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만화가 관재(貫齋) 이도영(李道榮 1884~1933) 작품 전시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서울에서 태어난 이도영은 1909년 일간지 ‘대한민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화의 장을 연 한국만화의 선구자.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이사장 성완경)이 올해로 타계 70주기를 맞는 이도영을 기리기 위해 그가 ‘대한민보’에 게재했던 작품 350여점 가운데 90점을 선정, 18일부터 내년 3월까지 전시한다. 이도영은 일제 강제합방 움직임에 저항해 날카로운 필력으로 반일·계몽적인 만화를 많이 그렸다.
1909년 7월 25일 연재된 자부상피(自斧傷皮)는 ‘자기도끼에 자기가 다친다’는 뜻으로 당시 친일파인 이완용이 며느리와 좋지 않은 소문이 있다는 것을 풍자했다.
같은 해 8월 21일자에 실린 ‘뱀에 먹힌 두꺼비’는 독립을 위한 민족의 분발과 일본 침략자에 대한 적개심 고취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날 22일자 만평에는 흐르는 눈물로 바다를 이룬 듯한 그림으로 조국의 풍전등화 같은 운명을 애통해했다.
이밖에 친일파의 성(姓)을 윷놀이의 패 이름으로 활용해 ‘이토 히로부미’의 죽음을 기꺼워 하는 등 만평을 통해 친일파와 일본 관료들을 가혹하게 비판했다.
이도영은 1910년 만평을 그만둔 뒤 스승 안중식(安中植)이 교수로 있던 서화미술회 강습소에서 그림을 지도했는데 예서(隸書)·행서(行書)는 물론 산수·인물·화조 등에 뛰어나 문화생이 줄을 이었다. 작품으로 추산도(秋山圖), 연화백로도(蓮花白鷺圖),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노안도(蘆雁圖) 등을 남겼다.
만화박물관 이용철 학예팀장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만화계에서 이도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 1,500원이며 매주 월요일은 쉰다.(032-661-3745)〈유성보기자 ysb1010@kyunghyang.com〉 ⓒ[경향신문 12/17 18:38]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ad : 442, IP : 220.74.30.216 2003/12/18 Thu 20:13:15 → 2003/12/18 Thu 20:15: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