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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성장의 두가지 방식 베가본드,이니셜D
성장이라는 주제는 그 자체만으로도 드라마적인 요소를 함축하고 있다.
성장은 인간이 삶을 영위함에 있어 영원한 주제이고, 유년기 시절 비극처럼 따라
다니는 풀어지지 않는 숙제같은 것이다.
각 개인들이 성장해 감이 모두 다르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까.
여기 가까운 일본에 살고있는 아이들이 격는 두종류의 성장의 간극을 얘기할 수
있는 만화가 있다. 베가본드와 이니셜D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야심적으로 내놓은 베가본드는 이미 슬램덩크에서 펼쳐놓은
성장 스토리를 더욱 내적인 곳으로 옮겨 놓았다. 전국을 떠돌며 천하무적을 꿈꾸고
있는 무사시는 강백호처럼 단순하지만 한편으론 더욱 내적인 성장의 고통을 겪어
나간다. 그의 꿈은 천하무적 이라는 단 한곳을 향하고 있고 계속되는 고수들과의
싸움에서 실력이 향상되지만 그는 자신에게 자꾸만 이렇게 묻는다.
'나는 왜 천하무적이 되려하는가?'
이런 자기 내부의 성찰은 무사시를 더욱 괴롭히고 여정을 힘겹게 한다.그는 애써
그 대답을 찾으려 하지만 그의 몸과 마음만 상처를 입을뿐이다.그렇기 때문에  자  신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는 것이 무사시에겐 위안이 된다. 좀더 자신의 의지에
대한 답을 유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끝없어 보이는 여정의 중간에 무사시는 까마 득한 절벽으로된 산에 올라간다. 좀더 높은 곳으로 좀더.. 좀더.. 중간에 발이 찟  겨 나가 피가 흐른다. 죽을 듯한 고통이지만 그는 참는다. 저 맨위 꼭대기에 설수
있다면, 꼭대기를 볼 수 있다면. 결국 무사시는 꼭대기에 오르고 산을 정복한다.
순간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끼지만 그것은 순간일 뿐이었다. 지금 높이의 몇배  나 되 보이는 산들이 아득할 정도로 많이 무사시를 둘러싸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꼭대기에 올라가서 그것을 본것이다. 하지만 이 만화가 감동적인 이유는 바로 이
런 장면에서 무사시는 웃었다는 것이다. 무사시의 이 허탈한 웃음은 그가 한단계
성장했다는 증거이며 그 것을 목도하는 순간 성장드라마의 가장 큰 감동을 가지
게 되는 것이다. 높은 곳에 대한 열망은 숙명처럼 무사시를 따라다니지만 무사시
는 그것을 다스리고 낮은 곳에서도 볼수있는 방법을 하나씩 알아간다. 천하무적은
한낮 꿈일 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무사시와 독자는 함께 조금식 느끼게된다.
하지만 무사시는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한낮 꿈일뿐이래도 무사시에겐 단 하나뿐
인 '삶을 이어가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런 베가본드와 가장 대조적으로 느껴진 만화가 바로 이니셜D였다. 재밋게도
베가본드와 이니셜D의 명료하고도 단순한, 결정적인 차이는 '산에 오르다'와
'산에서 내려오다'에 있다. 베가본드의 무사시는 꼭대기를 보기위해, 좀더 높은곳  에 올라가기 위해서 산을 오르고 그것을 삶의 목표로 삼지만 이니셜D의 주인공 탁  미는 이에 극대조를 보인다. 왜냐하면 이 만화의 주제이자 탁미의 주특기는 바로  자동차의 '다운힐'이기 때문이다.
중학교때부터 차를 몰며 두부배달을 하던 탁미는 항상 험준하고 가파른 아키나산의 넘어서 내려와야만 한다. 그 과정을 통해 탁미는 아키나산 다운힐에서 그 누구 에  게도 지지 않을 만큼의 실력을 기르게 되지만 정작 탁미 자신은 자신의 능력을 조
금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어쩔수없이 치러지게된 첫배틀에서 뛰어난 재능이 나  타나자 드라이버들에게 탁미는 숙척해야할 대상이자 최대의 라이벌로 인식되지만  탁미에겐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들 뿐이다. 왜 굳이 싸우면서 까지 언덕을 빨리  내려와야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탁미는 고수들의 배틀 신청에도 전혀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하지만 몇몇 배틀에서 자신이 알지못하는 열정을, 그냥 자신은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삶을 살아갈 것 이라고 느껴고있는 탁미의 일상속에서 새로운 활력  과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첨차 테크닉을 보안해가고 승부에 집착해지는 자신  을 보며  탁미는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프로레이서의 꿈을 키우게 된다.
이 '무야심'적이고 꿈에 대해 수동적인 캐릭터는 최근 일본만화의 경향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점차 일깨워가며 자아를 형성하는 성장 스토리는  현일본 신인류들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그에 비해 야심으로 똘
똘뭉치고 1인자가 되기위한 열등감과 승부욕을 가진 무사시는 그 배경과 상응하게
전근대적인 일본인의 캐릭터이다. 하지만 베가본드 역시 실존적인 고민과 한 개인
이 가지는 꿈에 대한 성찰은 무협만화의 범위를 넘어서 현 일본세대들에 의해 읽혀
지기에 충분하고 또 그렇게 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 두 캐릭터의 차이는 산을
올라가는 것과 내려가는 것이 다를 뿐 인생이라고 느껴지는 산을 알아가고 그것을
통해 성장해나간 다는 것은 비슷하다.
그리고 이제 여기저기서 실종되고 말라가는
그 나이또래의 아이들(나를 포함한)의 꿈들을 지켜볼때 이 만화들이 주는 감동은
더욱 배가되는 것이다.
   


Comment : 3,  Read : 3126,  IP : 61.75.113.48
2002/05/03 Fri 06:38:07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허탈해서 웃었을까요? 그는 그 상황을 아주 재밌게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천하무적이란 단어에 메달리는 자신에 대해 전처럼 이를 악물고 도끼눈 뜨는 게 아니라 크게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그 무렵엔 갖게 되었다고 보여지거든요. 뭐, 받아들이기 나름이겠습니다만...

2002/05/04
후루룩 

아직도 오를 산이 있었기에 기뻐한 것이 아닐까요?

2002/05/07

이니셜 D는 못봤지만 배가본드에 한해서는 개인적인 경험으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제가 오를 산을 대신 올라준 기분이라 안개걷힌 산 위에서 웃을 때는 저도 좀 웃고 있었고...^^; (아이, 민망하여라-;;;)

200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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