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쓰레기로 치부하지만 적어도 2일에 한번씩 들어가본 후 '젠장, 역시 눈버렸어...'라고 생각하는 S사의 U모텔이라는 곳의 만화사랑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논쟁'이라는 이름으로 종종 엄청난 소모성 전쟁이 치루어지곤 합니다. (튕겨나온 관객중 하나)
논쟁이 가장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경우는, 논쟁에서 이겨봐야 별 쓸모가 없는 경우와 논쟁에서 사용하는 논리의 종류와 깊이가 하급일 경우입니다.
종종 대두되는 것이 '표절론', '프로페셔널리즘 vs 아마추어리즘', '질적인 문제' 등등의 것. 아래와 같은 '네타바레'같은 경우 개인적으로 독특한 소재였다고 생각합니다.
논쟁하는 사람들이 '논쟁을 하는 이유'로써 언급하는 것은 '만화에 도움이 된다'라는 것.
하지만 실제, '만화에 도움이 되는 논쟁'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정말 의외였던 '프리스트'의 베르제르크 표절론이라든가 '프로페셔널리즘과 아마추어리즘의 차이는 돈을 번다는 차이' 등은 본질과는 너무나도 먼 하위계층에 속하는 문제라는 것이죠.
우리는 종종 '이래서는 않된다'라는 말을 하지만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나는 현실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이있게 접근하지 않으며 실제 외부에 존재하는 '소비자'인 입장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프로는 돈을 벌기때문에 작가정신이 있어야하고 표절을 해서는 않된다'라는 지극히 타당한 말을 주장한다 할지언정, 우리는 '프로에 해당하는 대우', '프로가 버는 돈', '작가정신 유지의 필요성', '창작과 표절의 경계선'등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겠죠.
그곳에 근접해있는 계열의 사람들이 이러한 주장을 봤을때 과연 얼마나... '논쟁'이라는 것이 도움이 될지...
깊이있는 논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아주 쉽지 않은 긴 작업을 필요로 합니
다. 한마디로 아주 '재미없는' 작업이죠.
이것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애써 공부해서 주장해봐야 '지랄마, 내가 좋아하는 만화가 짱이야!!!'라는 류의 글 수십, 수백개에 의해 쉽게 무시되기 때문에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흔히들 '만화는 재미있어야한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한국만화는 정말 재미없어'라는 말을 듣게 되네요.
글쎄,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만화가 재미없는 이유는 만화는 재미있어야하기 때문에 많은 작가 내지는 독자들이 만화의 재미없는 부분을 회피해간 관계로 '재미'를 구성하는 '재미없는 부분'이 매우 취약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얼마전 뉴타입 8월호서 박인하씨라는 작가가 '술의 명가'와 '김치전쟁'이라는 만화를 비교하면서 '이정도로는 부족해...'라는 언급을 했는데,
만화의 '재미'만으로 만화를 배운 사람들에게 '심도있는 자료조사'따위는 그다지 관심없는 분야라고 생각되네요. '심도있는 자료조사'는 미적이나 통계학만큼이나 재미없는 부분이니까요.
위의 내용은... 만화만을 보아서는 만화가 보이지 않는다는 본인의 주장중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짜장면'에서도 짜장의 명인이 그런 소리를 하긴 하지만...
한편으로 지나가는 생각이, '만화에 관한 논쟁'을 하는데 앞서 '만화'의 본질과 '논쟁'의 본질에 대해 먼저 공부해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마 99.87%의 확률로 사람들이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이는 만화에 있어 지극히 '재미없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그럼~
ps: '네타바루'는 사실 굉장히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만화의 줄거리를 적지마라!'라는 것인데 줄거리라는 것이 무슨 생명체도
아닌 이상 눈을 뚫고 들어와 뇌속에 입력되는 것은 아닌 법, 즉 결국 자기
가 읽어보았다는 말이 되죠.
자기가 읽어보는 것을 선택한 후 '저놈이 써논 것이 잘못이야!'라는 주장
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유혹의 여지'를 만들어놓았다라는 말인데... 미안하지만 유혹에 말려들었
다는 것은 누구를 탓할 것 없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읽을 경우 만화가 재미없어질 것을 알면서도 보고 난 후 이것을 읽었기 때
문에 만화가 재미없어진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미 '만화애호가'의 자격을
상실한 것, 말하기 전과 말한 후의 입장은 전혀 다른 셈이죠.
설득력없는 주장이라고 말하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소모성 전투
를 목격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은 논쟁이 무엇인지도, 자신이 한 말이 자신
의 위치를 변경시키고 있다는 것도 모른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국회의 아저씨들도 그러잖아!'
드디어 '만화'의 논쟁이 사회적인 문제와의 접합점을 만나게 되는데, 본격
적으로 '재미없는 부분'에 속하기도 하는 셈.
여기와는 속성이 맞지 않을 터, 이쯤에서 그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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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8/16 Wed 10:2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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