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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잡스`
영업 등 중간에 가끔씩 다른 일은 했지만 대여점을 처음 시작한 때부터 따지면 10여년 됐습니다. '헐리우드 키드'는 아니었지만 영화를 장르별로, 감독별로, 배우별로 뒤져 볼 만큼 좋아했습니다. 이런 사람이 비디오 대여점을 한 것은 어렵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지금의 대여점은 3년 전에 시작했습니다.

장사는 잘 되는 편입니다. 특히, 책 부분이 잘 됩니다. 지금은 약간 떨어졌지만 올해 초 까지만 해도 책의 하루 평균 대여량이 천권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만화책이 850권 정도. 비디오는 빼고 책 매출만을 따지면 월 800만원이 됩니다. 상당한 매출이고 그 정도면 전국 대여점의 최상위권 수준입니다. 800만원에서 책 구매비 200만원을 빼고 나면 600만원의 영업이익이 남습니다. 대여점들에서 책이 얼마 만큼의 비중을 갖고 운영되는 지는 다음 기회에 얘기해 보지요.

대여점으로 충분하던 제가 만화전문서점을 시작했습니다.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그 정도 금액을 대여업에 투자했으면 한달에 족히 몇 백만원을 벌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랬지요. "뭐하러 하냐고, 대여점을 차리고 말지"

요즘, 대여업이 침체되면서 여러 형태의 복합대여점(편의점+대여점 등)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것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화콘텐츠 상품이 다른 상품의 부속물로 전락하는게 싫었고, 이 판을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비록 장사치에 불과하지만 문화콘텐츠를 취급한다는 게 다른 장사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여시장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입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만화전문서점이 장사로 따지면 형편없다는 것입니다. 수 년전 부터 준비하고 계획했슴에도 예상를 빗나가는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대여점과 비교하면 완전히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대여점에서는 책을 200만원 어치만 사도 6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는데 판매를 해서 그 정도를 번다? 도대체 몇 권을 팔아야 그만큼 벌 수 있는 지 감조차 잘 안잡히네요. 아마, 현재 판매매출이 적기 때문에 그러겠지요.

대여점은 직원과 알바에게 맡기고 하루 종일 판매점을 지키고 있습니다. 한가합니다. 그러니 이렇게 글도 쓰지요. 달마다 적자입니다. 누적되는 적자를 대여점에서 번 돈으로 메꾸고 있습니다. 우습지요? 만화판에서 달갑지 않게 보는 대여점에서 번돈으로 만화서점을 운영하고 있다니. 예전에 비디오 대여점을 할 때, '에로영화, 악션영화'를 대여해서 번 돈으로 전국을 뒤집고 다니면서 돈 안되는 '아트영화'를 수집했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제 대여점이 영화매니아들의 오아시스였습니다. 지금이 그 꼴입니다.

매장이 두 개 운영하고 있다고 하면 부러운 눈으로 쳐다봅니다. 타들어가는 남의 속내도 모르고. 남들은 수입을 늘리려고 투잡스를 하고 있는데, 저는 돈을 까먹는 투잡스를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해가 뜰려나... 근데, 해가 뜨긴 뜰까요?
Comment : 2,  Read : 1932,  IP : 61.81.148.9
2004/11/27 Sat 19:36:23 → 2004/11/27 Sat 19:53:16
iamX 

6월에 올리신 게시물부터 주욱 보고 있는데,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판매에 신경쓰기도 바쁜터에 '공급'을 고민하셔야만 한다니.. 지금은 퇴색되어버린 한마디지만, 어쨌든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옵니다. 해도 뜨구요. 겨울이라 몹시 춥고 늦게 뜨겠지만 꼭 뜰 겁니다.

고민이 담긴 진솔한 게시물들 정말 잘 보고 있습니다.
청풍잡지님의 눈이 옳습니다. 당장 눈 앞의 이익에 길게 못 보는 총판과 우매한 일부 출판사들이 잘못된 겁니다. 힘 내십시오~!!

2004/11/27

힘내세요. 그간 올리시는 글들 읽으면서 저도 큰 공부가 됩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과 경험담은 정말 귀중하니까요. 멀리서 마음으로 밖에는 응원할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힘내세요.

200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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