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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대여점/ 만화보는 기계들을 위한 변명
만화는 흐른다 01/06/24 14:41 기린아

- 만화소비자들은 대여점을 어떻게 보는가.

나는 만화를 소비한다. 솔직히 '팬'이라는 말을 쓰고 싶었지만, '팬'이라는 말에는 너무나도 많은 주관적인 레토릭들이 따라 붙는 관계로 쓰고 싶지 않다. 솔직히, 내가 보기에도 나는 '팬'이 아니다. 나는 만화 소비자다. 좀더 심하게 말하면 만화보는 기계다. 그렇지만, 진짜 문제는 이런 만화 보는 기계들이 시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데 있다.

만화가들의 대여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참으로 곤란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만화가들의 객관적인 상태가 나쁘다는 것이고,(일단은 대여점과 상관 없이, 만화가들이 수입이 적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그들이 상황에 대한 인지를 정확하게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특히 만화가들이 자신들이 '팬' 또는 소비자라 부르는 만화보는 기계들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니, 일부러 외면 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라는 소비자 입장에서, 대여점에서 만화를 빌려보는 것은 300원, 최근에 조금 올라서 400원이 되었다. 그리고, 만화책의 가격은 3000원~3500원 정도 한다. 일단, 모든 자유 경쟁시장은 서로에 대한 full information을 알고 있다는데서 시작한다. 그러나, 만화나 소설은 일단 일반적으로 한번 보면 다시는 볼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모르는 작품을 덜컥 사기에는 제대로 된 만족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만일 300원짜리 대여점이 있다면, 나의 위험 부담은 얼마나 줄어 드는 것일까? 사실 비교가 안된다. 일단 가격면에서 1:10의 차이가 난다. 혹시라도 살만한 책이라면 그것에 대한 full information을 얻을 수 있다. 더군다나, 쓸데 없는 만화책은 집에 있으면 장소만 차지한다. 그런점에서, 대여점 - 만화방은 임시 창고 역할 조차도 한다.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엄청나다.

만일 만화책이 500원이라면? 산다. 대여료보다 별로 비싸지도 않고, 그리고 산다..라는 관념도 만족을 시키고. 그럼 된다. 500원짜리 만화는 왜 사라졌는지? 대여점 때문에? 설마 그렇게는 이야기 안 할 것 같은데.

장기적으로 그런 만화를 내놓으면 대여점이 고사 했겠지. 아무도 그렇게 투자할 생각이 없었다는 이야기이며, 그럴 정도로 만화책 시장이라는 것이 가치가 없었다는 증거라고 밖에 생각 할 수 없다. 일본같이 수백만부씩 팔아 먹을 처지가 안되니까 그렇게 못하는 것이다. 정 시장이 작으면 나가라 출판사. 지금 당장이라도 만화팬들이 구매로 전환한다면 마치 대한 민국 만화계가 살아 날 것 같은 저 호들갑은 나는 이해 할 수 없다.

이런 기계들에게 무조건 '저작권도 이해 못하는...' 이라는 말을 한다고 해서 도움이 될까? 개인적으로 antikim님의 글을 꽤 읽었었는데, 자본주의와 독점권, 저작권등을 그렇게 남발해서는 곤란하다. 저작권을 보호해야 할 선천적인 이유는 없다. 그것이 보호되는 것은 명백히 다른 이유에서다. 그것이 옳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현재 산업 사회에서 사람들의 의욕을 끌어 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가장 반 자본주의적 권리인 독점권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한국 만화가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윗분들이 그렇게 판단하시게다면 할 말은 없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겠다. 만화팬들은 정말로 한국 만화를 사랑하고 아끼기에, 아니면 안타까운 애정이 있어서 '한국 만화는 안되는가!'라고 외치는 줄 아는가? 아니다, 단지 만화보는 기계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보고 있는 일본만화에 대한 긍지?또는 자신이 보는 그 순간에 대한 합리화?등을 위해서 한국 만화를 도매금으로 넘길뿐이다. 자신이 좋아 하는 만화에 대해서 설명할 방법이 '일본에서 나왔으니까' 라는 논리밖에 배운일이 없다. 그들에게 있어서 한국 만화라는 것은 어디까지 '못난' 비교대상으로 존재할 뿐이며, 본질적으로 그 둘을 구별하는 어떤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에게, '한국 만화계의 미래를 위해..' 라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수식어다. 당신의 팬들이라 불리는 만화보는 기계들이란 기껐해야 그런 사람들이며, 그리고 무척이나 냉정하다. 그나마 요즘은 그런 '일본만화 관람기계'들 조차 얼마 남지 않았다. 일본 만화 관람기계들조차 요즘은 다 '애니'로 옮겨 가는 추세다. 그리고 애니보다는 '게임'으로 옮겨가는 추세이기도 하고. 그것은 만화가 게임방 만큼의 효용을 주지못했다는,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준 적이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나라는 소비자, 또는 관람기계의 입장에서 과연 대여점이 없어지면 얻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과연 만화책은 정말로 싸질까? 물론 싸질지도 모른다. 그럼, 정말로 한 500원까지 싸 질 수 있나? 한 2000원 되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비싸다. 좀 많이 비싸다. 여전히 대여점에 비하면 처절하다. 혹자는 1500원은 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자신있게 말하노니, 여전히 비싸다. 혹자는 이야기한다. '한국 만화의 질이 올라갈 것이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 추측을 위해서 내가 경제적 이익을 희생해야 하는가?' 난 그러고 싶지 않다. 혹시 올라갈 지 모른다. 그렇지만, 시장성이 보이자 마자 대만과 홍콩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 라는 것이 '우리도 일본과 같은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라는 것 보다는 좀더 나은 모델 아닐런지? 그럼 나에게 오는 이익은 무엇인가?

어차피 일본 만화는 내가 돈 내고 사주지 않아도 자국내 경쟁으로 통해 어떤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나는 그것에 무임승차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무임승차를 버리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낮은 확률의 불확실한 '한국만화의 수준이 올라갈 것이다' 라는 것은, 만화가들이야 열불 터질지 몰라도 관람기계들에게는 별로 의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순진하게 만화작가들의 낭만주의적 승부를 위해 내가 경제적 불이익을 뒤집어 쓸 이유는 없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럼 출판사들이 모두 망할 것이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출판사가 망하면 해적판이 나오겠지. 어차피 시장도 아닌 시장, 일본애들이 들어올리 없고,그러면 정부도 굳이 해적판을 막을 필요는 없으니까, 해적판을 내는 것을 막지는 않겠지. 사실 대부분의 관람기계들에게 유흥이 만화 뿐인 것도아니고, 요즘 사쿠라대전3 오프닝만 봐도 역시 움직이는 미소녀들이 훨 났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바 있고, 애니메이션 통신에 범람하는데 굳이 만화를 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해적판이 나오면 좋고, 안 나오면 그런 대로 살 거다. 아무도 만화라는 매체 자체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름대로 입지를 굳힌 소설과 만화의 차이다.

옳은 말은 이제 그만하고, 나에게 어떤 이익이 될 수 있을것인지를 증명해 달라. 그 정도 논리도 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관람기계들에게, 한국 만화계의 파탄이라는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이야기이며, 그리고 애초에 파탄 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 파탄나는 것은 단지 출판사와 만화가일 뿐인 것이다.

나는 대여점이 좋다. 적어도, 대여점이 현재같이 싸다면 좋다. 그걸로 끝이다. 나에게, 관람기계들에게 더이상 뭘 바란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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