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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만화가 대중적인 장르로써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앞 서 쓴 글에서처럼 교육적이고 시사적인 매세지를 포함하는 매체는 많고 궂이 예술에 접근하지 않아도 충분히 충족 가능한 것들입니다.여기서 묻고 싶은 것이 과연 우리는 만화를 보면서 무엇을 기대하는가이고 무엇을 원하는가 입니다.우리가 무언가 대단히 교육적이고 정치,경제,세계정세의 흐름을 깨닫기 위해 만화를 보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한마디로 만화보다, 예술보다 더 효율적이고 문제제기에 탁월한 매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그런 것을 궂이 대중성 운운하며 무리를 해서라도 그 틈바구니에 껴들어야 한다는 것은 좀 우습지 않습니까?

------------------------------- 일단, 가장 먼저. '현존하는 만화읽기'에 비추어서 만화의 영역을 한계지을 필요는 없을 겁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역시 동의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님은 결국 현재의 만화 흐름이 만화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리는 흐름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되풀이 말씀드리지만 저는 전 사회적 예술로서의 만화라는 것이 계몽적이거나 시사적인 것이라고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틈바구니에 끼어들어야 한다고 한 적도 없지요. 시사적이거나 계몽적이 된다고 대중적인 것이 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오히려 반대죠) 제가 말하는 전사회적 예술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결국 대중적으로 존중받는 예술이 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님은 만화를 쾌락의 영역을 표현하는 매체로서 바라보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만화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과 그대로 들어맞는 것이 아닐까요. 그것이 좋다/나쁘다의 차이가 있을 뿐. 글쎄, 현재의 만화는 충분히 세분화되어 있는 쾌락의 장 입니다.

성애만 해도 만화만큼 그렇게 세분화, 다양화된 대중문화장르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소년애, 동성애, 야오이, (동성애랑 야오이는 다르죠), 로리콘, 아주 자유분명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지요. 폭력물만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역에서 만화의 성과는 액션영화를 완전히 능가합니다. 물론 일본만화의 성과가 대부분이긴 합니다만.

현존하는 만화의 쾌락적 차원의 세분화, 다양화가 비결이라고 하셨지만 그것은, 현존하는 만화의 쾌락적 차원이 매우 한정되어 있거나 대중적으로 고립되어 있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요. 여기에서 더 세분화, 다양화되면 과연 확장될까요?

저는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봅니다. 10명이 보던 장르가 10개로 세분화되어 각각 1명씩 보는 장르를 만들 공산이 큽니다. 기존의 소통불가능한 섬은 더욱 작게 분할된 소통불가능한 섬이 되겠지요. 결국은 상품성 자체를 상실하고 동인문화 온전한 소수의 매니아 문화가 되지 않을까요. 현존하는 만화장르가 제대로 상품으로도 취급받지 못하듯이, 이렇게 다양화, 세분화된 것들도 역시 상품으로 취급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만화를 보면서 원하는 것이 이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살려나가면 된다는 말씀을 하고 있으신 듯 합니다. 그런데 저는 만화를 보면서 이런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만화는 이 순간에도 저 같은 독자들을 놓치고 있지요. 만화라는 매체는. 폭력물 성애물이 존재해서는 안 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만화 고유의 영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요.

만화의 현재 상태는 만화라는 고정관념 속에서는 충분히 세분화, 다양화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저는 만화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정말로, 정말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번 조사해 볼 필요가 있겠군요. 그리고 사실 만화를 보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만화를 그냥 손 가는 대로 대충 봅니다. 실제로 그렇게 보아도 상관없는 만화들이 대부분이죠.

만일 "....."님이 말씀하신 '만화의 고유한 영역'이 이러한 것이라면, 사회적인 인정.. 필요 없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것에는 '개인적인 인정'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만화를 재미있게 보는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만화를 그다지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 사람들이 속이 좁아서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쾌락을 즐기지만 그것을 전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한 번 즐기고 버리는 것으로 보지요. 사회적인 차원에서든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말입니다.

다른 영역에서 더 많은 쾌락을 보장하면 그 쪽으로 옮겨갈 뿐입니다. 이를테면 게임으로. 요즘 많이 하는 이야기지만 엔터테인먼트 기능이라면 만화는 이미 많은 부분을 빼았겼죠. 이 사람들이 만화에 애착을 가질 이유는 애당초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이들에게는 한 번 보고 버릴 뿐인 폭력만화의 심미적 가치... 를 이 이해할 이유가 없지요. 속이 좁아서가 아니라, 본래 그렇게 만들어진 장르인 면도 없잖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그렇지 않은 작품이 나오긴 합니다만 여전히. 사실 저는 "...."님이 폭력만화의 심미적 가치에 대해서 설득력있게 말씀하실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상당히 의아합니다만.

물론 '쾌락'이란 이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닙니다. 어떤 이에게 어떤 쾌락적 스타일은, 아주 강력한 삶의 자양분일 수도 있죠. 그러나 다른 대부분에게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설득력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른 예술들이 전심전력으로 노력하고 있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보다 많은 이들에게 설득력을 가질수록, 개개인에게 가지는 매력도 더 커집니다. 고독한 취향은 언제나 개인을 지치게 만드는 법이고 취향은 '이미 공유되어 있을수록' 개개인의 차원에서도 더욱 발전되는 것이니까요.

어떤 장르의 독자들만을 위한, 기존의 만화독자들을 위한 만화만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현상의 강화가 아니라 현상의 탈피니까요. (글을 읽다보면 "...."님은 현재의 위기론 자체를 부정하시는 것도 같습니다만)

본래 제가 말한 전사회적 예술로서의 만화는, 만화가 어떤 개인개인에 대해서 강력한 매력으로 존재할 때만 가능한 것이죠. '사회vs개인'의 배척적인 틀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만화의 어떤 영역으로의 한정은, - 이를테면 성과 폭력, 혹은 자극적인 쾌락이라고 하지요 - 그것을 좋아하는 개인개인의 접근도를 높이는 동시에, 다른 영역의 독자들을 모두 포기해 버립니다. 그리고 다시 세분화, 전문화를 거듭하며 소통불가능한 영역이 되지요. 그리고 10명을 다시 1명으로 쪼개고.....

결국 제 지향이란...만화가 다른 영역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그것은 만화가 삶의 표현양식이 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점에서 삶에 대한, 여성적인 진지한 시선을 보여준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순정만화의 성과는 대단한 것이었다고 평가합니다만) 진지한 독자들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거의 다 놓치고 있다는 것은 만화의손실입니다. 저는 만화의 손실이 사회적 손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화는 아직 그것을 사회에 증명해 낸 바 없지만....증명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겠죠. 그래서 아무도 모릅니다.

대안은, 만화를 자신의 자의식, 주제의식, 하고 싶은 말, 솔직한 감정들을 담아내는 양식으로 만들어내는 진지한 창작가, 수용가, 비평가의 실천으로 마련될 것이라는 상투적인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른 영역에서 충분히 하고 있으니 상관없다구요?

다른 영역에서 충분히 하고 있다고 그다지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만화는 고유하고 독립적인 예술양식이잖습니까. 다른 매체가 하는 것과 만화라는 표현양식을 통해 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죠. 기존 예술영역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에 끼어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영역에 새로운 차원을 - 만화라는 표현의, 사고의 차원을 - 더하는 것입니다. 그를 통해 기존의 예술들도, 만화도 교류하며 서로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겁니다.

사실 더 이야기해서 이 주제로 제가 더 할 수 있는 말도 없을 것 같구요. 이 글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잠이 안 와서. 안녕히 계십시오. 닭살시러운 이야기를 많이 해서 잠이 잘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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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05 Sat 04:12:03 → 2002/01/05 Sat 04: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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