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화프로젝트

 

 

 

 

두고보자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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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악귀 (http://www.kkamakgui.wo.to)  수정하기 삭제하기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녘 완전판을 목격하고
'완전판'이 유행하는 가운데,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녘 완전판이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음, 개인적인 감상이 있었습니다.
제가 유년기에 처음 접한 만화는 물론 소년중앙-보물섬 류였습니다만,
그건 그냥 이발소나 치과, 피아노 학원에 가면 있는 것을
집어들어 보는 정도였고,
초등학교 후반, 중학교 들어 좀 더 머리가 굵어지는 시기에
나를 미치게 했던 것은
란마, 시티헌터, 북두신권, 드래곤볼이었죠.
그리고 좀 더 늦게 등장한 아이큐 점프와 챔프의 한국소년만화들.
제게 '만화'라고 하는 보편명사는 사실 이 특정 시기의 특정 문화,
특정 작품들을 의미했습니다. 그 영향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뒤늦게 순정만화 르네상스 시기의 작품들을 보았고 이 문화적 취향에도
깊게 영향받았지만, 아직도 '만화'라고 하면
이 시기의 소년만화가 떠오릅니다.
물론 이것은 제 경험의 편협함과 한국 만화문화예술 풍토의
척박함을 이야기하는 것이겠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 뿐만 아니라 제 연령의 주변의 많은 분들이
이 시기에 '만화'에 열광했고,
이 시기에 소년만화 작품들로부터 만화읽기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당시는 '소년만화의 폭발기'였으니까요. (동시에 '명랑만화의 몰락')
개인적으로 '세컨트 임팩트'라고 부르는 그것입니다.

사실 당시에 지금 한국만화의 지형구도가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이후의 흐름은 이것의 심화, 세분화, 혹은 데카탕...
제 세대의 '만화'에 대한 기억은 여기에서부터입니다.
그 이전의 '한국만화'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대본소의 걸작들을 읽기도 했지만,
이 때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 같군요.

때문에 커서도 이런 만화들을 '기계처럼' 읽어대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특정 연령의 욕망에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데도,
나는 지금 소년만화를 읽으면서 어릴 때의 자신의 욕망을
습관처럼 투사시키면서 ... '습.관.처.럼 재미있어한다!'

그것은 오리가 알에서 깨어났을 때 처음 본 것을 '엄마'라고 여긴다는,
그런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커서는 엄마가 필요하지 않은데도 엄마가 보고 싶은 겁니다. 

'어쩐지.. 저녘'은 당시 소년이었던 저와, 제 친구들이
'한국만화'라는 보편명사와 동치시키면서 보았던 작품이었습니다.
  그 이전 이현세, 허영만의 팬들을 가슴을 치고 통탄할 일이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역사성마저도 획득하고 있지요.
  가끔 당시의 소년만화 폭발기에 대해 향수(물론, 긍정적인!)를
간직하고 있는 만화가, 독자들을 봅니다만,
  이 역사성은 반드시 올바른 방향의 역사성은 아닐 것은 틀림없습니다.

  어쩐지 저녘 완전판을 주욱 보고 있으려니,
  대체 당시에 대해서 무어라 말하면 좋은가 하고 한숨이 나옵니다.

  지금의 독자들로 하여금 만화를 대량으로 소비하게 만들고,
  또한 만화에 대한 스테레오타입 역시 형성시킨..
 
  여전히 재미있는 만화입니다만,
  제 유년기를 볼모로 잡힌 댓가라는 생각이 들어버리는 것은.

  ..... 소설 하면 신춘문예를 집어들어도 (어릴 때 읽은 것은 헤밍웨이였다)
        만화 하면 벗기고 때리는 소년만화를 집어드는 것은, (어릴 때 읽은 것은 어쩐지 저녘이었다)
후회할 수도, 자랑스러워 할 수도 없는 기억입니다.
판단정지.
이번 호 특집이 '소년만화'입니다만. 흐흠.
그냥 밑밥을 뿌리듯 감상을 적어봅니다.
.. 여기 올리는 것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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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4 Thu 13:24:23 → 2002/07/04 Thu 13: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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