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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말라버린 태아] 눈은 마음의 창, 안구운동을 열심히 하자
메말라버린 태아

BGM: 에릭 사티의 피아노곡
(이 곡은 알고 있어..... 그 남자가 좋아했던 곡이야.... 신경에 거슬리는 선율이다)


다른 작품보다는 기분을 덜 가라앉게하는, <메말라버린 태아>를 집어들고 딩굴거리다보니 어디선가 또 잡상이 샘솟기 시작했다. 작가야 그냥 그렸든 말든, 할 일 없는 나는 공상모드로 전환해서 달나라로 가는 중.

*****************
마키 캐릭터 특유의 표정이 나오게 하는 비결:

1. 눈안의 눈동자 비율을 줄인다
- 이건 뭐, 여타 러브러브를 외치는 순정만화보다는 눈동자 크기를 줄인다는 뜻. 눈 전체가 눈동자에다가 반짝 반짝 보석박힌 눈동자이기까지 하다면 귀엽고 따뜻한 냄새가 풀풀 나겠지만, 마키 작품에 나오는 눈은 눈동자가 하나가득 눈동자 면을 채우는 그런 강아지 눈이 아니다. 눈동자 비율이 줄어들수록 어딘가 고양이다운, 쿨한 냄새가 난다.

2. 눈동자 색깔을 없앤다
- 눈동자 내부 색깔을 아예 하얗거나, 거의 하얗게 그릴 것. 눈동자를 어떤 무늬로 채우고 싶을 지라도 흰 눈동자 한 가운데에 점 하나 정도 찍어주던가 아니면 고양이 눈동자 같은 무늬 정도만 살짝 넣어줄 것. 그러면 어딘가 냉정하고 공허해보인다. 텅~ 소리 날 정도로.

3. 치켜 뜬 눈동자
- 시니컬한 인물이라면 더더욱 눈동자가 치켜올라가 있다. 눈동자 급상승의 결과, 동그라미 중 아래 반원만 보인다. 천재작가 하스미 오토츠그 눈을 보라. 반달 모양 눈동자...라는 말만 들으면 혹시나 귀여울 것같고 반달곰도 생각나지만 그건 도도함, 안하무인 등등의 표상이랄까.

4. 입꼬리도 살짝 올려준다
- 눈동자 백번 치켜 떠봐라. 입을 그냥 헤~ 벌리고 있으면 분위기 잡는 일은 말짱 황이다. 아예 한 일자로 굳게 다물거나 입꼬리 살짝 올리고 씨익~ 웃어주면 어디선가 카리스마가 쑤욱 올라온다. 누가 그랬던가. 강해보이려거든 입가에 아주 살짝만 미소를 띄우라고. (생각해보니 모래시계에서 고현정한테 누군가 그런 소리를 했더랬다)

5. 아주 아주 가끔씩 안구운동
- 항상 눈동자를 힘껏 올리고 있는 반달눈 하스미 오토츠그가 어쩌다 한번씩 눈꺼풀을 반쯤 내리고 눈동자를 4시방향으로 돌리기라도 하면 조금쯤은 마음이 움직거렸다는 뜻. 눈은 마음의 창! 마음이 움직이면 눈동자도 움직인다. 그러는 순간 독자인 나도 쿠쿵하고 긴장해버린다.


....이라고 주절대다보니 이향우 작<우주인>에서 우주인 눈동자는 눈에서 3/4이상인데, 텅빈 눈동자 못지않게 공허하기 그지없다. 이런이런... 일반화시킬 수는 없는 달나라 이야기였다, 역시.

하지만 나는 쿠스모토 마키 만화를 읽을 때마다 인물들의 눈모양과 안구 운동때문에 상당히 마음이 산란해지고야마는 것이었다. <K의 장렬>이나 <치사량 도리스>에서는 워낙 이야기와 설정의 임팩트가 커서 넉다운되었기에 잡상을 떠올릴 겨를이 없었지만, <메말라버린 태아>에서는 무거운 주제를 다소 가볍게 들었다 놨다 했기 때문인지 숨쉴 겨를이 있었던 것같다.

덕분에 눈빛과 안구운동으로 인물의 성격이나 마음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에 마키가 꽤나 재능이 있다고 내멋대로 결론에 도달하고야 말았다. 이게 이 사람의 특유한 색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른 만화가들도 그런 식의 기법을 사용하기는 하겠지만, <메말라버린 태아>에서처럼 의도적인 안구운동을 사용할는지 잘은 모르겠다.

의도적인 안구운동이라함은, 마키가 그 인물의 눈빛과 눈의 움직임에 애초부터 의도적으로 카리스마를 부여했고 독자인 내가 홀려버리고 말았다는 것.
작가가 사실은 의도하지 않았을 지라도... 이 대사가 이야기 후반에 쿠쿵 나오고야 말았을 때 적어도 한 명의 독자가 인물의 눈빛에 사로잡혀 넘어가고 있었다.

******************
하스미 오토츠그를 사랑했던 그의 숙부의 일기장에서 나온 결정타 하나: (하스미..에 대한 묘사 중에서)
"너의 그 아름다움은 그 명예높은 누구도 존경할 줄 모르는 그 눈에서 태어나는 거니까"
(나레이션) 세계를 깔보는 그 시선

(이 장면 역시 치켜뜬 반달눈, 눈동자 가운데 점하나 박힌 쿨한 상태. 입꼬리는 안올렸는데, 아마도 하스미..가 아주 잠깐동안이겠지만 세상을 비웃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을지도)

Comment : 3,  Read : 2922,  IP : 147.46.79.78
2002/05/10 Fri 03:40:12
chocochip 

...독자의 망상의 나래를 훔쳐읽는 것은 즐겁습니다. 안구 운동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글입니다. (히죽히죽)(비웃는 거 아냐요;)

2002/08/07

지나친 망상의 나래를 구박해주셔야 삼천포로 덜 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봤자 이미 삼천포로 와서 자리잡고 살고 있는 거지뭐..라는 거죠. 꿋꿋하게 살아가렵니다^^

2002/08/15
chocochip 

아냐요, 읽다보니 정말 마키 쿠스모토의 안구운동(...)의 역활을, 생각해볼 필요가 느껴지는 걸요. 원래 삼천포의 끝자락은 득도의 경지로 이르는 사다리가...라니 저야말로 삼천포로 농을; 감상, 인상적으로 잘 읽었습니다. ^^

200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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