에서 비롯되는 피곤함도 같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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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을 누릴 줄 안다는 것 [팝툰 22호]

!@#… 갈수록 건전사회 캠페인이 되어가는 칼럼(…), 팝툰 만화프리즘. 이번의 메시지는 “불쌍한 척 좀 하지마”랄까.

 

가진 것을 누릴 줄 안다는 것

김낙호(만화연구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제대로 쓸 줄 안다는 것은 별로 당연한 일이 아니다. 그나마 원래부터 가지고 있고 그것을 의식하며 살아온 이들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것을 쓰는 훈련을 쌓아오기라도 했지만, 나중에 획득했거나 혹은 가지고 있음에도 제대로 의식해보지 않은 이들은 뭔가 어색한 경지에 이르기 십상이다. 가지고 있는 ‘재산’이 돈 같은 구체적인 물건이든, 교양이나 외모, 권력 같은 좀 더 추상적인 대상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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