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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cochip 수정하기 삭제하기
[강경옥-이불 속의 만화가]를 읽고...
7.5호에 슬쩍 올라와있는 글들을 읽으며 즐거워(?)하는 중
끄적끄적거려 봤습니다. 댓글로 달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서 - -;
자리를 이곳으로 옮겨왔습니다. 꾸벅.


...그런가? 그러면 강경옥은 더 이상 만화를 통해 자신의 진정성을 드러내기를 포기해버렸단 말인가? 글쎄..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여기서 난 강경옥의 고민의 중심이 좀 바뀐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강경옥은 이제 햇병아리 작가가 아니라 명실상부하게 이름을 날리는 순정작가들 -가령 르네상스군단-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뭐 그렇게 까지 이야기 하지 않아도 적어도 프로만화가의 상태가 된 것이다. 콤플렉스,혹은 만화가가 되고싶지만 주변에서 이해해주질 않아..라든가, 진학문제라든가, 그밖의 사춘기적 고민은 이제 더 이상 고민의 중심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는 주목받는 작가로서 그 기대와 책임감, 그러나 나는 왜 이 자리에 있는걸까 라는 질문도 생길법하고, 더구나 그는 20대초반 인생의 봄을 맞이하고 있는데 구석방에서 만화를 그리고 있는 상황도 좀 갑갑하고..(^^) ---------------------------라는 대목에서 님과 제가 강경옥이란 작가를 파악하는 시각이 조금 다른 것 같아 써봅니다. 물론 딴지걸려는 건 아니고요.
별빛속에가 외계행성으로 배경을 옮긴 뒤라 해도, 그 근저에 작가의 내적 고민이 님의 파악처럼 되었다곤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우주라는, sf틱한(;) 설정은 강경옥이 종종 단편이나 [이미지 퍼즐] 스타일에서 보여온 서스펜스? 오컬트? 적인 면과 같은 선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익숙한 지구-낯선 외계행성, 이것은 인숙한 생활 반경-학교, 집, 친구들, 간혹 도서관이나 패스트푸드..와 같은 십대의 세계라고 파악할 수도 있고, 낯선 사회-회사, 혹은 대학, 거래처, 등의 막 십대를 졸업한 상황을 보여준다고 파악할 수도 잇겠지요.
익숙하지 않은 어떤 것에 대해, 강경옥은 두가지 태도를 보인다고 봅니다. 그것을 동경&외경하는 태도-그것을 극단적인 공포로 파악하는 태도. 별빛속에는 전자, [이미지 퍼즐] 스타일의 단편이나 [두 사람이다]는 후자.
[이미지 퍼즐] 스타일의 단편을 언급하는 것은, 그것이 [환상특급]류의, 혹은 X파일 처럼, 인과 관계가 불명확해서 오컬트적 해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다룬다고 생각하고....
어쨌든, 강경옥은, 다양한 상황과 이야기 구도와 전개법으로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이야기꾼이긴 하지만, 동경&외경의 태도에서조차 후자의 태도도 은근히 깔고 있다는 점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세계(혹은 대상)에 대해 극도로 공포스러워 하는 이야기를 자주 보이곤 합니다.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이 여럿있을 텐데 상황을 머리 속에서 더욱 부풀려 공포를 더 크게 만듦으로서 방법 모색-행동의 단계로 쉽사리 건너가지 못하는 점이, 점점 보여지고 있으니 실망스런 부분이기도 합니다. 짝퉁열혈은 아니래도, 사실, 공포는 머리 속에 있을 뿐 막상 부디치면 대단치 않은 것이라는 걸- 그래서 안도하고 과거의 자신이 멎적어 웃고마는 결말이 안되는 것. 이 부분을 뚫지 못하면, 강경옥의 이후의 만화들은 [노말시티] 때처럼 건너가지 못해서 주저앉고 마는 전개가 될 수도 있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라니 좀 말이 처음 의도와 엇나갔군요;;;
그래도 [두 사람이다]는 분명, 강경옥 독자들에게 기쁨을 주는 작품입니다. ^^

p.s 암튼 제 생각으론 [이불 속의 만화가]라는 제목처럼,
강경옥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는 말도 없다고 봅니다.
슬슬, 이불 밖으로 나와주시길 바라고 있지요.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상황들
1. 따듯하게 잘 자려.
2. 불을 끈 깜깜한 방이 무서워서.
3. 엎드려서 만화책을 보려고.)
Comment : 1,  Read : 582,  IP : 218.50.138.26
2002/08/29 Thu 23:55:07 → 2002/08/30 Fri 00:07:09

..제 느낌도 칩님과 비슷하네요..어떤 세계에 대해서든, 양쪽 면을 기웃거리는 태도가 느껴지죠. 어느 쪽 문으로도 들어가기 주저하는 듯한.. 좋게 말하면 균형이고, 안좋게 말하면 우유부단..
주저하는 순간 자체를 확대경으로 포착해서 기분이며 생각을 세세하게 묘사해낸 것이 강경옥 만화의 미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름대로 주저하는 식의 전개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편이지만.. 간혹, 그게 극단으로 가면 미쳐버리지 않을까라고 한나절 정도 걱정하기도 하고..(역시 쓸데없는 걱정 -.-)

200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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