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비평사이트 두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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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아.. 예. ^^

논리 주장이라기 보다는 한순간의 감상을 적어 놓은 글입니다.
처음부터 공적인 이야기와 사적인 이야기를 분리시키려고
하지도 않았었고, 이번에는 더욱 그렇네요.
사실 본래 여기에 올리려고 쓴 글이 아니었습니다.
일기처럼 어딘가의 통신 게시판에다가 마구 휘갈겨 놓은
글이었습니다만, 주변 사람들의 말도 있고 해서
여기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역시 좀 이질감이 있지요.. 네..

빈궁한 상황에서 문화적 향유를 누리는 것이 더욱
가치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확실히.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 뭔가 뛰어난 무엇인가 결과물이
나온다면 우리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 있을 겁니다.
어렵게 만든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보면서
박수를 보내듯이.

하지만 역시 "우리는 돈이 없는 상황에서도 더욱 열심히 하기
때문에 더욱 가치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라는
자기주장이나!
혹은 타인의 규정!
(요컨데 원래 인디는 돈이 없어야 되는 거 아냐? 류의....)
는 아무래도 아니라고 생각되니까.

그렇죠? 음.. 그러니까 본래 글을 좀 명확하게 썼어야
했던가 봅니다. 하지만 이번 글은 주관적 사설을 늘어놓고
싶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독자와 공감하고 싶었고.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발짝 더 나아간다면 문화생산자들에게 더 많은 공적 지원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며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는 하고 있는 일이죠.)
지금의 '상업주의적' (상업적인 건 꼭 나쁜 게 아니죠)
잡지출판 시스템 이외의 여러 유통경로가
개척되어 더 많은 작가들이 대중과 직접적으로 만나면서
생계에도 직접적으도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겁니다.

작가는 가난해서 작가인 것이 아니다.
보다 많은 풍요를 누릴 수록 더 좋은 작품이 나올 확률은 높아진다.
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많은 작가분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생산물을 내시고 계시지만
작품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경로가 자꾸 개척되지 않으면
신념도 자꾸 무디어지고.. 발전의 기회도 제한되고..
그런데 작품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경로들은 획일화된 취향을 대중에게
강요하는 잡지 출판사가 독점하고 있으니까요.
빈궁 앞에 장사 없는 법이라고
펜을 꺽고 생계유지를 위해 사회에 투항할 수도 있고,
그걸 두고 "그러니까 당신은 작가가 아니었던 것이야...."
라고 말하기는 역시 어려운 일이라고 보는 거죠.
실제로 그런 식으로 대중이 상실해버린 빛을 보지 못한
유망한 작가는 아마 무수히 많으리라고 생각하고
문화가 풍성해진다는 것은 이 빛들이 꺼지지 않도록
지원해내는 것이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만화 작가는 예술가이자 동시에
노동자라고 봅니다. (특히 연재 작가의 경우에는)
그리고 데뷔되지 않은 작가들은 예비 노동인력인 셈이죠.
역시 복지후생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돈을 주어라, 그런 것이 아니라.
좀 더 공공적인 차원에서 많은 방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처럼 눈 앞의 돈벌이 야망에만 혈안이 된 정부지원은 ..
문제가 있는 것이고..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어쨌든 "돈이 곧 문화 혹은 예술을 낳는다"라고 주장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읽히지 않을 가능성이
..... 농후하긴 하네요. 윽..
글을 쓸 때 당시의 감정이 상당히 과격했었기 때문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쭉쟁이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 2호에 실린 글을 읽어봤습니다.
:
: 대부분 공감가는 내용이었습니다만......
: 단어의 선택에 있어 약간 어울리지 않는 것이 있었고, 논리 주장에 대해서도 약간 빈곤한 면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돈이 있어야 문화가 된다... 는 말은 전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 역사적으로 봐도 문화가 꽃피운 시기는 항상 경제적 번영기였으니까요.
: 하지만, 돈 만으로 문화가 발전할까요?
: 그리고 경제적으로 암울한 시기엔 문화가 발달하지 않는 걸까요?
:
: 빈곤함과 경제적 불평등에 화가 는 건 그럴 수 있다고 보지만, 열정이 식어버리는 원인을 그것으로 돌려버린다는 건 너무 무책임한 논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요 근래 많은 자금이 유입되었던 상당수의 벤쳐기업을 보십시오.
: 라면 끓여먹으며 기술 개발하던 그들이 자금이 유입되자 그것을 어디에 썼습니까?
: 물론 재투자를 한 분들도 있지만, 많은 젊은 벤쳐기업인들이 제품 개발에 대한 열정을 잊고 머니게임에만 열중하지 않았습니까?
:
: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게 이 사회입니다.
: 하지만, 돈만 가지고는 할 수 없는 것도 있지 않을까요?
: 전 문화적 소프트는 구입해서 소유하고 있다고 그것이 자기 것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진정한 문화적 소프트의 소유는, 비록 길거리 한편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듣고 감동받았을 때 비로서 진정한 소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책을 한달에 100만원어치 사는 것 보다, 3백원 내고 빌려읽고, 혹은 서점 한켠에 서서 주인 눈치보며 읽는 책들이 제겐 더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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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06 Wed 07: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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