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비평사이트 두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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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예술론?
오랜만에 들어오니까 한참동안 읽어야 되는군요.
먹고 사는 일에 바빠서 한두달 못들어오다가 보니 6호로 고치는 것도 몰랐네요. 어쨌든.....

- '만화는 예술이다'를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어떤 만화는 예술일 수 있다'라는 명제(?)는 사실 거의 의미없는 말이죠. 한권만 있어도 되는 거고, 다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논쟁을 불러 일으키게 되니까요.
'......'님은 '만화는 당연히 예술이다'는 입장을 취하시는 것 같은데, 그건 사실 '만화는 예술이다'라는 말이 가지는 사회적인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만화는 예술이라는 언급의 맥락은 '만화를 사회적을 인정해 달라'는 인정투쟁 속에서 나온 하나의 선언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만화계는 사실 수십년 동안 '애들 버리는 흉물' 취급을 받으며, 매년 청소년 보호를 위한 '희생양'이 되어야 했죠. 따라서 우리는 '유해매체'가 아니다, '우리도 예술이다'라고 절규하게 된 데서 먼저 나왔다는 것이죠. 물론 초기 만화계 구성원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역할도 했을 테고요.
문제는 만화가 예술이기 위해서는 앞에서 capcold님께서 쓰신대로 '사회적인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그 방법(?), 과정, 필요충분조건이 무엇인가에 대한 만화계 내부의 합의가 별로 없다는 것에 있죠.
폭력만화든 섹스만화든(아, 우선 짚고 넘어 가야 할 건, 저는 넓은 의미에서 영업을 뛰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어 다르고, 아 다르다'는 겁니다. 이건 사회생활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가능하면 액션물, 에로물 뭐 이렇게 말하는게 더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쉽겠죠) 예술이다. 라고 말하는 건 사실 인정받지 않겠다는 거고, 만화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겪는 온갖 서러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철없는 판단이라고 봐요.
저는 만화는 예술이다라는 표현을 '만화는 예술로 사회적 인정을 받아야 하며, 사회적 인정을 받기 위해 만화계의 적극적 구성원은 그 역할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라는 실천적 강령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장르가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는
1) 사회적인 보편성을 담지한 걸작의 지속적인 생산(두고보자 편집진의 의견에 적극 동의합니다)
2) 이런 걸작들에 대한 유의미한 평론의 존재와 다른 장르 및 평론에 대한 영감의 제공
3) '아버지 저 만화가가 되렵니다'라고 말했을 때 부모가 '그래 성공하면 그것도 좋은 돈벌이가 된단다'라고 말할 수 있는 평균적인 경제적 수지타산의 존재
4) 만화 생산자 및 평론가에 대한 학문적인 재생산 구조의 존재(교수님 등등)
5) 걸작들에서 발굴될 새로운 내용적 형식적 소재를 계속 사회적으로 재생산할 대중적인 동일 장르의 하위매체의 존재

대충 이런 5가지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장르 예컨대 문학, 음악, 미술, 영화 등을 생각해 보신다면 아마 5가지 조건이 대부분 갖춰져 있음을 알게 될 겁니다. (어, 더 있을까?)

하지만 사실 저는 현재와 같은 멀티미디어 시대에서 애니메이션이 아닌 출판만화가 새롭게 예술로 진입하기에는 어려운 여건이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예컨대 텔레비젼에서 출판만화를 소개하기에는 너무 정태적이어서 시청률이 걱정된다. 다른 동태적인 장르들과 내용을 주고받기에 어려움이 있다 뭐 이런 것들

따라서 만화는 예술이다라는 말은 이런 5가지 전제를 채우기 위해 현재의 출판만화의 상황을 파악하고 전략을 작성하자라는 실천적 함의를 가지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세한 내용은 나도 모르니까 이 자리에서 계속 논의하도록 하고.....

= 하림님과 스피커님의 거리에 대해
음 하림님은 평소의 글과 달리 매우 과격한 글을 올리신 것 같은데 그 주장은 '만화계 내부에서도 책임이 있다. 왜 걸작을 만들지 못하는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고, 스피커님의 즉각적인 반응은 '먹고 살기도 어렵고, 얼마나 족쇄가 심한데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느냐, 이 먹물들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하림님은 글을 매우 논쟁적으로 썼다고 생각이 드네요. 의도적으로 그런 것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앞에서 말한 5가지 조건에 비춰 본다면 당연히 하림님의 말은 맞고, 거기에 대해 뭐라고 토를 다는 사람은 '우리 만화가는 만화계는 이렇게 당해도 어쩔 수 없어'라고 한수 접고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먹고 살기 어렵다는 만화계의 현실'을 고려해서 걸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여건을 만화가의 개인적인 결단에 기대지 말고 그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도 평론가의 의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스피커님의 주장은  '그래 나는 만화의 발전을 누가하든지 간에 그냥 앉아서 내 영역만 챙길게'라고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힘든 것은 만화가만 힘든 게 아니죠. 평범한 샐러리맨은 물론이고 1천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까지 다 어렵고 힘들죠. 만화쟁이로서 기존에 만들어진 각종 만화적 재료를 베껴가며, 출판사가 시키는대로 외부 노동자로서 살아가겠다면 서로 할말이 없지만 그나마 새로운 활로를 찾고 싶다면 그렇게 막말은 하면 안되죠. 할말이 있고 못할말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냥 되는대로 써 봤는데, 이만 하죠. 다음에 또 쓸께요.
꾸벅




Vote : 43,  Read : 825,  IP : 61.83.19.80
2002/01/13 Sun 16: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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