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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권을 접고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는 역사의 과도기(아아...거창하다) 속에서, 제거당하고 있는 노회한 퇴물이(어이, 어이...-_-;) 남길 수 있는 화석이란 무얼까, 생각해보다가, 어쩌면 누군가가 궁금해할지도 모르는 것 한가지만 ‘설명’을 하고 넘어가기로 결심했다(왠지, ‘두둥’이라는 효과음이 어울릴 듯 하다). 바로, capcold라는 인간은 왜 맨날 ‘큰 이야기, 큰 이론, 그랜드 씨어리’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강조해왔는지 하는 것이다(지금와서 처음 들었다고? 뭐 그럼 어쩔 수 없고).
원래 나는 단지, 쓰잘데기 없는 눈치보지 않고, 내가 재밌어하는 만화를 보고, 그 인식을 여러 주변환경(어차피 만화에 푹 빠져사는 인간들뿐만이 아
닌!)과도 공유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고 싶은 것 뿐이었다. 바로 그것을 위
해서 거시이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던 것인데, 그 역시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음... 약간의 옛날(?) 이야기를 해보자. 90년대 초중반, 문화가 어쩌고 하는 이야기들이 갑자기 한국에서 학계나 산업이나 어디서나 갑자기 일
대 붐을 일으켰던 시기가 있었다. 뭐랄까, 가끔가다보면, 절묘하게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산업적으로 기존의 ‘굴뚝산업’이
전망이 점차 어두워지면서 문화산업이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가 힘을 얻었다
(‘쥬라기 공원 효과’ 이야기 아직 기억하시는 분?). 지성적으로도 소련식 공산주의가 수건을 던진 이후의 사상적 공백(-_-;)을 매우기 위한 방편으로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으며, 덤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좋아하던 다음 세대
의 ‘유학갔다온 지식보따리 장사꾼’들이 가세하여 문화 담론을 유행시켰다.
게다가 여러 개방정책에 힘입어 개개인의 소비문화 수준도 놀랄만큼 상승하고... 뭐 그런 시대였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산업적, 대중적 관심이 많으면, 그것은 ‘그.럴.싸.한. 것.’이 된다. 하지만 그것에 어려운 말과 후까시, ‘공부꺼리’ 까지 추가확보를 해버려야만 비로소 ‘훌륭한 것’이 된다. 그 시절에, 영화가 한국에서 단시간(!) 내에 ‘훌륭한 것’이 된 사례를 생각해보라. 지식담론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진격하는 것은 목표로 향하는 ‘유일한’ 길은 아니지만, ‘확실한’ 길임은 분명하다.
그런 시기에 필자는 처음 대학교에 진학했는데, 당시는 영화 동호회 활동 같은 것에서도 많은 ‘공부’를 요구했던 시기였다. 물론 만화에 대해서도 작품평들의 모음집, 회고담, 유사이론서 등이 한꺼번에 증가했던 시기이기도 했지만, 뭐 그렇고 그렇더라는 느낌이 더 지배적이었다...지금까지도 그렇지 않던가. 학교 온라인(텔넷...) 공간에서 만화에 관한 글을 끄적거리면서, 처음 생각은 ‘영화보기와 영화읽기’같은 영화 자체의 미학과 방식들에 대한 이론서에 해당하는 것을 만화에 적용시켜서 써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만화의 이해’ 한국어판이 나왔다. 음. 강력하군. 지금 이런 분위기라면 이제 후속논의들이 나오고, 많이들 달려들어서 만화가 ‘훌륭한 것’의 길을 가겠군, 이라고 희망을 품으며(어처구니없게도, 당시는 진짜로 그렇게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홀가분하게 군대를 갔다(거...거짓말!).
물론 제대할 때 즈음에는 오히려 산업적 측면에서의 거품마저 꺼져버려서, 한국에서 만화는 점차 개차반의 길을 가고 있었다. 만화를 훌륭한 것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군대가기 전까지 최고의 유망주로 꼽고있던 문화 계간지 ‘리뷰’에 투고하려고 원고를 보냈으나 잡지가 망했다는 이야기만 전해져올 뿐. 그때, 교보문고 출판사와 만화 관련서적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오즈’라는 잡지의 이야기를 듣고 거기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그런데 여기도 왠지 불안함을 지울 수 없는, 불안정한 지면이었을 따름이었다(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러는 와중에 진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부터 좀 모아보자, 라는 취지로 진보넷에 ‘아가툰’이라는 동호회를 결성하고. 그게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지금 두고보자 활동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 되어
버렸다.
물론, 만화를 ‘그럴싸한 것’ 이상의 것으로 만들어주는 강력한 거시이론 연구의 길은 멀다. 무엇보다, 모든 사람들의 공감이나 참여를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인 부분이다. 아니, 사실 누구나 다 거대한 비젼만 보고 산다면 그건 심히 괴로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만화라는 영역 속에서 일정한 비율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는 해야한다는 것은 확실하고, 그 비율이 지금 현실에서는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 역시 분명하다. 그래서 그런 작업에 적성이 맞을 법한 사람들이 그것에 뛰어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 뿐이다. 당연히도, 그런 사람들을 찾고 조직화하는 것, 그리고 무언가를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 심지어 두고보자 내부에서조차 제대로 된 세미나 진행 하나 성공 못했고, 연구 프로젝트를 만들어내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이제 현역 편집장에서 물러나고 좀 더 운신의 폭이 넓어지면, capcold는 좀 더 본격적으로 ‘그 쪽’ 일을 벌여볼 생각이다. ‘두고보자 학술연구세계정복단’ 정도를 가칭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전히, 두 번째 문단 첫 문장에 써놓은 그 애초의 목표를 향하여.
!@#...잡설이 길었다(언제는 짧았나?). 여하튼 지금은 기존의 두고보자에서, '두고보자Z'가 되는 순간인 셈이다. 이후, ‘뉴 두고보자’, ‘두고보자 TNG' 등 수많은 파생들이 오랜 세월, 독자들도 비독자들도 신물이 나버릴때까지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capcold 개인으로서도 원래 생각해왔던 각종 프로젝트들을 실현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결국 안만들어졌다는 의미에서) 궁극의 근육만화 ’출동!근육소녀119‘도, 맥클루드가 사인받으러 한국으로 찾아올만한 궁극의 ’만화이론서‘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만화기계들을 양산해낼 수 있는 궁극의 ’스파르타식 만화교육 커리큘럼‘도, 신비의 인체전을 능가하는 궁극의 ’신비의 만화전‘도... 밑둥에 삽질 두어번 하는 단계를 이제 벗어나서 본격적으로 시공을 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결국 완성은 언제가 될지, 두고보자 다음호 발간만큼이나 기약없는 약속이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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