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원두막에 모과님이 올려주신 글을 이쪽으로 이동시켜주심에 따라서, 그곳에서 달았던 리플 역시 이쪽으로 옮깁니다; 모과님의 원글과 이 리플은 원두막에서는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이후의 토론은 이곳에서 계속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 (만화의 미래 Reinventing Comics는 이하 RC, 만화의 이해 Understanding Comics는 이하 UC입니다)
!@#...우선 짧게나마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comics('코믹 스트립'이라는 말은, 또다른 범주의 단어이기 때문에 여기에는 적합치 않습니다 - 이 이야기는 RC의 해설편에서 이미 한 이야기니 넘어가겠습니다)라는 용어와 '만화'라는 단어가 등치될 수 없다는 지적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반대로 한국에서 만화라는 단어가 너무 넓게 쓰이는 것 - 정확히는 남.용.되는 것 -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화라는 용어가 남용되고 있다고 해서 그 용어 자체를 사용하기를 꺼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작금의 '남용되는 상황'을 명백하게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명확한 개념화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이 책 자체가 의도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약간 더 자세히 말하자면, 실제 개념상으로 얼마나 남용되고 있든지 간에, 영어에서 'comics'라고 보통의 영국/미국사람이 들었을 때 연상하는 이미지는, 한국에서 '만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이 연상하는 이미지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책의 진행 자체가 사람들이 그러한 모호하고 폭넓은 인식을 하고 이 책을 처음 펼쳐봤다가, 그 속에 들어있는 여러 개념들과 체계를 이해해나가는 형식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칸의 연속으로 되어있는 것만을 이 책에서 다루겠다고 선포를 합니다... 하지만 UC에서 맥클루드가 아이스너의 개념을 빌어와 '연속예술'이라는 용어 하에 한칸만화를 제외시킨 것은, 애초의 의도라기보다는 책 자체의 논리적인 모순에 의한 것입니다(하지만 그 이야기는 이미 UC 한글판의 '해설편'에서 이미 실컷 떠들어 놓았으니 과감하게 넘어갑니다). 실제로 기계적인 의미에서의 칸의 연속성은 생각보다 훨.씬. 모호한 부분인데, UC에서는 너무 '명쾌하게' 정의내려 버렸죠. 여하튼, comics라는 말 자체부터가 영어권에서 '광의의 comics'와 '협의의 comics'라는 두 차원의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협의의 comics는, comic strips나 (editorial) cartoon 등등의 개념들과 구분되는 의미에서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에서는 명백하게 사람들이 광의의 comics를 연상하기를 바란 것이고(실제로 책 속에서는 그것을 점차 협의의 comics의 방향으로 끌고 나가지만), 그것을 번역해서 한국 독자들에게 같은 의도를 내비치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만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실제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의 범주는 결코 협의의 comics만을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카툰화법의 방식이나 글/그림 결합 등 대단히 보편적인 이야기들은 당연히도 광의의 comics에 해당하는 내용들인 것입니다!
좀 더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하자면, '극화'같이 더욱 정립이 안되어 있는 ('극화체'와 '만화체' 같은 용어들을 보십시오!) 용어를 사용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며, 숫제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는 것은 더더욱 책의 본질을 흐리기 때문에 가장 보편적인 단어를 쓰는 것이 당연합니다. 또한 책의 원제와 한글 제목을 병기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출간되는 모든 번역서들이 제발 그래줬으면 합니다. 원제와 번역판의 차이가 이런이런 부분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인식시키고 들어갈 수 있을 뿐더러, 나중에 실제 원본을 찾아보기도 더욱 쉽게 만들어 줍니다.
오히려 제가 아쉬워하는 것(즉, 출판사와 '타협한 지점')은, RC를 '만화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낸 것입니다. 미래라는 부분은 사실 그 책의 2부에 해당되는 내용이고, 1부에서 제기하는 '현재' 역시 상당히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만화의 재발명'이라는 애초의 제목 제안이 너무 공대 교과서 냄새가 난다고 하여(물론, 이 또한 타당한 지적입니다) 이렇게 나간 것입니다... 컨셉트 상으로는 크게 틀리지 않지만, 영어권에서 독자들이 받을 느낌을 한국 독자들도 최대한 유사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발명'이 나았을 것이라고 지금도 생각하지만... 뭐 출판사와 마찰을 일으키고 싸울만큼(그래서 책이 나오는 것 자체마저 위협할 정도로)까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하여, 그렇게 나온 것입니다.
!@#...음. 짧게 한마디한다고 써놓고, 쓸데없는 소리까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럼, 보다 본격적으로 여기에 대한, 혹은 만화와 관련된 용어사용 일반에 대한 날카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 추신: ...아, 그리고 저자는 한국에서 '만화'라는 용어가 어떻게 쓰이는 지(남용되는지)를 저한테 들었지만, 그딴 식으로 책을 내지 말라고 화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작년 11월에 미국에서 만났을때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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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te : 123, Read : 2864, IP : 147.46.6.199 2002/06/12 Wed 20:5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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