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묘하게 소설적인 느낌을 줍니다. 딱히 이거다 라고 집어내기는 힘들지만 은근히 읽고나서의 기분이 만화를 봤다기 보다는 소설을 본 듯한 그런 게 있습니다.
작가가 작품안에서 독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소설적이고 (여기서 소설,.. 이라는 것은 문학의 한 범주가 되는 방대한 그 무엇이라기 보다는 현대 프랑스소설이라거나 ... 남미의 환상문학이라거나 ... 좀 기분상 좁혀보고 싶은 그런 부류에 한정한 것입니다) ... 작품 밖에서 보이는 저자의 말 ... 혹은 다른 몇 가지 (작품이 완성에 관한) 코멘트들이 그런 뉘앙스를 풍기죠.
장별로 색조를 달리해가며 서술해나가는 방식도 ... 물론 그 자체로는 만화에서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기법이겠지만 읽고나서 더듬어 보면 영상보다는 텍스트로 묘사한 것을 본 듯한 그런게 있죠. 흐음 ...
스페인 작가이긴 합니다만 ... '섬'이 보여주는 세계는 보르헤스의 몽환적인 세상과는 좀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분리된, 이질적인 공간들(그리고 그 안에서 떠도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고 있긴 하지만 좀 더 건조하고, 약간은 좌절스럽고, 작가의 시선은 냉정하죠.
개인적으로는 원색조이면서도 텁텁한 색감, 긴 방파제가 뻗어나온 조그마한 섬에 대한 입체적인 묘사들, 반투명 말칸 등이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군요. 프라도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은 ...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요. 가부의 문제는 아니고 그저 취향.
--------------------------------------------< halim >--------
|
Read : 771, IP : 202.30.98.33 2001/07/04 Wed 22:54:44 → 2001/07/04 Wed 23:14:3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