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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sujiro 수정하기 삭제하기
Re: 맥거핀
설명은 여러 분께서 해주셨습니다만 약간 덧붙인다면, 맥거핀은
그 자체로서는 의미를 담고있지 않으면서 플롯을 추진하는 수단
이 되는 사물 또는 개념을 가리킵니다. 극중인물과 관객들에게
"중요하다"고 인식되기만 한다면 그것이 어떤 것이고 어떤 본질
을 갖고있느냐 하는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거죠.

다시말해 극중인물들이 복잡한 관계 속에서 서스펜스를 만들어
내는 동기를 부여함과 함께 관객들이 극중 상황에 몰입하고 줄
거리의 흐름을 쫓아갈 동기도 부여하는 것이 '맥거핀'이라는 것입니다.
[39계단](1935)에서 스파이들이 찾아다니는 비행기 제
조의 공식이나 [로프](1948)에서의 은닉된 시체는 대표적인 맥
거핀이며, [새](1963)에서의 이유없는 공격성으로 가득찬 새
떼들도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일종의 맥거핀입니다. 맥거핀
이 어떤 관념적인 함의를 담지 않은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듯 때때로 히치콕은 극의 중간에서 '효용가치가 없어
진'맥거핀을 과감히 퇴장시켜버리기도 합니다. [사이코]
(1960)의 초반, 마리온이라는 여성이 약혼자와 살 집을 마련
하기 위해 자신의 회사 공금을 갈취하여 마을에서 도망치는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마리온이라는
여성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고 그녀의 운명과 훔친 돈의
행방이 이야기의 주된 줄거리가 될것이라고 짐작합니다.
그러나 도주 첫날 밤, 차를 타고가던 마리온이 묵은 모텔에
서 마리온은 모텔의 주인인 베이츠(앤소니 퍼킨스)에게 처참
하게 살해당하고 훔친 돈이 실려있는 그녀의 차는 모텔 옆의
연못속에 수장당하고 맙니다.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과 무대
가 등장하면서 관객에게 새로운 동기가 부여되고 이전까지의
동기는 맥거핀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흙탕물 속으로 사라
집니다. 그런 물건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능청스럽게.
(물론 사건이 해결되는 마지막 컷에서 다시 인양되기는 합니
다만.)

히치콕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플롯을 짜내는 감독은
아니었습니다. 스스로 강조하듯 그는 관객들이 극장에 앉아
있는 시간만큼의 만족을 선사하는 오락 영화를 만드는 감독
이었으며 그것을 위한 플롯의 구성과 시각적 상징을 기계적
으로 조합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영화에서 중요하게 여긴 것은 동기에 부여되는 의미가 아니
라 극중의 suspensive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동기의 효용가
치였습니다. 극중인물들은 비어있는 의미의 상징을 쫓아
우왕좌왕하고 관객들은 최종적인 상징의 의미와는 관계없이
그로부터 플롯의 흐름을 쫒아갈 동기를 얻어 스크린에 시선
을 고정시킵니다. 히치콕은 장르영화(또는 장르 서사극)의
본질을 일찌기 파악하고 통속적 서사극이 갖고있는 쾌락의
구조와 그것이 보여주는 메시지의 무의미함을 드러낸 첫
번째 감독이었습니다.

JSH
-------------------
Chocochip님의 질문에 덧붙인다면, '복선'이 플롯의
세부에 숨어서 반전이나 결론을 암시하는 기능을 한다면 맥
거핀은 플롯 속에서 강조적으로 지시되면서 플롯의 흐름을
추진하는 동인으로 작용합니다. 두 요소는 서로 반대되는
것이라기보다는 각자의 기능을 갖고 공존할수 있는 것이죠.
Comment : 6,  Read : 993,  IP : 61.74.107.179
2002/07/26 Fri 16:58:05 → 2002/07/26 Fri 16:58:45
chocochip 

답 감사합니다. +_+ (thug님 글에 나온 설명으로는 무의미한(허무개그?) 함정같은 건가...라고 이해해서.)

2002/07/26
thug 

`싸이코`하고 `새` 외에는 본 영화가 없네요.ㅠ.ㅠ 소도시에서도 간판만이라도 `~영화제`라고 걸고, 작으나마 감상할 수 있는 기회 좀 있었으면 할 뿐, 비디오가 그나마 최선의 선택이라고나...기출시된 비디오는 뭐뭐가 있는지도..(역시 위의 두 영화 외엔 찾기가 힘드네요.) 그건 그렇고, yasujiro님의 맥거핀에 관한 글도 만화대백과에 올려 주심이...

2002/07/28
thug 

아...그리고, 대백과 덧글 중 모르는게 있어서요. `전경 샷(베게 샷)`...이 뭔지 설명해 주시면...

2002/07/28
ash 

웬만한 건 다 출시되어 있는데... 영화마을 같은 데 가면 있습니다. 잠 안 올 때, 한 개씩 보면...

2002/07/28
Yasujiro 

비교적 최근에 나온 히치콕의 작품이라면 2000년에 스타맥스에서 출시된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North by Northwest](59)와 [스트레인저 Strangers on a Train](51)이 있고, 95~6년에 지금은 망한 시네마데끄에서 [라이프 보트 Lifeboat](43)와 [살인 Murder](30)이 출시되었고, 95년쯤에 히치콕 걸작선이란 이름으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곳에서 출시된 [마니][이창][현기증][로프]등의 작품들도 좀 오래된 비디오가게는 많이 남아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구하실수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제임스 스튜어트가 주연한 48년작인 [로프]를 추천하고 싶군요.(70분의 상영시간동안 70분의 시간이 한 쇼트 안에서 이어지는 유명한 작품이죠)

2002/07/28
thug 

ash님, yasujiro님, 감사합니다. 목록적어서 영화마을부터 뒤져야겠습니다. (웃으시면 안되고, 진지 모드입니다. 전경 샷= 전경을 찍은 샷, 베개 샷=영화에 삽입된 베개를 찍은 샷을 말하는 건지요.)

200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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