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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미래` 제목에 관한 불만
이런 게시판이 있는지도 모르고 자유게시판에 올렸다가 운영자님으로부터 이곳으로 옮겨달라는 제안을 받고 다시 올리는 글입니다. 원래 감상문으로 쓰인 글이라 표현이 다소 거칠고 감정적인 이해 바랍니다.

----만화의 미래 독후감을 쓰다가 홧김에 올립니다.

이 책의 제목은 "만화의 미래"이다. 스콧 맥클루드의 이전 저작(?)은 "만화의 이해"이다. 전작을 읽으면서도 의아해 했지만 도무지 번역을 하는 사람이나 제목을 달고 내다 파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몰지각한 짓을 저지른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화라는 말이 극화보다 우리 사회에서 더 널이 쓰이고 있고 더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책이 많이 팔려야만 출판사가 유지된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지만 책의 내용을 송두리째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책 자체를 자기부정하는 제목을 달았다는 것은 너무나 큰 실수라고 본다.
이미 전작이 나오고 근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번역이 나온지는 7년쯤 된 것 같다). 그 때야 극화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이 만화의 이해라고 제목을 달았다고 해도 7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설사 그 때나 지금이나 극화에 대한 인식이 변함이 없다하더라도, 한국의 만화에 조금이라도 애정을 갖고 있다면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알다시피 한국에서 '만화'는 극화, 카툰, 캐리커쳐, 캐릭터, 게임, 애니메이션 등등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알 수도 없는 수많은 것들을 뭉뚱거려 부르는 말일뿐이다. 전작 "만화의 이해"에서 분명히 저자는 만화를 연속예술이라 불렀고 제목 또한 "Understanding Comics" 즉, 그 책이 오직 코믹스트립에 관한 것임을 밝혀 놓았다. 책 자체가 코믹스-한국의 극화(아직 정착된 어휘는 아니라 할지라도...)에 관한 것이고, 한국에서의 '만화'의 하위개념들-카툰, 캐릭터, 캐리커쳐 등등-과 구분된다는 내용인데 출판사는 뻔히 "만화의 이해"라는 제목 아래에 "Understanding Comics"라고 원제를 달아 놓았다. 저자가 한국에서의 '만화'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 있다면 당장이라도 책을 회수하길 바랄 것이다.
상업적인 이유나 용어 정립의 수준이 이 책에 미치지 못한 이유였다면 책의 어디에서건 그것에 대한 언급이 있었어야 했다. 만약, 이건 정말,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번역자나 편집부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이 제목을 붙였다면........ 흥분이 극에 달해 더 이상 잇지 못하겠다. 여기까지만 하겠다.

여튼, 시공사 정도 되는 출판사나 "한국 만화판에 대한 진지한 담론 형성과 현실 변혁을 기치로 내걸고"있는 '두고보자'라는 비평 창작 단체 정도 되는 번역자라면 최소한 영화제목 말도 안되게 번역해서 붙이는 놈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 아니냐 이말이다. -----

96년 만화학과(4년제)가 처음으로 생겼습니다.  그때 같은 과의 친구들 사이에서는 만화가 학문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우선 용어의 정립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말들을 했었습니다. 부끄러운 점은 그것을 위해 제 스스로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인터넷이란 게 제대로 보급이 되지 않았던 시절이기도 했고, 누군가 열정있고 만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진행해 갈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이런 훌륭한 사이트가 있음에도) 눈에 보일만큼 논의가 진행된 것이 없어보입니다.
좋은 토론이 진행돼 건질만한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 : 3,  Vote : 145,  Read : 3267,  IP : 211.206.41.15
2002/06/12 Wed 16:27:49
이충영 

만화를 극화, 카툴, 캐리커쳐, 캐릭터, 게임, 애니메이션을 뭉뚱거려 부르는 말이라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인 듯 합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극화의 위치에 `만화`라는 단어가 들어가는게 더 옳은 분류라고 생각이 되는군요.
만화라는 단어가 몇몇 무지한 사람에 의해서 뭉뚱그려 사용되는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화라고 하지 않고 만화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만화라는 단어는 아직 정착되어 가는 과정이고 그런 의미에서 `만화의 이해`나 `만화의 미래`는 그런 만화의 단어를 확립시킬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002/06/19
김병수 

밥이라고 하면 쌀밥만 가리킵니까?

만화는 `밥`과 같은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극화`에 대한 개념도 잘못 이해하고 계시군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극화는 명랑만화나 광수생각류의 이야기만화 등을 포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화라는 표현은 더 확실한 표현이 나오기전에는 가장 적절하다고 봅니다.

만화라는 단어를 썼다고 내용을 오독할 분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몇몇 평론가들의 지적처럼 오히려 만화의 `미래`가 오해를 부를 소지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2002/07/15
모과 

제가 문제시 하는 것이 바로 만화라는 용어가 `밥`과 같다는 바로 그점입니다. 실제로 아직까지 만화 이론서에는 만화가 카툰, 캐리커쳐, 애니메이션 등의 상위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의 의도는 만화의 이해에서 `의도된 순서로 나열된 그림과 그밖의 기호들`이라는 정의에 부합하는 어떤 용어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데 있습니다. 바로 코믹스의 한역이 필요하다는 말이죠. 너무 오래 전의 글이라 읽을분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용어정립에 관해 어느정도의 담론이 형성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씁니다.

200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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