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만화다라고 한 것이 만화에 대한 어떠한 복잡하고
진지한 접근을 가로막는 말이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만화는 단순히 글 + 그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니까 문학과 회화, 거기에 + 영화 같은 매체의 결합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화는 만화라고 한 것입니다.
물론 만화에는 글이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만화를
문학적인 틀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만화에 그림이 있다고 해서 그걸 회화적인 범주로 파악하는 건,
제 생각에는 열등비교를 낳게 될 것 같습니다.
박무직의 말대로 회화보다 그림은 성의가 없는 것 같고,
문학보다 글은 세련되지 못한 것 같은
그런 어중간한 매체로 이야기될 뿐이고,
기존의 예술체계에서 만화를 바라보면 확실히 그렇게 되겠죠.
스콧 맥클루드라는 사람이 [만화의 이해]라는 책에서
최고정점의 문학과 최고정점의 회화가 만나면
과연 최고의 만화가 나올까 하는 문제를 제기하더군요.
만화는 만화라는 건 그 고유성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지
그걸로 설명은 다 됐다. 그 다음은 그냥 즐겨라..
라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받아들여졌다면
그건 제 문투의 잘못이군요.
물론 기존 예술의 설명틀을 받아들여서 적용시킬 수 있을 겁니다.
만화의 구성을 문학적으로, 각 장면들을 회화적으로,
연출을 영화적으로, 그 담론의 틀을 빌어오는 것이야 가능하고
필요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만화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죠.
그냥 즐기는 것이 만화에서는 전부다.. 라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대중매체를 즐기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었구요..
그게 절대로 낮게 바라보아져야 할 수용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지한 접근.....
당연히 필요하죠. ^^
대중매체로서의 만화에서는 그 나름대로의 진지한 접근이,
그리고 예술표현의 자율성을 최상으로 놓는 만화에서는
역시 그 나름의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고,
단지 직관적인 즐거움과 진지한 접근은 반드시 서로 부닥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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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8/03 Thu 14:08: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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