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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색 맞추기의 어려움.
1층 매장을 오픈한 지 한달이 되었습니다. 매출을 가지고 평가하기에는 짧은 기간입니다. 그래도 어떤 날들은 희망을 안겨주는 선까지 올라가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이 더위에 말라죽지 않도록 열심히 물을 주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통계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요즘 만화책의 '종 다양성'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시작할 때에 7~8천 종의 목록을 만들어 구색을 갖추기 시작했는데 그것으로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그 정도 양으로는 듣도 보도 못한 책들을 뜬금없이 찾아대는 손님들의 요구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돈을 질러대면서 서점용 단행본에서 대여점용 책들까지 출간된 책들을 무조건 갖다가 진열하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됩니다. 하지만 적정 수준의 재고관리가 중요한데 그럴 수는 없지요. 대략 만 오천 '종' 이상은 보유하고 있어야 왠만큼 해결 할 듯 싶습니다. 권수로 따지면 그보다 훨씬 많겠지요. 2만권 이상. 이 정도의 권수면 25평 이상의 공간(이중진열장을 사용한다면 20평)을 차지할 양입니다. 돈으로 계산해도 상당한 금액입니다. 매입가로 따지면 5천만원이 넘습니다.

한달에 300종 이상의 만화책이 출간됩니다. 단수가 9단인 진열장 1개에 진열할 수 있는 권수가 300권입니다. 그렇다면 한달에 진열장 1개, 일년이면 12개 이상의 양이 늘어난다는 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빼야 되는 책들도 있겠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양의 책들이 늘어나고, 그만큼의 진열공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매장관리나 판매와 재고관리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팔다보면 중간 편수가 빠져 전체를 못팔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쉽고도 열받는 일이지요. 애를 써 맞춰놓으면 이미 ‘상황 끝’인 경우가 많습니다. 관리가 어려우니 데이터를 뽑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매장 운영프로그램으로 만화정보회사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을 쓰고 있습니다. 출판사나 총판에서 필요한 판매 및 재고관리 프로그램 수준입니다.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고, 아직까지는 매장 운영에 별 도움이 안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판매와 재고관리는 프로그램의 문제이기 보다는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누구 표현대로 마구 찍어대는 시스템을 고치지 않고서는 프로그램으로 ‘종 다양성’을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양으로만 본다면 차고 넘쳐나는 만화책들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쏟아지는 책들에 그럭저럭 익숙해지겠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면, ‘종 다양성’이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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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Mon 00:47:13 → 2004/08/09 Mon 01: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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