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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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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우주인'/이향우- 혼자서 투닥투닥, 원소스 멀티유즈
여성만화프로젝트 - NO.02 04/06/11 07:07 깜악귀

[우주인](완결) / 이향우
연재 : 나인(월간) 1998-1999
단행본 : 서울문화사(1-2) 1999-2000



만화는, "만화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보고서를 제출, 몸뚱이를 부풀리고 깃털을 곤두세워서 정부나 산업체에 구애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요즘 들어 이 보고서의 "만화의 가능성"(보통 제 1장이다) 항목에 주로 쓰이는 용어는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라는 것이다. 만화를 하나의 소스로 해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모바일 캐릭터 등으로 산업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며, 이와 같이 만화를 이용해서 첨단산업을 육성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난 대체 왜 만화가 첨단이어야 하는지, 첨단이 왜 만화를 필요로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밥그릇과 지위 문제니까.

원작 만화 자체가 인기를 끌면 또 당연히 그 만화의 부대상품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필자의 생각에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발상이 갑자기 각광받는 이유는 뭔가 첨단업계와 연관이 있다는 식으로 보고서를 쓰기 쉬워서 투자유치가 용이하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좌우간 '원소스 멀티유즈'는 이것을 포함해서 아예 처음부터 다양한 부대산업을 염두에 두고 만화를 기획하는 것까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최근 [유희왕]의 원작만화를 바탕으로 한 카드게임 '유희왕'을 편의점에서 파는 것을 흘깃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일단 원작만화가 인기를 끄는 것이 필요한데, 만화가 1차로 검증되는 것이 자본투자를 적게 한 채로 위험부담 없이 소비자의 입맛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멀티유즈를 염두에 두고 만화를 만들었건, 아니면 만화가 인기를 끌어서 멀티유즈로 가건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보통 이미 검증된 원작만화의 캐릭터와 설정을 빌어서 멀티유즈로 가는 것이 편리하고 위험부담이 적고 쉬운 쪽이다. 원소스 멀티유즈는 만화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적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재고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점이 있지만 결국 첨단이고 멀티유즈고 간에 원작만화의 다양성과 매력이 전제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원작만화가 스스로 상업적인, 그러나 얄팍하지 않아서 다양한 매체로 전유되어도 그 매력을 잃지 않는 힘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90년대 중후반에도 만화가 산업적으로 돈된다는 수많은 서적이 쏟아져 나온 적이 있었다. 그 서적의 대부분은 지금 아무도 읽지 않는다(쓰레기를 양산했다!). 결국은 원작만화의 매력이라는 문제가 작가들과 독자들의 손으로 극복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컨대 인문서적들 사이에 끼어 있어도 인문서적보다 교양 있어 보이거나, 팬시 상품들 사이에 끼어 있어도 팬시상품보다 예뻐 보여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만화를 두고 극만화(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장르만화들)만을 떠올릴 것이 아니라, 여고생이 자기 수첩을 사이사이에 만화와 가지가지 악세사리로 꾸며놓듯이 만화를 구성할 수도 있다. 결국은, 만화는 '원소스'이고 다른 첨단산업에서 '멀티유즈'로 활용해주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만화 자체 상품으로서 멀티유즈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찾아나서는 것이 보다 적극적이고 생산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여전히 이러한 시도들은 다른 소위 첨단산업에서의 시도보다 투자 면에서 위험부담이 적으니까.

문장을 두들기는 동안에 99년에 발간된 이향우의 [우주인]을 떠올리게 된다. 98~99년에 [나인]에 연재된 이 만화는 연재하는 동안에 그 강한 팬시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스스로를 우주인이라고 생각하는(이름이 우주인이다) 털털하지만 귀여운 여성백수의 캐릭터는 마치 종이인형을 연상케 했다. 형식상으로도 칸나누기와 같은 극만화의 어법에 그다지 구애되지 않으며 에피소드 내에서 이야기의 완결성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페이지에 캐릭터와 대사를 채워넣고 그 여백에 감성을 끄적거린다는 동화풍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단 두 권으로, 만화의 시작과 긑이 수미일관 완결성 있게 끝난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동시대에 세련되고 쿨하다고 생각되었던 것이 지금 봐도 그렇게 떨어지게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의 감각이 뛰어났다는 이야기다. 여성백수라는 소재 자체도 자극적이었고. (꽤나 널려 있지만, 아무도 안 건드리는 소재에 속하잖는가)

사실 [캔디캔디]의 딸네미들 같은 작품들 뿐 아니라 (오해는 마시길, 필자는 이 딸네미들을 사랑하니까) '여성만화'로서의 범주 속에 이러한 작품이 꽤 많이 존재할 수 있을 듯 하다. 예쁘게 꾸미고 장식하는 것은 여성문화의 전통이다. 순정만화도 역시 그렇다. 만화와 팬시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 예컨대 이은혜의 [BLUE] 같은 만화 일러스트가 학생노트 표지를 가득 점령하던 시기도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BLUE]의 경우는 극만화인데 단지 '그림이 예뻐서' 그리 된 경우로 볼 수 있고, 스스로 기획하여 팬시의 지위를 점령하는 만화는 작품들은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다. 굳이 원인을 찾자면 잡지연재 시스템과 대본소-대여점용 단행본 체제 속에서 이러한 작품은 그다지 설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만화에는 전통적인 극만화 이외의 것을 위한 자리가 그다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더 불행한 것은 이러한 만화의 가능성들을 스스로 기획하는 만화가와 기획가가 그다지 없다는 것이지만. 때문에 극만화의 시스템이 형성되지 않은 인터넷 공간에서 [마린 블루스]나 [스노우캣] 등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만화잡지 시스템에는 융화되지 않은 채로. 그렇게 보면 90년대 후반 [나인]에 연재한 만화로서, [우주인]은 앞에서 언급한 감성형 팬시만화들의 선구형으로 보이기도 한다.

작가 이향우는, 더 이상 만화를 그리지 않는가 했더니 작년 12월 홍대에서 [비틀비틀 클럽파티]라는 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이 전시회는 만화 [우주인]에 등장하는 '비틀비틀클럽'을 실제 차려놓고 그 안에서 만화 캐릭터 인형 및 장난감 소품 등을 전시한 행사였다. 더불어 만화 [우주인]은 비슷한 시기에 1권이 올칼라로 재출간되었다. 올칼라의 재출간은 팬시성을 더욱 강조한다. 당시에도 그랬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적합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이었다(출판사의 의도도 그랬겠지만). "만화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선물한다"라는 것은 생각해보면 획기적이다.  

이향우의 [비틀비틀클럽파티] 2003년 12월


첨단산업과 투자자본에 의지하여 비디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으로 멀티유즈 되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이렇게 하나의 작품이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는 만화의 '용도' - 예컨대 "만화는 크리스마스 선물용은 아니지" 같은 - 를 넓혀가는 '멀티유즈'도 당연히 필요하다. 이 쪽이 더 아트한 것이기도 하고. 만화를 소재로 팬시형 전시회를 여는 것도, 역시 멀티유즈에 속한다. 이것이 돈이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문화적 자구의 시도가 없다면 살아 있는 예술매체라고 할 수 없고, 그리로 돈이 몰려야만 살아 있는 매체가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자체적인 시도와 실패, 그리고 성공 사례들이다. 만일 만화가 지금까지의 만화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면 만화가 역시 지금까지의 '만화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향우와 [우주인]이 주는 교훈은, 만화는 일단 그 자체 독립적인 상품으로서, 다른 상품군 속에서 경쟁해서 스스로 팔릴 만한 힘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다른 미디어나 산업에 의존해야만 '멀티유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월간 [캐릭터] 7월호에 게재된 원고의 수정보완판

(여성만화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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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목록
[Welcome to the hell](92년 [미르], 데뷔단편)
[One Thousand Miles] 1-완, 도서출판 대원, 1998
[은복이] 1-완, 도서출판 대원, 1998
[우주인] 2-완, 서울문화사, 1999-2000 / 1-미완, 길찾기, 2003

○ 관련사이트
소행성에서 놀자 - 이향우 홈페이지 (http://www.uzuin.com)
(3)
: http://dugoboza.net/tt/rserver.php?mode=tb&sl=74 (copy)
222207/01/08 04:35 
이향우 작가님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uzuin.co.kr인데...........
capcold07/01/11 15:25 
!@#... 기사가 작성된 시점인 2004년 당시에는 .com이 맞았습니다. 몇년 후에 co.kr로 바뀌었죠.
222207/01/30 12:14 
아.. 그렇군요. 여기 저기에 아직도 com으로 되어 있는곳도 있어서..
PATTERN DESIGN BY STORE NORSKE DESIGN KOMPAGNI
SKIN BY WHANGUN
여기는 뭐하는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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