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만화가를 화백이라고 부르는 데는 먼저는 예우의 차원도 있겠지만, 실제로 예전의 만화가들이 화가의 경력을 가지고 있었던 때문이기도 합니다. 해방후에는 그런 일이 드뭅니다만, 해방전에 활동했던 만화가들은 대부분 화가 출신이었습니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인물은 심산(心汕) 노수현(盧壽鉉, 1899-1978)입니다. 만화사를 다룬 책을 들쳐보면 '멍텅구리 헛물켜기' '정만서 신세타령' '정수동 일사일화'등 여러작품을 신문에 연재하면서 일제시대의 대표적인 (혹은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만화가로 노수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그는 만화사에서 차지하는 비중 못지않게 화단에서도 대가였습니다.
김은호, 이상범 등과 함께 근대 한국화 1세대 작가이고, 일제시대에는 조선미술10대가로, 해방후에는 6대가의 일인으로 꼽혔지요. 서울대 미대 창립교수이기도 했던 그는 ... 해방후에는 전혀 만화를 그리지 않았습니다.
그외에 ... 이땅에서 만화를 그렸던 첫사람이라는 구한말의 이도영도 한국화가였고, 안석주, 이갑기, 김규택(해방후에도 그렸죠 ...) 등등 모두 화가의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경력을 보자면 서양화보다는 한국화 쪽이었죠. 동양권의 만화가 선을 중시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시서화에 모두 능할것을 요구했던 예전의 문인화 개념또한 만화와 한 발짝 거리였구요.
해방후의 만화가 중에도 미술을 전공한 작가들이 심심찮게 있습니다만(예를 들자면 이재학은 홍대 미대 동양화과, 박재동은 서울대 미대 회화과 ... ), 이건 좀 궤가 다르니까 ... 화가니까 화백이다 ... 이렇게 불러줄 이유는 없겠지요.
음 ... 그리고 ...
어떤 미술관련 서적을 보아도 노수현이 만화를 그렸던 사실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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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te : 27, Read : 670, IP : 211.187.4.209 2001/09/18 Tue 18:50:57 → 2002/11/08 Fri 09:4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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