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비평사이트 두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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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___xl 추천하기 수정하기 삭제하기
..... 님의 친절함에 감사드리며,
놀라운 사실을, 그 친절함을 무색케 할 것이 못내 아쉽지만,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산'이 무슨 뜻인지는 저도 압니다. '동물'이 무슨 뜻인지도 알고요. 문제는 언어입니다.
한국어에는 없는 개념을 표현하는 단어를 가진 언어가 있습니다.
번역은 가능하지만, 정확하게 같은 뜻을 가진 말이 한국어에 없는 언어가, 무척 많습니다.
'동물'의 발음이 '축구'의 개념을 지닌 언어가 가능합니다.
'동물'의 발음이 '다리 세 개 달린 것'을 나타내는 언어도 가능합니다.
'동물'로 '다리 세 개 달린 것'을 뜻하는 한국어 사용자도 가능합니다.
물론, 그렇게 쓰면 말을 틀리게 쓴 것입니다. 언어의 구속성 때문에.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제가 구속성도 안다는 것입니다.
'동물'의 뜻은, 한국어에서는, ..... 님이 쓰신 게 맞습니다.
예술의 의미를 ..... 님과 다르게 쓰는 사람은, 한국어 사용자 가운데서도, 한 명이 아닙니다.
충분히 많습니다. 산간 벽지가 아니라 오후 8시 지하철에 널렸습니다.
외국에도, 단언은 못 하지만, 그러리라 추측합니다.

겉으로는 아닌 사람도, 실제로 말할 때에는, 예술에 특별한 뜻을 주고는 합니다.
'대중'은  '끝내 줘, 예술이야.', 라는 말을 감탄으로 씁니다. 다들 알아 듣더군요.
문학 비평가라는 사람들은 끊임 없이 '사이비 문학'을 만들어 냅니다.
포르노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예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는 사람들, 지겹게 봤습니다.
외설이 아니라 예술이므로, 라는 말도 예술이 가치 중립적으로 쓰이지 않는 실례입니다.
예술의 정의에 그 수용자가 행하는 해석 행위까지 포함시키는 입장도 있습니다.
예술 작품이 놓인 맥락, 예술계라던지를 고려하는 입장도 있고.
널리 쓰이는 정의인 '미의 전달'도, 모두 같은 입장에 놓이지는 않습니다.
'미'의 정의를 가지고 싸우니까.
..... 님과는 달리, 미적 체험의 가치를 전적으로 개인에 귀속시키지 않는 사람들이,
역시 충분히 많거든요.
..... 님이 인용하신 정의에도 입장이 달라질 수 있는 표현이,
당장 '주체적', '보편적', '표현' 등등 술술 나오는 군요.
아, 이 단어들도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뜻을 가지나요?

언어의 의미는 언어 사용자 집단에 그 정당성이 근거합니다.
사전은 그에 대한 조사의 결과물로 그 자체가 하나의 의견에 지나지 않습니다.
언어 사용자 집단은 때로는 낱말의 내포만을 공유하며, '명작'처럼,
때로는 그 외연만을 공유합니다. '예술'처럼.
물론, 공유가 완전한 일치는 아니고.
공유되는 외연이나 내포에 대해 그 빈 부분, 명작의 외연이나 예술의 내포를,
정의하여 자신의 사상을 피력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리 세 개 달린 것'이 동물의 외연에 더 본질적이라는 것이 입증되면,
..... 님이 안 가르쳐 주셔도 그럴 리 없다는 것은 압니다,
동물의 내포는 그렇게 바뀔 수 있습니다.
전인류가 럭키 짱을 명작이라고 생각하면, 명작의 외연이 바뀌겠죠.

덧붙여, 예술의 배초가 부적절하므로 그 논지가 무가치하다는 것도 비약입니다.
색맹을 이명으로 부르는 사람이 개발한 이명 치료약의 효능은 약에 달렸습니다. 명칭이 아니라.
만화는 예술이 아니다, 라는 논지의 핵심은 만화가 저급하다, 라는 것을 어떻게 이해 좀 해 봐요.

현대 언어가 더 세분하다는 것도 아는데, 이것 참 곤란하군요. ..... 님의 친절을 이렇게 짓밟아서야.
본래 멍청하기 때문에 한 번 더 묻습니다. 그게 '후진적인 것'과 어떻게 관련이 되는지요?
어떤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가치 기준으로 판단하면  '후진적'인지요?

그리고 이건 별로 안 고마운데, 편협하다, 라 조금 더 친절해 주세요.
일단, 제 글을 다시 보세요. 그 두 문장에 대한 해석은, 글 그대로, 해석일 뿐입니다.
제가, 제 입장이 저러하다고 표명한 부분을 찾아 주세요.
만화를, 소위 '예술'에 비해, 저급하다고 언급한 부분을.

마지막으로 ..... 님의 해석에서, A, B는 상호 동등합니다. 그러니 그런 해석이 나오지요.
정우성과 박경림을 넣어 보세요. 누가 더 똑똑한지는 모르지만.
이미 사람들의 견해가 고정되어 있는 개체를 대입하면,
'논리적'인 관계가 아닌 실제의 뜻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경림이 정우성처럼 보인다, 와
정우성이 박경림처럼 보인다, 가 같은 뜻입니까?
Comment : 1,  Vote : 36,  Read : 969,  IP : 211.219.115.140
2002/01/30 Wed 23:18:42 → 2002/01/31 Thu 09:26:23
lx___xl 

게다가 다시 보니, 예술이 이러므로 만화가 아니다, 라는 주장이 만화에 대한 편견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고 제가 쓰지도 않았군요. 두 문장의 맥락과 핵심적인 논지가 다르므로 다르게 반박되어야 한다고 했지. 글을 어떻게 읽는 겁니까? 대체

200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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