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5일, 양일에 걸쳐서 만화 국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스콧 매클루드씨와 페터즈씨가 온다고 해서 무지무지 기대 만땅이었던 세미나였습니다. 아쉽게도 4일 열린 세미나에는 가지 못했지만, 기대했던 페터즈씨와 매클루드 씨가 진행한 5일 세미나는 볼 수 있었습니다. (아싸 조쿠나.. 하지만, 페터즈 씨는 4일에도 세미나를 했더라는. 흑..)
5일 하루의 총평을 해보자면, 국산이 외산에 심각하게 딸린다..였습니다. (;;;) 5일 오전 섹션의 세번째 발제자였던 박세형씨 같은 경우에는 교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면에서 페터즈씨나 매클루드씨에 비해 열세인 것은, 후발주자인 한국의 현실상,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전달'에 있어서 더더욱 열세인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강의 경험 면에 있어서 페터즈씨나 매클루드 씨에 비해서 절대 뒤처지지 않을텐데 말이죠. 외국인 분들의 발제임에도 그렇게 몰입하며 들을 수 있었는데.. 하물며 친숙한 우리말인데 제가 말을 잘 못 알아들었을리는 없다고 봅니다.
만약 주최측이 토론을 위해 강제로 끊은 것이라면 주최측에 화를 냈어야 마땅할 일이지만, 그런 기색도 보이지 않았기에 발제자의 무성의에 약간 화가 납니다.
페터즈씨의 세미나는 자신과 스퀴텐 두 사람이 공동 창작한 '모호한 도시들'이라는 연작물을 예로 들어 매체와 매체 사이를 오가며 이루어진 만화 자체의 표현 양식에 대한 과감한 실험 사례들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세미나 자체 보다도, '모호한 도시들' 연작이 국내에 소개되었으면 정말 좋겠더군요. ('기울어진 아이' 책을 갖고 가지 않아 싸인을 받지 못했으니 낭패!!)
그리고.. 기대하던 스콧 매클루드씨는 책만큼이나 명쾌한 세미나, 그 자체였습니다. '만화의 이해' 총집편을 간단히 하고(!) 웹 상에서의 만화 창작과 관련한 여러가지 고민들을 다루는데, 사례로 들어준 웹 상에 공개된 해외의 만화들은 정말 깨더군요. 국내의 디지털 만화 제작은 모두 '출판'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토론자 모해규씨의 말씀을 듣고보니, 제가 왜 그동안 국내의 웹 만화들에 그다지 미련이 없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오후.. 섹션은 아주 기억에 남는 건 별로 없습니다. (사실은 페랑씨의 발제때 잤음 --;) 아, 하나 있군요. 대원에서 나온 관계자의 예상외의 '어택'! 그리고 뻔히 보이는 변명!
프랑스에 낸 만화잡지 '도깨비'에 관한 변명이 그것인데요. 정말 웃기더군요. 만화가 단순히 망가의 아류에 지나지 않느냐, 그런 시선의 연속상에서 그저 수입할 일본 망가가 다 떨어지니까 한국 만화로 눈을 돌리는 것 아니냐라는 투의 질문을 (대원 관계자가) 페랑씨에게 던지고, 다시 잡지 도깨비에 관한 이야기가 (페랑씨와 대원의 관계자 사이에) 오갔는데, 이 때 대원 관계자의 답변이 압권입니다.
'프랑스에서 (도깨비)잡지를 낸 출판사가 작품을 골라갔다. 우리는 그냥 그들이 골라가도록 작품들을 보여주기만 했다'
거기다가 그에 앞서, 컨진 측의 발제자였던 박성식씨한테 이런 질문까지 던지더군요.
'만화 수출은 정부의 전시행정에 불과한 것 아니냐'
일단, 근래 부쩍 많이 시도되고 있는 우리 만화의 수출이 전시행정이냐 아니냐는 여기서 따질 필요가 없을 듯 싶습니다.
중요한 건 대원 이 바보들이 정말 정부의 정책을 '전시 행정'으로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정 그렇게 자기네 만화를 '망가'가 바닥나서 아류를 찾아가는 것 정도로 인식되는 상황이 싫다면, 프랑스에 '만화 잡지'를 창간할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해야 했을까요?
당연히 그런 망가의 아류 '만화'라는 시각을 갖고서 작품을 골라가려는 프랑스 출판사에 대해 막연히 자신들의 작품 목록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대원의 작품들이 '만화'로 인식되게 할 수 있는 작품의 리스트를 프랑스 현지 출판사에게 '추천'해줬어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냥 골라가게끔 두다니요? 이런 말도 안되는 뻘타가 어디있단 말입니까?
자기들이 '한국 만화'를 'Manhwa'로 비춰질 수 있게끔 노력을 하면서 현재 정부 정책의 어떤 부분이 '전시행정'으로 보여진다라고 비판하면 몰라도, 대놓고 '전시행정'이라고 불평을 늘어놓는 건 아무리 봐도 꼴불견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진짜 만화책이 아니라, 냉장고 같은 거였으면 대원거 안 사 쓰는데.. 짜증 납니다. 이런 걸 보고 줘도 못먹지..라고 하죠.
어쨌든 일부 국내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뻘타를 제외한다면, 매우 만족스런 세미나 였음에는 틀림 없습니다. =) 매클루드 씨의 강의를 언제 또 들을 수 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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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Read : 512, IP : 211.219.178.68 2003/11/07 Fri 02:02:26 |
| kay |
이틀간 3주제를 다 들은 사람으로서 한국에서 만화관련 세미나로 이정도면 바랄게 없죠...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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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07 |
| iamX |
이런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은 것..입니까. (에구 쪽팔려라~ 요샌 맨날 뻘타를 날리누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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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07 |
| soju |
iamX님 조는 건 저두 봤지요...ㅋㅋㅋ 그나저나 대원에서의 질문은 정말 난감, 당황스럽기 그지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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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07 |
| 浪人 |
이런 현실을 접할때마다 그냥 이 세계가 매트릭스이기를 바랄뿐입니다. 너무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뇌세포는 실망으로 충만케 된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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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07 |
| 바람검객 |
가끔 들르는 객입니다. 좋은 행사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아쉽군요. 더구나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코미디를 보였다니... 송구스럽군요. 왜 그 분이 그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출판사에 다 그런 사람만 있다고는 오해하지 말아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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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0 |
| iamX |
네.. 물론입지요. =) 바람검객님.. 어쩔 수 없이(사실은 다소 흥분하여) 집단 전체를 거론했습니다만.. 구성원이 하나같이 다 똑같을 거라고는 저도 생각치 않습니다. ^.^; 그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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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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