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을 들먹이며 대여의 법적 금지를 운운하는 사람들. 저작권이 대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일본 저작권법에도 미국 저작권법에도 대여권이 명시되어 있고, 세계무역기구 지적 재산권 협정에도 저작물의 대여를 언급한 규정이 있습니다. 저작권과 판매는 관련없습니다. 돈 주고 사서 보는 것만이 저작권 개념에 합당한 행위가 아닙니다. 대여는 정상적인 유통 행위입니다. 지금 문제는,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대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저작권자의 정당한 이득이 지대하게 침해된다는 데 있습니다. 현재 저작권법 개정 역시 대여권에 관한 규정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대여를 불법화하려는 노력은 없습니다. 저작권자가 '내 작품은 팔면 안 되고 빌려서만 봐.'라고 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저작권의 개념에 부합하는 일입니다. 자신이 저작권을 가진 작품이 대여되는 것이 싫다면, 대여권을 획득한 뒤에 대여 허락하지 마세요. 판매 시장과 대여 시장이 공존할 수 없다면 하나가 죽으면 됩니다. 판매 시장이 확립되는 것과 정의 사회 구현과는 관련없습니다. 누군가는 슬퍼할 테고 누군가는 분노할 테지만, 소비자가 사 주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일단 하나의 선입니다. 다른 이야기를 해보지요.
일본이나 미국의 비디오 시장에서는 렌탈과 셀스루 시장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셀스루가 50%는 됩니다. 자주 핵심을 놓치는 이야기지만 도서관이 있습니다. 도서관이 비영리라는 것은 무관합니다. 도서관에서 거저 보는 책을 산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서관 부족? 한국의 공공 도서관 부족을 통탄하는 사람들은 유럽, 일본, 미국 등지에는 누구든지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는 공공 도서관이 풍부한 장서와 함께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합니다. 일본도 전후 초기에는 대본소가 많았습니다. 극화도 대본소의 아카혼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만. 대본소가 사라지고 판매 시장이 정착하는 데 저작권법은 별 역할이 없었습니다. 판매 시장과 대여 시장은 공존 가능합니다. 대여 시장이 판매 시장으로 성숙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대여점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불가능한 싸움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전에, 정말 불가능할까요. 비디오 대여점은 80년대 형성 당시 불법 복사 테이프로 장사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거의 없습니다. 대여점 단속 어렵지 않습니다. 윤락 업소도 아니고, 비밀문이라도 만들어 놓겠습니까. 마약 장사도 아닙니다. 대여 물품은 모두 눈 앞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전국 도서 대여점 6000 개, 비디오 대여점 15000 개, PC방 10000 개 쯤 있습니다. 관리 대상, 최대 30000 개입니다. 주 5일, 200 군데만 감찰해도 1년 52주에 10000 개 업소를 커버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불가능한 것은 저작권자의 대여 허락이 난 작품도 대여를 막는 황당무계하고 정의와도 저작권과도 관련없는 법을 만드는 것입니다. 탁상공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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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te : 8, Read : 284, IP : 211.201.65.26 2001/06/17 Sun 15:21:06 → 2001/06/17 Sun 20:1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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