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 두고보자로, 가자 세계로 !
모 대학의 표어가 아니다. 두고보자의 표어이다. 21세기도 이미 중반(!). 국내 지존의 자리는 굳혔으니 이제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두고보자가 되기 위해 두고보자 편집위원들은 오늘도 불철주야 내공을 연마한다.
두고보자의 세계정복, 이 거대 프로젝트, 그랑도 씨어리의 일환으로 두고보자 취재 전문 기자 횰은 지난 10월 7일, 데즈카 오사무의 고향 다카라즈카시를 찾았다.
오사카(우메다) 역에서 한큐 전철 급행으로 27분, 완행으로 40분, JR로는 한 번 갈아타야 하는 이곳 다카라즈카시는 동화같은 건물로 들어차 있지만, 실은 다카라즈카 역에서 블록 두 개만 지나면 주택가 뿐인 깡시골이다. 그 두 번째 블록 끝에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이 있다.
그럼 다카라즈카 역에서부터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까지 가 보도록 하자
앗, 위용을 자랑하는 건물이다. 이곳이 데즈카 기념관?
아니다, 역내 상점가이다.
조금 더 걸어가보자
이 고풍스러운 곳이 데즈카 기념관?

아니다 이곳은 주변 상점가
더 가야 한다.

계단을 내려가자. 아직 멀었다

멀었다고 한다.

그럼 바로 이곳이?
이곳은 오사카, 고베 근교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테마 파크인 다카라즈카 패밀리 랜드이다.
(규모는 조금 큰 놀이터이다. 그래도 동물원도 있다.)


그럼 이곳인가? 설마 여기 모여 있는 사람들은 데즈카 기념관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
그렇지 않다. 여기는 패밀리 랜드 맞은편에 있는 다카라즈카 가극단 극장이다. 줄 선 사람들은 표를 구하기 위해 밤을 샌 사람들이다. 다카라즈카 공연 티켓을 지참하면 패밀리 랜드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념관에 들어갈 수는 없다.
다시 힘을 내자.
오랫동안 걷고 걸어서 도착한 곳이
바로 이 곳 !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 !

드디어 도착했다!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위풍당당하지 않은가? 세련되지 않는가?
그러나, 사실 이렇게 보여도 사실은 우리 나라의 소규모 빌라보다 작은 규모이다.
실상은 이렇다. 자, 여기 사람을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꼬박 이틀이 걸려 여기까지 왔다. 아아, 횰은 지쳐버렸다.
사실 역에서 여기까지 성인 걸음으로 약 8분. 그런데도 왜 이곳까지 오는 데 이틀이나 걸렸는가 궁금하시다면 저 앞에서 줄을 서 있던 사람들에게 줄 사이에 놓여있는 물통이 누구 것인지 물어보시길.

간판이다.

입구에는 불새의 브론즈상이.
가로등에는 만화 주인공들의 얼굴이.

바닥에는 주인공들의 손발 도장이.
이 좁은 공간 안에서 데즈카 오사무의 모든 것을 보여주면서, 시각적으로도 만족을 주려 하는 것 같다. 훌륭하다.

자, 그럼 들어가볼까? 앗, 자동문이다. 기쁘다.

바닥에 깔린 타일은 다시 만화 주인공들. 아아, 그리운 얼굴, 사파이어 왕자다.
사파이어 왕자가 왜 제일 한가운데 있냐고 한다면, 여기가 다카라즈카시이기 때문이다. 깡시골이었던 다카라즈카시가 효고 최고의 부촌이 된 것은 바로 여성들이 남자 역할도, 여자 역할도 하는 뮤지컬인 다카라즈카 가극단이라는 어마어마한 관광 상품 덕분이다.
데즈카는 다카라즈카 가극단(당시는 다카라즈카 소녀가극단)을 몹시 사랑하였기에 제비꽃의 향기를 그의 작품 여기저기에서 맡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남장 여인 사파이어 왕자가 아니겠는가.
여기에서 잠깐 데즈카 오사무의 생애에 대해 이야기하자. 1928년 11월 3일, 다카라즈카 시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데즈카는 어린 시절부터 곤충 채집에 흥미를 느껴 필명을 데즈카 오사무시로 지었다고 한다. 전쟁중 오사카 대학 의학부에 들어간 데즈카는 1945년의 대공습의 비참함과 군국주의의 잔인함을 두 눈으로 목격하며 휴머니즘에 경도된다. 1946년부터 꿀벌 마야의 모험을 신문에 연재하면서 본격적으로 만화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데즈카는 외과의사이기도 하였으나, 결국 만화를 위해 의사의 길을 접는다. 리본의 기사, 아톰, 레오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2차원 종이 위에 옮겨놓은 듯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오다, 6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전후 최고의 만화가로 추앙받은 데즈카는 1989년 폐암으로 사망한다.
후우, 다 읽었는가? 좋다. 데즈카 오사무 박물관에 들어갈 자격이 충분하다. 앗?
아니다, 일본은 자본주의 사회, 돈이 없으면 어떤 자격도 주어지지 않는다. 입장권을 사야 하는 것이다.
가격은 대인 500엔. 단체일 경우 100엔 할인해 준다. 구 500엔 동전은 먹지 않으니 새 동전을 넣도록 하자. 없다고? 예쁜 언니가 새 동전으로 바꾸어준다(한국이라면 그냥 돈을 받고 입장권을 끊어주겠지만, 자판기의 나라 일본에서 그런 일은 없다.).

돈을 내야 얻을 수 있는 입장권
자, 입장권을 사고 입장하도록 하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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