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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감동하면 죽는다
김의현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 얼마전에 학교 만화 동아리에 놀러갔다가 친구놈을 만났습니다. 그가 한 말중에 이런 소리가 있었죠.

'야, 요즘 애들 정말 문제다... 아무리 봐도 개념이 부족한 것 같아. '반디불의 묘'를 보면서 애들이 멍청해서 돈을 쓰지 않아 물가가 오른 상태에서 아무것도 살 수 없었다고 말하는가하면 '뮬란'을 보고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려하니...'

'아, 농담이겠지...?'

'그래... 농담이겠지...'


내게 그다지 많은 후배가 있다거나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에 존재하는 약간의 후배 아니면 통신상에 존재하는 안면없는 연배 사람들을 보면,

정말 '감동이 부족하다'라고 생각합니다.


하기사... 신문을 봐도 무언가 느낌을 전해주는 사건이 드물고 이미 푸~욱 늘어질대로 늘어진 선배들로부터 무언가 전해받는 것도 포기한지 오래고 대부분의 활동은 '온라인'이나 TV라는 환경하에 지극히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감각 외에는 사용하지 않으니...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일이 드물겠죠.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진정한 자기 자신을 활용해본 적이 드물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 자신을 느끼고 그것을 토대로 감정을 느끼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핫... 자기 자신을 알고 느낀다는 것.

그러고보니 뉴타입 8월호에선가 오돌또기 대표이사님께서 어떤 글을 적었는데, '창의성에서 소외된 자들'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진정 자기자신을 소외시켜보지 못한 사람은 창의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창의력으로부터 소외된다고 하는군요.

나름대로 생각해본 결과로는, 창의력이라는 것은 상당히 '독자적'인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즉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만의 경험이 있어야하는 법이죠.

골목길을 혼자 돌아다닌다든가, 전혀 이상한 주제의 책을 들춰본다든가, 여럿이라면 같이 들어가기 힘들만한 조촐한 식당에 들어가본다든가...


때론 매우 진지하게 '자살'과도 같은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기 위해서는 '소외감'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의 하나겠지요.

소외되었을때야 나 자신을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조심해야할 것은 이것은 기회의 가능성이지 꼭 절대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어쨌든 소외된 나, 소외로부터의 창의력, 창의력으로부터의 경험, 경험으로부터 나 자신에 대한 앎이 아마도... 다양한 '감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나 자신을 안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한계를 안다는 말이고, 경험은... 자신이 위치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줄테니까...


'발전'은 아마 모든 감동의 기본이 아닐까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주변을 보면... 다들 감동하지 않기 위해 발광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떠한 산물에 대해 칭찬은 고사하고 어떻게해서든 그것을 고사시켜야만 만족하는 사람들을 종종 발견합니다.

이것은 저것을 베꼈네... 저것은 이미 흔한 소재네... 겨우 저정도밖에 그리지 못하네...


이러한 말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라면, 자신을 느끼는 경험이 지극히 적다라는 것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그 경험을 하기보다는 다른 대상 모두를 깍아내리는 쪽을 '이쪽이 편하다'라는 착각하에 수행하고는 합니다.

오히려 이런 종류의 사람들 주변을 보면 그들에겐 많은 친구가 있을지 모르죠.
특히나 온라인이라는 매체의 힘을 빌어.(저는 별로 친구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그래서 친구가 별로 없는 편입니다. 불쌍한...ㅠ_ㅠ)

대신 이러한 '친구'들은 영원한 짐으로써... 자신을 느끼는 경험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한 것은 이들이 없다면 궁극적으로 느껴야할 '소외'라는 감정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수가 없다라는... (즉, '필연'이란 소리네요...-_-; 망할놈의 神같으니...)


위와 같은 이유로... 요즘 세대들은 별로 감동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들은...


감동하면 죽을 겁니다.

이미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진 정신상태가 '감동'의 힘을 소화해낼 힘따위가 있을리 없겠죠. 게다가 '감동'의 전단계에는 자신을 알아야한다라는 엄.청.난 벽이 존재하므로.


한 번 묻고 싶습니다.

감동하고 죽을 것인가... 아니면 감동하지 않고 다른 모든 이들을 죽일 것인가?

후자를 선택한다 할지라도, 결국 죽는 것은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럼~

ps: Channel Onion에서보면, 마지막 편에서 '나'라는 로봇은 사랑을 느끼면 죽
을 것이라는 내용의 편이 있습니다.

저는 대단히 감명깊게 읽었는데, 어차피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감동
따위가 존재할리 만무하겠죠.

겨우... 단순채색의 남자가 그린 어설픈 순정만화 스타일의 단편만화일 뿐
일 겁니다.
:

전 감동하고 죽을 랍니다...
Vote : 56,  Read : 1571,  IP : 210.221.2.124
2000/10/07 Sat 22: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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