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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학습만화를 학습한다! - 아이세움 홍재철 과장 인터뷰
인터뷰 02/07/16 03:42 
어린 시절 '만화 세계사'를 보지 않고 자란 사람이 있을까? '만화 학습 대백과'는? 혹은 학습만화가 아니면서도 학습만화의 역할도 했던 '먼나라 이웃나라'는? 이런 책을 자신이 산 경험은 거의 없을 것이다. 부모님이나 친척 어른들께서 교양과 학습을 위해 사주시는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계의 장기불황 속에서도 학습만화는 꿋꿋하기만 하다.
학습만화는 일반 만화와는 형태도, 내용도, 작가도 다르고, 위상, 판매형태 등에서 총판을 거치는 만화들과는 깊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있기 때문에, 같은 만화로 분류하기 힘들 정도이다. 어떻게 다른 것일까? 제작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일까, 유통경로와 판매형태는? 일반 만화독자들이 알지 못하는 학습만화의 세계를 속속들이 파헤치기 위해, 학습만화계에서 최초로 대규모의 자본과 장기간의 기획, 그리고 검증된 작가진을 투입한 블록버스터, '이문열/이희재의 만화 삼국지’를 기획한 아이세움의 홍재철 과장(현재는 아이세움 만화기획 위원 비상근 팀장/프리랜서 만화 기획자)을 만나보았다.



1. 만화 삼국지에 대한 질문

* 작년 이희재의 만화 삼국지가 출간될 당시, 무수히 많은 만화 삼국지, 어린이 삼국지가 출간되어 있었다. 식상할 수도 있는 삼국지라는 아이템을 발굴한 의도는 무엇인가.

계기는 조금 우습다. 아동용 삼국지를 펴낼 계획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만화로 개발할 의도는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다림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아동화 할 예정이었는데. 이왕 이문열의 작품을 할 바에는 삼국지를 만화화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고, 여기에 대해 이문열 선생에게 의사를 타진해 보았더니 상당히 관심을 보이셨기에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아이세움은 2000년 1월 세워졌고, 그해 6월 삼국지 기획이 처음 논의되었다. 그리고 8월에 이문열 선생과 이희재 선생과 계약서를 쓰게 되었다.

* 삼국지는 일반 학습만화, 그리고 현재 유통되는 타 어린이용 삼국지에 비해 고급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국지가 기타 학습만화와 어떤 차별점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이 차별점이 시장에서 어떻게 먹혀들었기에 이같은 성공을 거두게 되었는가.

우선 삼국지 자체가 시장이 크다. 지금 한국에서, 속담에 관한 학습만화는 30종 이상이 나와있고, 우리말 사전 만화는 5종 정도 출간되어 있다. 이 경우 신생 출판사는 백퍼센트 속담만화를 출간한다. 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있고, 시장이 열려있는 뜻이기 때문이다. 충분한 시장조사를 통해 삼국지의 시장은 넓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삼국지는 어린이 필독도서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남학생의 80퍼센트 이상이, 여학생의 40퍼센트 이상이 삼국지를 한번 이상 읽은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많은 수요에 비해, 실제 서점에 나와있는 삼국지는 양질 양면에 있어서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만화는 1권에서 5권. 단행본은 1권 내외에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2000년에 삼국지를 기획하기 시작하였는데, 그때는 지금보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역사물이 팔릴 수 있다고 확신하였다. 네임밸류를 가진 좋은 작가들의 좋은 작품을 만들면, 아이세움의 자본력으로 이 상품을 충분히 붐업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곧바로 작업에 착수하였다.

* 현재 판매량은 어떻게 되는가. 향후 몇권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가. 작업진척도는?

현재(2002년 2월) 30만권 정도 팔려나갔다.(2002년 8월 현재 60만권) 내부목표로는, 향후 10년간 30만질이다.
지금 7권까지 나왔고 10권이 올해 3월이나 4월중에 나와 완간될 듯하다. 영화의 블록버스터 개념을 도입하였기 때문에 그정도의 판매는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 작화가인 이희재와 저자인 이문열은 성향이나 이념이 전혀 상반되기에, 이 둘을 묶는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시도로 보여지는데.

나는 처음부터 이희재 선생을 작화가로 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각 선생님들에게 의사를 전달하였고, 두분다 동의하셨기에 작업에 들어갔다.

* 두 사람의 의견차는 어떻게 조정하였는가. 두명 이상의 저자가 한 작품에 투여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글과 그림의 수정에 대한 작가들의 이해는 어떻게 얻어내었는가.

실재로 이문열 선생은 작업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첫권이 완성되었을 때, 필름화 하기 직전인 교정지 상태에서 이문열 선생에게 원고를 보여드렸고, 이문열 선생은 완성본에 동의하셨다. 그리고 이후로도 편집부가 책임을 지는 하에서 그 교정지와 같은 분위기와 호흡으로 나가겠다고 말씀드렸고, 이후로는 이문열 선생은 더 이상 작업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책을 보내드리고만 있다.

삼국지는 워낙 방대한 작업이기에 작화의 경우 팀 시스템으로 작업하였다. 스토리부터 만화채색까지 모두 이희재 선생의 감독 하에 이루어졌다. 단계단계에 이희재 선생이 관여한 것이다.

두분은 함께 작업한 적이 없었고, 실제적인 기획은 모두 편집부가 하였기에,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은 편집부와 이희재 선생 사이였다. 이문열 삼국지는 권당 350페이지 정도인데, 이것을 만화 190페이지로 만들려면 50페이지 수준으로 축약하는 것이 불가결하다. 이때 편집부와 이희재 선생의 관점차가 발생한 것인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80퍼센트 이상을 이희재 선생의 의견을 따라가면서 작업해 오고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의견충돌이 있었는가.

우리가 만드는 것은 이희재 삼국지가 아니라 이문열 삼국지였다. 이문열이라는 네임밸류를 인식한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편집부는 이문열 '평역”의 형식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였고, 이희재 선생은 '평”이 들어갈 경우 만화의 흐름이 끊긴다는 것을 지적하셨다.

그러나 6권 이후는 전적으로 이희재 선생의 의견에 따르고 있다. 이제는 독자적인 상품으로서의 인지도가 충분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 방대한 기획을 완성하기 위해, 고료와 작화비를 제외하고서도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작비는 어느정도 소요되었는가.

삼국지는 일반 모조지를 사용하지 않고 스노우화이트snowwhite용지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종이값만 25~30퍼센트 상승하였다. 스노우화이트지의 경우 색감은 좋지만 파본이 잘 일어나기 때문에 떡제본(풀제본)이 아닌 미싱제본으로 책을 엮었다. 결국 인쇄비 자체가 30~40퍼센트 오른 것이다.

여기에 유명작가를 기용하였기에 개발비가 일반 개발비의 1.7~2배 정도 들어갔다. 결국 제작비는 일반 학습만화보다 네배 이상 들어갔고, 마지막으로 마케팅비. 이것이 가장 많이 들었는데, 4대 일간지에 주기적으로 광고를 올리고있다. 권당 홍보비가 일반 학습만화 홍보비의 10배 이상이 들어갔다. 손익분기점은 일반 책의 1. 7배에서 2배정도 된다.


2. 학습만화 일반

* 일반 출판만화시장과 학습만화시장의 차별점은 어떻게 두고 있는가. 학습만화역시 만화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소비연령층뿐 아니라 구매자와 소비자가 구별되어 있다는 점, 작화와 스토리의 분리가 비교적 많다는 점, 교육적 효과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 등등 여러면에서 출판만화와는 구분되고 있다. 이런 차이점이 시장에서는 어떻게 표출되는지, 일반출판만화시장과 학습만화시장의 차이점에 대해 듣고 싶다.

우선 학습만화보다는 서점용 단행본 만화라고 불리우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일반 오락만화와 가장 다른 점은 유통이기 때문이다. 오락만화는 팔리기 위해 서점용으로 들어가지 않는데 비해 학습만화는 거의 대부분 서점에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서점용 아동만화, 학습만화등 여러 가지 표현이 있지만, 서점용 단행본 만화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정확할 듯하다.

독자층이 차이가 난다는 것도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는 영업방식일 것이다. 우리의 영업 관리자들은 바다회 시장, 인터넷 시장, 관공서와 도서관 납품, 어린이 독서 운동 단체, 오프라인의 도매상, 총판, 직거래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유통 경로를 백퍼센트 활용하고 있다. 매절, 자리찾기 등의 부차적인 영업활동도 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오락만화의 판매는 만화 총판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 상태이고, 출판사들도 유통에 별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일단 종수만 채워서 총판에 내놓고는 서점에 들이기 위한 어떠한 영업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락만화는 학습만화처럼 지속적으로 팔릴 수 없는 것이다.( 총판이 아닌 일반 서점에 책을 들이기 위해서는 꾸준한 영업활동이 지속되어야만 가능하지만, 오락만화를 펴내는 출판사들은 영업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락만화책들은 대부분 도서대여점으로 갈 수밖에 없다-두고보자 주-) 기존 만화 출판사들이 학습만화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지만 영업방식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 학습만화시장의 규모는 어느정도 되는가.

학습만화는 바코드 분류시 만화가 아니라 아동물에 속해 있기 때문에 정확한 권수는 알 수 없다. 1년에 400종에서 500종 정도가 출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동시장의 이유는 동화와 학습만화 덕분이다. 현재 50개에서 100개 정도의 출판사가 있고, 그 중 상위 10개 출판사가 시장의 80퍼센트를 점유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1000억 이상이 될 것이다.

* 학습만화는 출판사가 아이템을 기획하고, 작가에게 의뢰에서 출판하는, 이른바 기획출판이라는 점에서 출판사의 작품에 대한 개입이 강할 것이라 생각되는데.

나는 원고 개입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원고에 개입하지 않는 출판사가 아직까지 많은 편인데, 학습 만화판에서 5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기획자가 10명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모든 것을 맡겨서는 좋은 만화가 나올 수 없다. 기획자가 될 수 있는 한 많이 개입해야 한다.

질 낮은 학습만화는 일반적으로 매절한다. 원가를 떨어뜨려 손익을 맞추는데, 다섯명 정도의 소규모 팀이 매달 500페이지에서 600페이지를 소화해 내기에 질적 저하는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나 학습만화적인 영업방식을 통해 서점에 깔리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수입은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세를 요구하는 작가들도 늘어나고 있고,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하다.

* 출판사에 소속되지 않은 기획자도 있는가.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아동 출판계에는 있다. 번역 집단이 첫 번째이다. 프랑스 그림책과 같은 것들은 전문적으로 번역하고 번역인세를 받아간다. 두 번째로 기획 작가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장이 있다.

일반적으로 출판사에서 기획자가 하는 일은 만화의 기획, 작가의 섭외, 스토리, 원고 디렉팅 등이다. 프리랜서 기획자는 위의 모든 일을 출판사에게서 위임받아 진행하고 후에 기획인세를 받아가는 형태로 존재한다. 일종의 프로듀서인 셈이다. 아동 출판은 일반만화 출판과는 달리 기획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작가와의 계약관계를 책임지고, 출판사와의 마찰도 중재하는 역할도 한다. 신인 작가를 발굴할 경우 인세가 올라갈 수도 있다.

* 학습만화는 독자층과 구매층이 분리되어 있다고 보여지는데.

저학년층은 확실히 그렇다. 부모가 구매하여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경우가 60% 이상이다. 그렇지만 4학년 이상은 자신이 구매하는 비율이 70%를 넘는다. 처음 일정양은 부모들이 사주고, 또 그렇기 때문에 아동시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절대 손해보지 않는다. 학교에서 입소문으로 퍼져 유행이 되면, 어린이들이 직접 책을 사기 시작한다. 어린이들이 직접 구매하는 비율이 50%가 넘게 되면, 그것은 아동 시장에서 '대박’이다.

하지만 아동시장은 성인시장과 밀접하다. 작년의 가나 출판사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대히트도 성인 시장의 그리스 신화 붐이 한몫하였다. 책을 많이 읽었던 386세대가 지금 부모가 되어 자녀들에게 책을 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책을 보는 눈이 높고, 자녀에 대한 기대치도 높기 때문에 아동 출판 만화 시장도 성장할 가능성을 무한정 담보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림책과 같은 창작만화 시장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3. 아이세움에 관하여

* 아이세움은 대한교과서 주식회사의 사내벤처로 알고 있다. 대한교과서 주식회사가 만화출판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 아이세움은 대한교과서가 교과서 만화를 만들 예정으로 시작한 벤처다. 그러나 시장 자체가 죽었다고 판단하였기에 내가 반대하여 결국 교과서 만화는 없었던 일로 하고, 초기에는 학습 성향이 강한 만화들을 펴냈으나, 확장 후에는 교양만화를 중심으로 팔려나갔다.
교과서 만화 이전에는 위인만화, 역사 만화가 학습만화의 주류를 이루었으나, 교과서 만화가 나온 이후에는 교양만화도 나오기 시작하였다. 요즘에는 학습적인 면이 너무 강하면 오히려 팔리지 않는 추세이다. 재미와 학습효과의 두 마리 토끼를 놓쳐서는 안되게 된 것이다.

* 아이세움(홍재철 과장)의 현재 주력 만화나 향후 출간 예정인 서적에 대해 알려달라.

프랑스 아동만화는 지금(2월)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주부를 타겟으로 한 것이 성공한 듯하다. 만화 그림책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

프랑스 아동만화와 비슷한 개념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이번에 나온 요철 발명왕 시리즈(작화 윤승운)이다. 프랑스 만화 스타일을 도입한 국내 창작 저학년용 만화인데, 한국에서는 조금 낯선 개념의 새로운 만화 스타일이다. 국내 창작 저학년용 만화는 장기적으로 살려나가려고 하고 있다. 최소한 세 시리즈 이상은 펴낼 예정이다.

* 삼국지와 같은 블록 버스터의 재현 계획은 없는가.

논의는 되고 있지만 실제 작업에 착수한 것은 없다. 워낙 제작기간이 길고, 시리즈물이 나오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당장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 이제까지 기획한 작품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이제까지 총 100권 정도의 작품을 만들었다. 시리즈 물은 여섯 개 기획했고, 그중 네 개가 성공한 편이니 결과는 좋은 편이다. 프랑스 아동만화가 성공한 것에서 아동만화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느꼈고,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윤승운 선생의 요철왕 시리즈이다. 한국 창작만화의 출간이 계속 이어져야 수입서적이 대부분을 이루는 그림책 시장에 한국 만화가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두시간에 걸친 인터뷰는 이렇게 끝이났다. 허둥대느라 질문서도 가지고 가지 않은 두고보자의 기나긴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준 홍재철 과장은 현재는 프리랜서 기획자로 아이세움에서 비상근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학습만화와 오락만화는 만화라는 매체적 특성을 제외하면 전혀 다른 장르이다. 철저한 기획에 의해 이루어지는 제작방식. 오락성과 학습성의 묘한 공존. 무엇보다도 총판에 의존하지 않는 적극적인 유통과 판매망은 만화시장의 불황, 출판계의 불황 속에서 학습만화가 영역을 확장하는 이유를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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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뭐하는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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