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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악귀 (http://www.kkamakgui.wo.to)  추천하기 수정하기 삭제하기
PALM, 신 타미키의 反신파, 우리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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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환경보전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는 지금, 환경문제에 무관심한 우리의 모습에 눈을 떴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적극적으로 행동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왜 내가 생활방식을 바꾸고 내 생활을 쪼개서, 때로는 불유쾌한 생각을 하는 등 위험을 떠안으면서 조상의 과오와 내가 시작한 일도 아닌 파괴를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우리들은 평범한 인간이고 특별히 나쁜 일은 하지 않았는데….

‘평범한 인간’, ‘특별한 나쁜 일은 하지 않는다’ 이 정도로 우리들을 안심시켜 주는 말은 없습니다. 책임은 다른 누군가에게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해결하는 것도 다른 누군가다….

그러나 제가 깨달은 일을 회의에 참가한 여러분들은 모두 알고 계시지 않았습니까… 환경단체 여러분과 환경파괴의 피해자 여러분은 물론 기업들까지.. 결국 우리들 평범한 인간이 얼마나 환경파괴를 조장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깨닫지 못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결코 그것은 내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말씀드리고 있는 생각을 세계의 누구도 환영하지 않을 것임은 틀림없습니다. 우리들이 나쁜 존재다라는 것을 누가 기쁘게 받아들이겠습니까? 그러나 인간으로서 평범한 생활을 해 가는 것이 모든 오염과 환경파괴, 그리고 대량의 멸종을 초래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직접적으로 전쟁과 차별과 환경파괴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대단한 자신감을 가지고 이 일을 행하게 됩니다. 그들은 우리가 그에 대항해 아무 일도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무언 속에서 그들을 받아들이고 도와준 우리들은 순결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우리들이 이 세계에 이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한, 중도적인 입장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행동에 대해 예스라고 말하지 않는 한 그것은 부정이 되고, 노라고 말하지 않는 한 그것은 긍정이 됩니다.

그리고 파괴에 대해 예스라고 말해 온 우리들은 명백히 유죄입니다.

… 우리 자신을 지키면서 이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칠 수는 없습니다. 이 정도로 많은 것을 파괴해 왔으니까. 우리들은 어떤 반성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완벽히 유죄니까요.

저는 지금 이후 모든 환경보전 활동을 전면적으로 지지하고 협력, 추진할 것을 - 또한 환경파괴 할동에 반대하고, 할 수 있는 한 그 의지를 표명할 것을 맹세합니다. 또한 이 두 가지를 언제나 확실히 인지할 수 있는기회를 더욱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음을 맹세합니다.

------------------------- PALM 中 시드의 연설


깜악귀 TALK 


--------내가 PALM을 지지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거다. 환경운동이니 뭐니 하는 걸 다 때려치우고, 이 만화를 지배하는 정서 "우리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

바로 이 지점이 만화 PALM을 범상한 신파로 빠지게 하지 않는다. 신파란, 바로 "우리는 평범한 인간이며 인간살이가 다 그런 것이다"라는 보편적 정서에 기원한다. 때문에 이것은 세계와 인간을 변화시키기 이전에 모든 것을 정서적으로 용서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정서다.

"우리에게는 죄가 없어, 세상을 살아나갔을 뿐이야" 이것인 소위 한국의 리얼리즘 문학이나 만화 마저도 숱하게 범하는 오류다. 특히 대하소설들이. 80년대의 운동권들 마저도 "평범한 인간들에게는 죄가 없다. 문제는 정권이나 지배계급이다"라는 관점을 취하고 있었다. 80년대는 신파의 시대였던 것이다. 삶을 살아나가기란 그만큼이나 어렵고, 거기에 세계에 대한 죄책감까지 가지게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보편대중을 용서하기, 면죄부주기, 충분한 주체성을 부여하지 않고 일단 구원하기 위해 드라마를 짜넣는 것이다.

나는 이런 방식의 신파적 리얼리즘을 리얼리즘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작가는 초지일관 "우리는 용서받을 수 없다"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주인공 제임스는 살기 위해 사람을 죽였다. 초기의 PALM이든, 환경운동에 대한 교양을 풀어내는 후기의 PALM이든, 이 점은 변하지 않는다. 작가가 전해고자 하는 메시지의 방법론 모두에서 작가는 방향을 잃지 않는다.

"우리는 평범한 인간이고 용서받을 수 없다" 이러한 정서에서 PALM의 낭만적인 신비주의가 기원한다. 작가의 신비주의가 시적 함축을 얻고 있다는 것이 PALM을 신파로부터 보호하는 하나의 요소라면,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평범한 인간이고, 용서받을 수 없다" 초기의 PALM은 이것을 신비주의적 장치를 사용해서 해결하려 하지만 후기에는 어느 정도 정치적인 요소를 도입해서 해결하려 한다. 그리고 이것은 작가 안에서 전혀 균열을 일으키지 않는다. 처음부터 의도된 것이었으리라.

우리는 용서받거나 구원될 수 없다. (이러한 점은 카프카와도 같다. 혹은 최유기?)

범인을 위한 신파가 아닌 범인을 위한 신비주의. PALM에 등장하는 환상은 인간을 현실에서 이탈-초월시키지 않고, 용서하지도 않는다. 거기에서 이 매우 독특한, 유례없는 인간의 만남과 헤어짐, 태어남과 죽음에 대한 슬픔이 찾아온다. 주인공들은 서로를 구원하기 위해 손짓한다. 그러나 아무도 구원받지는 못한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신비주의가 현실과 인간에 대한 고통으로 가득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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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06 Fri 20:36:43 → 2002/12/07 Sat 17: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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