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돌격 남자훈련소라는 작품의 500원짜리(저와 비슷한 연배시라면 그당시를 기억하시는 분도 많겠지만 포켓용(?) 500원짜리 만화책이 유행이었다..수업시간에 숨겨보기 딱 좋은 사이즈..ㅡ.ㅡ;;) 해적판을 본 적이 있다..
황당한 내용에 극단적인 군국주의..그리고 그 어마어마한 마초성과 유치찬란함이 아직도 인상적인 작품이다...
최근에 보니 이 작품의 2탄이 다시 나온 모양이다. 이름하여 돌격남자훈련소 2부란다..
사실 이 만화는 그다지 퀼리티가 높은 작품이 결코 아니다. 1부 2부 전부 포함해서 내용은 아주 도식적이며 유치찬란하다. 그리고 상당히 일본적인 색채가 강해서 어떤땐느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도 이 작품이 기억나는 것은 순진할 정도의 작가의 시대착오가 어떤때는 정말 귀엽기도 하고..또 극단까지 밀어붙이는 케릭터와 내용이 상당히 재미나기 때문이다..또한 작가는 마초성을 옹호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비웃고 코믹화시키는 유연한 전략으로 독자에게 맘껏 웃음을 선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2부의 한 예를 들어보면 .. 남자훈련소의 학생 한명이 게다를 들고 싸우는 장면이 있다. 이때 빠짐없이 나오는 작가의 보충설명(절정의 초식이나 남자훈련소의 훈련방식 등이 소개될때마다 어김없이 작가는 '주'를 다는데 이게 또 이 만화만의 묘미이기도 하다)...."일본 전국시대 게다는 엄청난 무기로서 활용되었다...그당시 '게다를 신기전에는 대결의 결말을 알수 없다'라는 말이 나왔는데..그만큼 게다가 무기로서 중요한 역활을 한 것이다.." 얼핏 들어보아도 말도 안되는 황당무게한 '주'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시침 뚝때고 진지하게 설명하는 작가의 다찌마와식 유머가 정말 일품이다..
이런 다치마와식 비장미는 어떤때는 독자들의 비웃음과 조소를 의도적으로 유발시키기도 하지만..의외의 감동(?)을 주는 경우도 있다.
다시 2부의 예를 들자면 금도마뱀 폭주족 돌격대장과 남자훈련소 1학년 학생회장과의 결투에서.. 비겁한 푹주족 돌격대장은 치사한 수법으로 1학년 학생회장을 쓰러트리면서 " 내몸에 손가락 하나라도 되면 할복하겠다.."라고 말한다. "남자로서 명세할 수 있겠느냐?" 고 물으며 명세를 받은 1학년 학생회장은 그 즉시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이빨로 물어끊어서 돌격대장에게 던져버린다..ㅡ.ㅡ;;
이후 할복을 강요하는 1학년 회장..끝까지 비겁한 푹주족 돌격대장..이때 돌연 나타나는 푹주족 총단장..말이 필요없다..그대로 푹주족 돌격대장의 오른손을 칼로 절단해버리면서 뱉는 대사.." 우리 폭주족은 비록 인간의 길을 벗어나 달리지만 남자의 길을 벗어나 달리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쿵쿵..ㅡ.ㅡ;;
유치찬란하다구여.. ? ㅎㅎㅎ.. 네 유치합져..그러나 그 유치한 비정미에도 감동이 있습디다..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전 이 대목에서 가슴이 찡~했다는...
어떻게 보면 북두신권의 코믹버젼같은 이 만화는 그렇게 야수성을 상실한 얌전한 사슴같은 현대의 남성들(나를 포함한.)에게 유치한 방식으로나마 대리만족을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1부부터 쭉 보실려면 ( 1부는 예전에 완결되어서 국내에 출간되어있고 2부는 4편까지 나왔습니다) 어떤때는 반복되는 뻔한 내용에 질리기도 하고..또 어떤때는 이게 만화인가..하는 황당함도 드실 수 있겠지만 심심하신분들..가슴에 뜨거움이 모자라서 허전하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해드립니다.(단 책임은 못집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영웅문 버전 (그러니까 해적판 시절이요.)을 읽지 못하고 라이센스로나마 뒤늦게 접했는데... 다분히 일본색이 강한 작품인지라 거부감을 느낄 사람도 꽤 있을거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사상들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작품을 이끄는데 핵심 요소니 그냥 넘기기도 그렇고... (뭐 싫으면 안보면 되겠지요.)1부는 당연히 작화나 연출력 면에서 우수했지만 최근 연재중인 2부는 영 아니더군요. 그림은 차치하고라도 (컴퓨터까지 도입, 페이지를 메꾸니...)웬지 예전의 그 기백이 사라진것 같습니다. 남자훈련소 1부와 2부 사이에 그린 `소라요리 다까꾸`부터 그런 징후가 보였는데... 2부는 단지 찬란한 과거의 영광을 뒤에 업고 그리고 있는게 아닐까 싶네요. 하기사 예전 명작의 후속편 내지 리메이크가 일본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빈번하게 시도되고 있으니... 다 장사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