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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칼바니아 이야기'/TONO - 편견 혹은 관습과 싸우는 방법
여성만화프로젝트 - NO.03 04/10/20 03:43 매울신

[칼바니아 이야기]カルバニアの 物語 (미완) / TONO
단행본 : 서울문화사(1-8)




토노의 작품은 황당하고 엉성하다. 그림은 때로 제멋대로이고, 스토리는 기준 없이 비껴간다. 인물 사이의 관계는 ‘급조’ 되거나 우연이 중복되기도 하며, 사건들이 연속성 없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노의 작품에서는 ‘의미’를 읽는다. 인물들이 연속성 없게, 즉흥적으로, 제멋대로 급조된 듯 한 갈등은 분명 지금 이 시대에서 일어나는 악습과 편견들 때문이다.

우습고, 소박하고, 엉성하며 귀여운 이 이야기가 다루는 주제는 정치와 관습, 계급, 성차별과 매춘, 동성애 같은 것들이다. 이것들이 이들의 삶 속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그것과 싸워 나가는 과정은 무겁지 않지만, 허술하지도 않다.

편견과 관습의 문제

‘칼바니아 이야기’에서 타니아가 여왕이 되기 전까지는 여자에게 왕위나 귀족 작위를 물려준 일이 없었다. 그러나 타니아와 에큐와 그 외의 몇 몇 인물들은 그것들과 싸운다. 천천히, 굽히지 않고. 타니아는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여왕이 되어 칼바니아 국가의 대표이자 왕으로 바로선다. 군림하는 왕이 아닌, 보전하며 바꿔가는 왕으로. 선머슴 같은 타니아의 친구 에큐 역시. 그녀를 낳고 자기자신과 싸워 죽어간 엄마를 위해 그녀는 바로선다. 그리고 천천히 바꾸어 가는 사람들 덕에 세상은 바뀌어간다. 다만 이들이 바꾸는 데 있어 이들의 목적은 도덕이나 공익에 특별히 우선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대단히 선량한 사람이 아니다. 에큐는 실수로 사람을 죽이고, 그것을 정당방위로 인정받는다. 타니아는 언제나 나라 걱정을 우선하는 어질고 선량하기만 한 성군은 아니다. 권위의식도 허영심도, 심술도 갖고 있는 존재다. 다만 이들은 굽히지 않는다. 거칠거나 격렬하지는 않으나 가식 없이 세상을 바꿔 가는데 이들은 앞장선다.

관계 맺기, 가족이 되기

이들의 공통점은 가족이 없거나 완전하지 않다. 이들에게 있어 가족보다 중요한 존재는 친구다. 마치 멋대로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간 듯한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그 나름대로 인물들과 사건의 씨줄 날줄을 엮으며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이들의 관계는 우연이 존재하지만 엮이는 과정은 서툴지 않다. 타니아와 에큐와 라이언 세 사람은 친구인 동시에 연인이며 연적의 오해를 사기에도 충분한 묘한 관계다. 또한 동시에 이들은 서로를 통해 자기 안에 있는 상처를 치유받고 서로를 치유해준다.

편견과 관습을 없애고자 애 쓰는 타니아는 오랜 친구인 동시에 스승인 라이언과 깊은 인간관계를 맺는다. 동시에 에큐와는 진실된 친구다. 에큐는 또한 어릴 때 만났던 라이언과 진실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가까이 지내기엔 거북함이 있다. 이를 완충하는데는 에큐보다 훨씬 오래 가까이 지내온 라이언과 타니아의 관계가 필요하다. 에큐는 성차별과 싸워가고, 라이언은 여성에 대한 병적인 증오를 치료해간다. 가족이 부재한 곳에서 이들이 만들어 가고 주고받는 인간애는 새롭지 않음에도 새롭고 밝아 보인다.

‘생각지도 않은 미래가 올 수도 있’는 것은 지금현재 주인공들인 이들이 과거와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칼바니아 이야기’ 는 자연스럽다. 이야기 속의 이들은 현재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는 현실과 관계없는 곳에서 머물러 그대로 주어진 부와 명예를 갖고 있는 것 처럼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들은 미래를 위해 계속 움직이고 있다. 무겁지도 심각하지도 않게 싸워가고 있음을 알게 된 순간, 처음에 접했던 ‘급조’ 의 혐의들을 놓아 주게된다. 이것이 토노의 미덕이다.

(여성만화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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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목록
한국출간

[카오루씨의 귀향] 단편, 1-완, 대원씨아이, 2000
[더스크 스토리] 2-완, 삼양출판사, 2000
[카르바니아 이야기] 3-완, 영성출판사, 2000
[치키타 구구] 4-미완, 시공사, 2001
[칼바니아 이야기] 1-미완, 하이북스, 2003
[칼바니아 이야기] 8-미완(출간중), 서울문화사, 2004

일본

[나바나바 파라다이스], 단편, 조일 소노라마, 1994
[博士の魚たち] 단편,조일 소노라마, 1994
[犬童(いんどう)医院繁盛記] 1-2, 조일 소노라마, 1995
[카르바니아 이야기] 1-8, 도쿠마 서점, 1995~
[よからぬ話] 단편, 조일 소노라마, 1997
[시마시마 에브리데이] 단편, 조일 소노라마, 1997
[犬童(いんどう)医院繁盛記] 2-완, 조일 소노라마, 1995~1997
[양귀비 이야기] 단편, 조일 소노라마, 1999
[더스크 스토리] 2-완, 토쿠마 서점, 2000
[치키타 구구] 4-완, 조일 소노라마, 2000 [래빗 헌팅] 1-미완, 신서관, 2003 [犬童医院繁盛記] 1-미완, 조일 소노라마, 2004 [황색 해안] 단편, 조일 소노라마, 2004 [カレンのファスナー] 단편, 하쿠센사, 2004 [시마시마 에브리데이] 4-미완, 토쿠마 서점, 2004
(1)
: http://dugoboza.net/tt/rserver.php?mode=tb&sl=68 (copy)
서흔07/04/28 21:03 
TONO씨 작품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검색하다 우연히 읽게 되었습니다.
저기, 그런데 에큐가 '실수'로 사람을 죽인건가요?; 제가 읽기로 분명 그녀는 '그럴 의지'를 가지고 행한 일 같은데... 나중에 프란에게 말하는 것을 봐서도 그렇구요. 실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비록 (당연히) 정당방위이지만 재판정에서 하이젠 후작과 마찰이 있었던 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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