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경우, 유교수를 읽고 늘 찜찜함을 느꼈습니다만. 유교수의 정치적인 시각(보수:진보)이나 하는 문제는 오히려 사소했습니다.
유교수라는 캐릭터 자체에 불만은 없습니다. (그런 유형의 인간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캐릭터들이나 작가의 정치적 입장도 개의치 않습니다. 갈등을 집어넣고, 젊은이들이 흥미를 갖고 읽도록, 보수-진보의 대비를 자꾸 끌어들이긴 하지만, 유교수는 정치적인 만화가 아닙니다.
사실 유교수에서 보이는 건, 통속적인 속물들에 대한 신랄하지도 않은 빈정거리기가 주 입니다.
세상 모든 인간들은 속물이고, 따라서 별도의 완벽한 인간상이 필요한 겁니다. 통째로 완벽한 세상-이데아를 그리면 만화가 재미 없어지고 설교조가 되니, 오히려 미천한 속물 세상에 혼자 고고한 한명의 완벽한 인간이 필요해 지죠.
더구나, 속물을 솔직하게 속물이라고 부르지도 못하고, (작가가) 통속적인 속물 인간들을 살펴 보며 애정어린 눈길로 감싸는 '척', 하는 데에는... (닭살이 파도를 칩니다.)
주변인들의 속물적 기질을 냉소적으로 관찰하는 만화가로, 사바스 카페의 작가나 TONO가 있습니다. 사바스 카페 작가는 약간 체념조이기도 하며, 자기 자신까지 포함해서 꼬집습니다. 토노는, 일부러 그러려고 노력하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인류애(?)가 발산됩니다. (비록 피와 살이 자주 튀지만 ㅡㅡ;;;)
유교수의 경우는, 작가가 속물들을 자기 발밑에 내려놓고 질타하는 느낌입니다. 어쩌면 작가는, 유교수라는 캐릭터를 머리위에 놓고, 꾸중듣고 싶어하는지도 모르죠. 그렇더라도, 작가가 꾸중을 해도 될만큼, 속물로 싸잡아 치부하는 타인의 삶에 정말로 관심이 있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대등한 입장의 비판이 아니라, '꾸중'을 원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유교수를 빗대어 '꾸중'합니다만, 그 꾸중에 인간애는 쏙 빠져있습니다. (유교수가 입을 벌려서 직접 말하지도 않습니다.)
만화의 다른 부분에서 인간애가 표출될지 모르지만, 그러한 작가의 의도가 자꾸 거슬립니다.
차라리, 단순하게 주인공(유교수)을 띄워주기 위해서, 떨어지는 주변인들을 배치했다면 나았을 겁니다.
"대체 뭔 말을 하고 싶은건데?"
유교수를 읽으면서, 작가의 그러한 의도를 발견할때 짜증스러워 떠오르는 질문입니다.
"속물들아, 영원히 속물로 남아있어라. 너희는 태생이 속물이야. 유교수가 도닥거려줄게."
이런 말이라도 하고 싶은 걸까요? '지루하지 않은 교훈 만화'로 보기에는, 작가의 음험함(용어?를 빌려써서)이 눈에 밟힙니다. 음... 써놓고 보니, 저도 작가의 음험함이 싫었던 거군요. ^^;
|
Read : 2648, IP : 211.223.142.101 2003/07/09 Wed 13:04:00 → 2003/07/09 Wed 13:09:1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